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근 길에 장 보러 동네 조그만 마트에 가서 계산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정반대 방향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난입하셨습니다.

귤 두 봉다리를 계산대에 올려 놓고 '하나에 오천원 맞죠?'라면서 만원짜리를 턱.

계산해주시는 분은 못 본 척하고, 아주머니는 왜 계산 안 해주냐는 듯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 분을 째려보고 있는 상황이 난감해서 '줄 저 쪽으로 서시면 돼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바로 눈빛 폭발-_-하며 저와 계산하시는 분을 번갈아 째려본 후 귤은 계산대 위에 내동댕이 쳐 놓고 꺼냈던 만원짜리를 집어 넣으며 쿵쾅거릴 듯이 박력있는 걸음걸이로 나가버리시더군요.


아니 뭐.

보아하니 그 마트에서 방금 계산하고 나가다가 귤에 낚여 다시 들어오셨던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그렇게 분노하실 것까진;

어차피 제 뒤엔 사람 딸랑 둘 밖에 없었거든요. 그나마 그 중 한 명은 쵸코바 하나 들고 있는 학생이었고. -_-;


그리고 인상 깊었던 것은 계산해주시던 분의 태도였지요.

표정 하나 안 변하고 태연하게 '저런 사람들한텐 안 팔아도 돼.' 라고 한 마디 하시고 묵묵히 계산하시더라구요.

이런 손님이 많구나... 싶었습니다. 역시나 서비스업의 고단함이란.



2.

다들 아시다시피 내일은 버스 파업의 날입니다만.

마침 직장에서 내일이 지구 환경의 날인지 에너지의 날인지 뭐 그렇다며 내일은 대중 교통을 이용하라는 지시가...

......없어요 대중 교통. ㅠㅜ


그냥 배째고 차 몰고 가려구요. 뭐 설마 때리기야 하겠습니까. 내가 주 5부제도 얼마나 열심히 지키는 사람인데!!!



3.

오늘은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다 못 해 짜증이 나는 학부모&학생 교원 평가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습니다.

1) 학부모 담임 평가 2) 학부모 교과 담당 평가 3) 학생 담임 평가 4) 학생 교과 담당 평가

정도가 제가 해당되는 평가들이고 각각의 평가는 객관식과 서술형이 있어요.


사실 학부모 평가는 별로 부담이 안 돼요. 일단 이 분들이 저나 제 수업을 볼 일이 거의 없잖아요? -_-;

그러니 결국 학생들이 집에서 얘기하는 대로 대충 때려잡아 하게 되는 평가이니 점수 자체는 별 의미가 없고 서술형은 거의 적질 않으십니다. 그나마 적는 분은 학교에 오셨던 분이니 그냥 덕담이나 한 줄 적으시거나 혹은 말거나.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기 부모에게 이거 시키기 귀찮다고 학생들이 대신 해 버리는 경우도 무척 많으니 이래저래 무의미.


그래서 문제가 학생들의 평가인데. 이것도 점수 매기는 건 별로 신경 안 씁니다. 문항이 단순하고 애들이 착해서(...) 그냥 항상 무난하게 좋게 나와요.

다만 서술형.

이건 좀 무섭습니다. orz


그냥 막 막말하는 건 괜찮아요. 쌩뚱맞고도 심한 표현을 보면 자동으로 '이건 좀 무시해도 될 듯?'이라는 자동 쉴드가 발동하거든요. 편한 성격이죠. <-

근데 그냥 차분하게 '너님 수업엔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음.' 같은 얘기가 적혀 있으면 괴롭습니다. 아주, 많이, 몹시. 왜냐면... 찔리니까요? 어흑. ㅠㅜ


암튼 결론은.

역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착하더라구요(...)

거의 다 덕담에다 몇 안 되는 지적 사항들도

1) 너무 시간 꽉 채워서 수업한다.

2) 잠 좀 자게 냅둬라.

3) 농담이 많이 썰렁하더구나.

4) 목소리가 너무 커서 심장 약하지겠다 이노마.

5) 다 좋은데 목소리 졸려...


정도여서 큰 상처(우하하) 없이 넘길 수 있었습니다. 하하.


다만 딱 한 가지.

"옆집 게임 만화 오타쿠 아저씨처럼 추레하게 생겼는데 아무래도 오타쿠 맞을 것 같음. 집에 미미짱도 숨겨 놓고 있을 듯."

이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문제는 전 미미짱이 뭔지도 모른다는 것. -_-; 찾아보니 이런 것이더군요.



허허. 고녀석 참.

나더러 오타쿠라면서 어째서 나도 모르는 걸 알고 있는 거야 너.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뭐 듀게에서 절 봐 오신 분들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지만 



전 절대로



오타쿠가




아닙니다.


허허. 정말 그 녀석 참.



4.

애잔한 사연의 (아이돌이라고 하기엔) 나이 꽉찬 여성분들끼리 모여 결성된.

그리고 뜨기도 전에 민폐성 언플로 욕만 먹고 있는 그룹 스피카의 신곡이 나왔습니다.



전 어쩔 수 없는 스윗튠 덕후인가 봐요.

첨 들었을 땐 좀 약하다 싶었는데 두어번 들어보니 그냥 좋네요. 성규군 솔로 앨범과 함께 반복 청취중.


다만 뮤직비디오는 많이 좀 난감합니다. 그냥 심심하게 무난 평범한 뮤직비디오인데 의상이 좀;

가족분께선 양지원양만 살아남았다고 평하셨고. 전 양지원 받고 가필드 김보아양까지 인정하고 있네요. (니가 뭔데;)

성규군과 함께 뮤직뱅크로 컴백한다고 하니 이번 금요일은 성규, 스피카, 보이프렌드까지 스윗튠의 날 되겠습니다. 아하하하하. <-



5.

말 꺼낸 김에 성규군 인터뷰나 하나.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9951927&ctg=1503


기자가 성규군, 혹은 인피니트에 좀 관심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성규군 말투, 캐릭터를 그대로 전해주는 게 덕심의 향기가 좀...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9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9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81
41 안전벨트를 해야하는 이유.gif [10] management 2011.05.23 6265
40 버스폭발이 처음 일어난 일이 아니었군요 [9] wadi 2010.08.09 4924
39 지하경제 양성화건 활성화건 그걸 세원으로 삼는다는 의미에 대한 설명 [29] 데메킨 2012.12.11 4695
» [바낭] 아이돌 얘기도 조금(...) 있는 일상 잡담 [16] 로이배티 2012.11.21 3788
37 ABE 문고, 빨강머리 앤, 초원의 집, SF 전집 [15] 知泉 2012.07.25 3765
36 토이 스토리3의 그 장면. (가급적이면 이미 보신 분들만) [16] nishi 2010.08.25 3666
35 저의 애인 인증샷 입니다 [5] 가끔영화 2011.04.01 3586
34 박찬욱 삼부작 중 [19] 가끔영화 2010.12.29 3489
33 카톡으로 이런게... [8] 칼리토 2013.05.13 3440
32 [회사듀나무숲]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26] 가라 2013.11.07 3428
31 멘탈리스트냐 하우스냐 [12] 홍시 2012.04.25 3422
30 난 진짜 어떤 여자가 되려고 이러나 [10] 라면포퐈 2010.11.01 3224
29 엠마 스톤이 스파이더맨 리부트의 메리 제인으로 캐스팅 제의를 받았군요!! [5] 폴라포 2010.10.03 3192
28 재테크 성공비결이 '종잣돈'이라고요? [8] 재클린 2011.02.09 3037
27 [바낭] 그냥 적을만한 때(?)다싶어 올려 보는 아이돌 잡담 [23] 로이배티 2012.12.02 3007
26 [아래'코피은유'글과같은기사] 오는 15일 '성욕감퇴, 비키니, 자발성, 성희롱? - (이성애) 남성 욕망화의 정상화를 중심으로' 라는 포럼 준비 중인 변혜정 교수 [29] 13인의아해 2012.02.10 2662
25 [바낭] 배우 남지현양 좋아하시는 분은 지금 KBS를! [5] 로이배티 2012.02.12 2631
24 듀9) 경영학 전공 듀게분들, 경영윤리, 회사 폐업시 직원예우에 관한 질문입니당ㅠㅠ [15] 에이코 2010.08.12 2459
23 까만 깨랑 그냥 깨의 차이는 뭘까요? [7] 나나당당 2012.08.25 2320
22 (바낭) 요새 무슨 책 읽으시나요. [27] 푸른나무 2011.09.01 222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