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31 21:39
또 다시 밝히지만 나는 항상 진보정당 후보에게’만’ 투표해온 오래된 진보정당 지지자이며 정의당 당원입니다.
국회의원 보좌관이 고용 보장이 안되는 ‘별정직 공무원’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부당해고’ 소리가 나오고 그에 혹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그러니 해고가 아니라 ‘면직’이라고 했던 류호정의 주장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마저도 국회법상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면직된 전 비서와 원만하게 수습을 하지 못하여 감정의 앙금을 남겼다는 것
그런데 마치 전 비서와 잘 이야기가 다 된것처럼 말했다는 것은 신뢰의 문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애초에 가능한 근무조건 조차 충족시킬 수 없는 사람을 보좌관으로 인선했다는 문제입니다.
의원실에 필요한 보좌관을 모두 류호정이 다 찾아서 뽑았던 당에서 추천을 해줬던 간에
애초에 같이 일할 사람을 제대로 뽑지 못했던 과오가 크게 보입니다.
내가 아는 보좌관의 근무환경, 일반적인 근무양태를 보았을때 면직되었다는 분은 애초에 수행비서는 고사하고 의원실 근무가 어려운 케이스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부당해고라는 프레임은 무너졌지만 류호정의 과오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
능력부족은 정당의 경우라면 동기나 의도와 관계 없이 욕 먹어도 싸고 그에 따라 나타난 결과에 책임도 저야 합니다.
게다가 신뢰성에 문제를 보여줬습니다.
면직된 분도 정의당 당원이자 전국위원 정도 되는 분이었다는데 (도저히 함께 일할 수 없을 정도의) 정치적 노선상의 문제가 있었을거 같지는 않아 보이고....
류호정과 면직된 분 사이에 발생했던 갈등을 풀 정도의 정치력 조차 없다면 정의당은 당 꼬라지 참 가관이라는 소리 들어도 할 말 없습니다.
그리고 이정도 문제도 풀지 못한다면 스스로 의원직 반납하고 비례 승계를 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2.
국회의원 보좌관이 현행법상 파리목숨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고용보장까지는 어렵다 하더라도 불안정한 고용환경으로 인하여 ‘의원실’의 전문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적용해온 문제점 때문에
개선의 필요성이 계속 제시되어온 이른바 ‘적폐’입니다.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mp.aspx?CNTN_CD=A0002566821
"의원이 국회사무처에 팩스 보내면 바로 잘려, 해고 예고제 필요"
“보좌진은 언제 해고통보를 받을지 모르고, 인맥이 없으면 채용을 이어가기 어려운 비정규직 중 비정규직이다. “
“무엇보다 보좌관은 별정직 공무원이다. 모시는 의원이 해임되면 국회를 떠나야 한다. 또 의원과 맞지 않으면 바로 면직된다. 직업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말이다. '보좌관 면직 예고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보좌진의 권익과 위상을 높여 자부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
꼴보수 정당인 국민의 힘 보좌관들 조차 이런 문제의식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진보정당의 20대 젊은 의원이 기존의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며 (당사자와 적절한 합의도 없이) 보좌관을 면직 처리 해버렸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책입니다.
단지 현행법상 부당해고가 아니며 불법이 아니었다고 억울하다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3.
누가 개콘 망한거 이야기를 하는데
이 논란에서 가장 웃기는 애들이 ‘국민의 힘’ 입니다.
참고로 위에 링크한 기사에 인터뷰는 국민의 힘 소속 보좌관인데 이렇게 말하네요?
”의원과 맞지 않으면 바로 면직된다”
‘부당해고’ 아니라는 것 누구보다 잘 아는 놈들이 ‘부당해고’ 프레임 등에 엎고 ‘좌파정당’을 비판하는거요.
아난 밤중에 북한 원전 게이트로 재미 좀 보던데.... 뭔 코미디까지 하는지;
4.
국민의 힘이나 민주당이나 이런 거대 보수정당은 그나마 지역구에 따라 보좌간 근속기간이 10년을 넘을 수도 있지만
진보정당은 4년 뒤에는 아무도 몰라요. 진보정당 의원 보좌관들은 그래서 ‘일자리’로 시작하는 경우 보다는 ‘동지적 관계’로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후사정 불문하고 면직된 보좌관이 당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다면 류호정 잘못이 큽니다.
책임지는 노력이 있을지 그리고 해결할 능력이 있을지 지켜봐야겠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을 보건데 회의적입니다.
2021.01.31 22:14
2021.01.31 22:46
저도 내부사정을 그다지; 보좌관 사정도 민주당에서 오래 보좌관 했던 친구가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전업 지역활동가’로 시작해서 보좌관이 된 케이스라 사실상 광의의 정치인이라는 전망을 갖고 시작한 케이스인데 이번에 면직된 경우는 정치와 다른 생활인에서 정치판에 들어간 케이스이다 보니 본인에게나 의원실에서나 서로 어려움이 많았을거 같아요.
당연히 류호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도 책임이 가볍지가 않아요.
아마 꽤 시끄러울듯 합니다. 류호정 개인에 대해 잘 몰라도 20대에 뱃지 달 정도면 캐릭터가 장난 아닐거에요;
하지만 이런거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해결 못하면 정당이라 할 수 없죠.
사실 김종철이가 대표로 있으면서 장혜영 당론 위반시 감싸는 꼬라지 보고 기함을 했던 차라 크게 기대는 안합니다. 뭔가 당의 거버넌스가 흔들리고 있어요.
이걸 무슨 새로운 노선의 정립이나 신구 세대교체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리 간단하지가 않은거 같아요;
2021.01.31 23:57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봐도 자기네들 내부 권력투쟁에까지 성과 노동문제를 동원하니 이런 참사를 냈다고밖에 안 보이는데 왜 맨날 친문 대깨문 타령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당원투표로 뽑힌 대표의 당적을 박탈하는 초대형 사건을 내고도 당원들한테도 진상보고를 안 하고, '진상을 궁금해하는 자는 2차 가해자다, 가해자를 색출해서 징계해야된다' 이런 소리나 하고 있고.
이게 어느 마계의 리더십인감??
2021.02.01 11:20
2021.02.01 12:15
정의당 지지자는 아닙니다만 젊은 여성 초임 의원들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던 입장에서 저도 이 사건이 다소 충격이고 아쉽습니다. 판단 지점이 안이했고, 책임감도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부족해보입니다.
그런데 정당의 역할, 정치라는 게 정확하게 뭘까요? 이 부분에 한국적 정치상황에 기인한 진보 정당의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진보정당이 가질 수 있는 정치 능력이 밀실정치 요정정치 기성정치의 '정치력'을 의미하는 건 아니어야 하니까요. 기성 정당의 방식을 따라갈 수도 없고, 진보정당의 뚜렷한 색은 보여야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자원은 매우 한정되어 있지요. 더욱이 정의당은 크지 않은 정당 규모에 비해서는 형성 과정에서 발생한 분파가 매우 많고 이에 따라 지지자의 층위가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으로 압니다. 말하자면 내부적 문제가 내부에서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잡음이 나기 쉬운 구조인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도 당내 갈등 구조의 파장이 외부로 전달된 사례도 한두건이 아니었고요.
그래서 정의당이 정의당 했네 하고 말기에는 그래도 정의당이 기왕 원내 정당인 김에 좀 잘해주길 바라던 마음이 있었는데 말이죠. 뾰족한 답이 없거나, 혹은 해결책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험난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1.02.01 13:56
2021.02.01 14:19
http://www.redian.org/archive/149873
오늘 나온 해고사유입니다. 이걸 봐서는 오히려 류호정 의원이 무시당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관계는 두고봐야겠죠. 이 기사에 따르면 해고사유를 비공개로 하는 조건으로 최초에 합의를 했던 것인데, 무슨 이유에선가 피해자가 이를 깬 것으로 보입니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류호정 의원실의 함량미달이 확실해 보이네요.
2021.02.01 16:05
저게 사실이라면 류호정은 다른 정당, 의원들보다 꽤 많이 참고 함께 하려고 노력을 하긴 했네요; 다른 의원실 같았으면 일주일도 아닌 사흘컷짜리 -_-;
그래서 함량미달이 더 커 보입니다. 저런 사흘컷짜리 면직 사유를 갖고 있는 면직 처리 하나 깔끔하고 조용하게 진행하지 못하냐 싶어서 말이죠.
류호정의 후원회장 이정미 전대표는 뭐 했나 싶기도 하고 -_-;
소부님은 정의당 당원이시니까 저보다 내부사정 잘 아시겠지만, 제가 주워들은 파편화된 이야기들이 사실이라면 류호정 의원이 혼자 뒤집어쓸 문제는 아닌것 같네요. 애초에 이게 의원직 사퇴 운운할 정도인지도 의문이고. 블라인드에 소문난 류의원 캐릭터라면 사퇴하게 된다고 해도 혼자 뒤집어 쓰지도 않을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