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영상 보고 뽐뿌받아 씁니다.

 

몇년전 <색,계>를 처음 보았을 당시, 제 눈에, 제 귀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던 건 다른 게 아니었습니다.(양조위는 그 장면까지 콧빼기도 안보였고;)

마작판에서 처음 막부인이 입을 열어 무언가 말을 하는 그 순간...

 

전 이후로 탕웨이란 여배우에게 마음과 정신과 영혼을 죄다 팔아넘기고 발닦개가 될 준비를 하게 됐던 겁니다ㅜ_ㅜ

 

그 당시 감상글에서도 썼었는데, 그녀의 중국어 발음은 대단히 '명징'합니다.

이상하게 장쯔이의 발음은 영화에서 들을 때 너무 굴린다는 느낌이 들어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탕웨이의 발음은 그 기름친 듯 굴러가는 여운이 별로 없이 명징하면서도 '찰진' 느낌이 물씬 들더군요.

네.. 찹쌀떡도 아니고 찰밥도 아닌데 탕웨이의 목소리 들을 때마다 생각하는 건 윤기 자르르 흐르는 찰기입니다;;

그건 남친이 탕웨이 들먹일 때마다 나오는 '커피 플리즈~'를 비롯한 영어발음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전 워낙 영맹이라 탕웨이의 그 짧고 몇 안 되는 영어대사를 들으며 그녀의 영어실력을 유추할 수준은 절대 아닙니다만.

그녀의 영어를 들을 때조차 발음이 굉장히 선명하고 명징하며 기품있게 들린다는 거죠.(왕리홍과 전화할 때의 그 짧은 광동어도 참 낭랑하게 들렸죠)

 

제가 중국어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사실 어느 언어나 마찬가지겠지만, 목소리 좋고 발음 분명한 사람이 하면 다 좋게 들리거든요;ㅁ;

하다못해 그 시끄럽다는 광동어마저 전 강화란 배우가 주연한 '군림천하'란 드라마에서(청나라 시대배경) 그 배우의 목소리와 발음을 듣고는,

'광동어가 이렇게 매력적이고 고상하며 품위있고 박력있는 언어였다니!!'를 부르짖으며 광동어 공부를 해볼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_-

 

그리고 중국어가 뭐랄까.. 특유의 리듬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대사를 들으면 노래하는 것 같고, 시를 읊는 것 같은 유려한 느낌을 주기도 해요.

탕웨이는 노래 같은 리듬감보다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와 차분한 어조에서 시를 읊는 듯하구요.

노래하는 듯한 느낌은 대표적으로 장풍의 아저씨? 대표적으로 '적벽2'의 단가행 읊는 장면?

이 분이 경극 출신이라 그런지 그런 리듬감을 아주 잘 타는 듯합니다.

'삼국' 드라마에서 다른 배우분의 조조가 '단가행' 읊는 장면과 비교하면 확연히 두드러지는데, 물론 드라마 조조도 좋아하긴 하지만,

'단가행'에서만큼은 장풍의의 그 성량과 리듬감엔 상대가 안되더군요;ㅁ;(전 '적벽2'에서 장풍의의 단가행 들은 것만으로도 영화비 본전 뽑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진도명 선생님(;;)의 경우는 차분하게 나가다 돌연 급버럭 하는 장면에서 사람 다리 풀리게 만들고,

젊은 기수들 중에선 진곤이란 배우의 목소리와 발음이 그렇게 낭랑하고 명징하게 끝내주는 편이고,

개인적으론 주신의 허스키한 목소리 좋아하는 편이고 등등등.

그러고보니 원적지가 북경 출신인 배우들이....없는 듯...?;;(죄다 항주, 절강, 사천 쪽이군요-_-)

 

각설하고.

'만추'에서 탕웨이의 영어대사는 어떤지 모르겠어요.

색,계에서의 모습으로 짐작했을 때 상당 수준일 거 같다고 생각되지만, 분량이 원체 길고 많을 테니...

 

아무튼 중국어 교재 녹음을 이런 분들이 오디오북으로 내준다면, 전 작파했던 중국어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원어민 수준으로 발전시킬 용의가 충분합니다만..!

왜 서양배우들은 그런 오디오북 많이 내는데 이 사람들은 하나도 없는 건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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