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2 12:38
2021.01.02 12:45
2021.01.02 12:45
2021.01.02 14:04
굉장히 야심이 컸던 절반의 성공/실패작이라고 봐요. 단점도 꽤 있지만 그만큼 애정이 가게 만드는 장점들이 많아서 싫어할 수가 없네요.
2021.01.02 14:35
저도 이 영화가 상당히 엉성하다고 느꼈지만, 그렇다고 나쁜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전체에서 여성주의와 가족주의의 외적 갈등이 피부에 닿게 느껴지더군요. 완전히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체육 경연, 한참 이슈가 되었던 캣콜링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으니까요. (또한 첫 쇼핑몰 씬에서 악당남성진을 정리하고 두 명의 꼬마여자아이들을 구하지요.) 하지만 말씀하셨듯 불가능한데 소원으로 되살리기까지 해서 종일 이성애 연애를 하고, 빌런은 가족주의적 결말을 맞습니다. 추근덕대는 상대를 뻥뻥 차버릴 수 있는 힘을 인간성을 위해 굳이 포기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일단 첫 경연 씬만으로도 충분히 찡하게 즐겼습니다. 돈을 들여서 여성진으로만 이루어진 거대행사가 끝 마무리까지 지어지는 부분이라는게요. (어쩌면 그게 남성배제를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전투씬과 전쟁씬, 수많은 액션영화들을 생각해보면 좀 억울하지 않을까요. 벤허나 글래디에이터 - 최신으로는 토르3의 경연 장면 - 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면, 겨우 설정 핑계가 뒷받침된 이 작은 씬 하나에 불만 가지긴 어렵습니다.)
빌런의 힘이 증폭되는 과정 중에도 설명이 명확하지 않아 더 엉성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 자꾸 영양제를 먹으려 하는지(전 마지막에 황수정으로 변해버릴지 알았어요), 아들과의 관계가 그렇게 소중해보이지 않는데 갑자기 아들 찾으러 뛰쳐 나가는지, 자신을 업신여기는 남들을 짓누르고 싶은 정도의 야망만 가졌던 이가 갑자기 왜 전세계의 석유수집을 하는지. 좀 정신나가 보이긴 했지만, 쫒아오는 커플을 보고 '없애버려'라고 할 인성이었는지, 왜 그 기업 앞에는 사람들이 우글거리고 있는지. (세상이 망가지는 속도가 터무니없이 빠르기도 하고.)
댓글을 쓰기 위해 1984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찾아보는데 이렇다할 일은 없고, 아무래도 조지 오웰의 '1984' 이야기겠거니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브라운관들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송신소를 부수면서 이야기가 끝나니, 그 오마주가 맞았겠죠. 미디어에서 떠드는 다 될 수 있고, 다 얻을 수 있다는 말에 홀리면 안 된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구식 교훈입니다. 21세기 사람들한테 너무 늦게 도착한 것 아닌가요.
이런 문제점에도 개인적으로 저는 여성주의 히어로 영화를 구성해나가는데 과도기적 시행착오라고 생각하며, 그 연장선상에서 있을 수 밖에 없는 엉성함이라고 봐요.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좀 더 잘 만들수 있게 되겠죠. (스타워즈의 시행착오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P.S. 애인은 남주인공의 어설픔과 어리버리함을 아주 좋아하더군요. [고스트 버스터즈(2016)]만큼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사막 전투씬 같이 서브 캐릭터로 사용되는 재미가 있다고 하더군요. (원래는 남여가 바뀔 경우가 많았던.)
2021.01.02 15:14
아들에 대한 애착은 마지막 순간에 어린시절 아빠에게 학대당한 반대급부로 더 그런 것이라는 플래시백 설명씬이 들어가긴 했는데 좀 약했죠.
2021.01.02 17:02
2021.01.02 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