Youtube를 따라서

2021.01.25 23:13

Kaffesaurus 조회 수:640

유투브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알로리즘이 추천해 주는 클립들을 보며 이것 저것 아무 생각 없이 보기도 하죠.

놀면뭐하니 방구석 콘서트가 뜨더군요. 그중 이승환의 콘서트를 봅니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이 노래가 발표했을 때 저는 이미 이곳에 살고 있었어요. 그래서 듣긴 했지만 그렇게 잘 알지는 못했는데 이 클립을 보니, 이승환님이 가사 쓰는 데 영감을 주었다는 다큐멘터리가 뜹니다.


가족을 암으로 보낸 저에게 참 힘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사실 마지막에는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 무서웠어요) 보면서 아빠는 얼마나 아팠을 까? 얼마나 무서웠을 까? 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아내가 너무 예쁘다며 우는 남편분에게 아픈 아내분이 말씀하십니다, 결혼하면 (건강) 좋아진데. 두분의 눈에 행복이 가득합니다. 그 순간에. 노래 가사중에 행복한 거짓말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그걸 보고 나니 선우정아 (사실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님의 백년해로가 뜨는 군요.

지겹게 있어줘 라고 시작하는 가사.


저희의 약혼반지에는 Decennier (Decennaries 스웨덴어)가 새겨져 있습니다. 반지에 뭘 새기고 싶냐 묻는 질문에 날짜도, 이름도 아닌 이 단어를 말하자 받아 적기 전에 저희를 올려 보던 분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제가 울로프에게 약속해달라고 했더든요. 나에게 Decennier 주겠다고. 그리고 나보다 늦게 죽을 거라고 (제 동생이, 어 나도 우리 남편한테 약속하라고 했어, 우리가 아빠를 보내서, 남아있는 아픔을 알라서 그래).


옆에 지금 제가 보고 있는 것들을 전혀 모르는 그에게 갑자기 말합니다. 난 오래 살거니까 당신은 정말 오래 오래 살아야해. Decennier. 그는 웃으며 답합니다. Decennier.

저를 보는 그의 눈은 17세 소년의 눈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찌 할 수 없는 약속을 해주며 행복해 합니다.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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