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사우나 잡담...

2021.02.04 15:35

여은성 조회 수:330


 1.요즘 날씨가 춥네요. 반팔 반바지를 입고 잠깐 나가면 이게 메이웨더가 한다는 크라시오사우나의 느낌일까...싶을 정도예요. 오늘 새벽에는 땅이 꽝꽝 얼어있길래 나가면서 단톡방 사람들에게 경고를 했더랬죠.



 2.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신경써야 할 것들을 정하라면 뭘까요. 유흥이나 비일상적인 생활 말고 말 그대로 '일상'생활 말이죠. 일단 하루 일과중에 피할 수 없는 거...무조건 해야 하는 건 식사와 잠자리겠죠. 식사와 잠자리는 유희가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걸 하는 김에 퀄리티를 신경쓰면 좋잖아요? 어차피 하는 김에 즐겁게 하는 게 좋으니까요.


 생활의 윤택함을 위해 그렇게 신경써야 할 식사와 잠자리 2가지는 기본이고 거기에 하나쯤 더하라면 사우나일 거라고 생각해요. 타인과 있을 때나 혼자 있을 때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잘 구비되어야 하는 건 저 세가지인 거죠. 


 

 3.좋은 식사라고 해서 아주 맛있거나 비쌀 필요는 없어요. 멀리 있는 맛집보다는 편하게 근처에 가서 한끼 때울 수 있는 괜찮은 식당이 평소엔 좋으니까요. 맛집을 한번 가기 위해 매번 시간도 들이고 품도 들이는 건 일상이 아니잖아요. 한끼에 몇천원에서 만원대의 식사 중에서 괜찮게 한끼 할 수 있고 가까운 곳이면 좋아요.


 잠자리의 경우도 그렇게 품이 많이 드는 잠자리일 필요는 없죠. 조용하고 어둡고 그럭저럭 포근한 잠자리면 되는 거예요. 그야 소음이 없는 거주지를 마련하는 단계까지 감안해 보면 땅값이 비싸다...같은 문제는 있겠지만 잠자리 자체만 보면요. 



 4.휴.



 5.하지만 사우나...좋은 사우나의 경우만큼은 돈을 좀 많이 써야 해요. 그야 돈이 정말 많이 있는 사람이면 집에다가 대리석으로 도배해 놓은 으리으리한 사우나를 차려놓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공사비에 관리비에 관리 인력까지 드는 거니까 너무 다른 레벨이고...사우나란 건 어지간해선 공공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거예요. 


 그야 식당도 공공시설이지만 식당은 사람들이 안 오는 시간을 피해갈 수 있어요. 하지만 사우나는 사람들이 안 오는 시간을 피해간다고 해도 청결의 문제, 시설의 퀄리티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내가 시간을 조정한다고 해서 질이 나아지는 건 아닌 거예요. 그래서 사우나만큼은 좋은 사우나를 이용하려면 돈을 좀 써야하는 거죠. 

 


 6.개인적으로 호텔은 내실보다 기분내기라고 생각해요. 호텔의 파인다이닝은 따로 차려진 파인다이닝보다 별로인 경우가 많아요. 객실은 더 싼 가격에 괜찮은 퀄리티의 객실을 딴데서 구할 수 있죠. 운동 시설도, 높은 곳에서 도시를 조망하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뷰를 제외하면 운동 기구는 더 싼 피트니스가 더 잘 구비되어 있곤 하고요. 호텔 시설이란 건 사람이 없기 때문에, 뷰가 좋기 때문에, 응대가 좋기 때문에...같은 이유로 이용하는 거지 실제로 제공되는 컨텐츠의 수준은 다른 곳들의 가성비가 훨씬 나은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스파와 사우나만큼은 호텔이 가격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이것만큼은 시공에 돈을 들인 만큼 좋은 시설이 보장되고, 설비 마련이 끝난 후 관리 단계로 들어가도 이용객이 적고 까다롭기 때문에 관리인력들이 더욱 관리에 공들일 수 있다-공들여야 한다-는 점이 시너지를 내니까요. 만들기도 처음부터 잘 만들어지고 그 후의 관리와 서비스도 다른 곳보다 훨씬 좋을 수 있는 곳인 거예요.


 그래서 다른 것들...식사나 다과나 잠자리 같은 것들은 허세를 위해 호텔을 가는 경우가 많지만 스파(마사지)나 사우나만큼은 허세가 아니라 실속을 보고 호텔을 가는 거죠.



 7.어쨌든 요즘은 사우나를 할 수가 없어서 매우 우울해요. 나는 물을 좋아하거든요. 하루에 한번...잘 준비된 탕에 몸을 담그는 건 빼먹지 말아야 하는 의식같은 거예요. 밑에서 부글부글 올라오는 수압이나 거품이 몸을 마구 때려주는 기분. 습식 사우나에 들어갔다가 냉탕에 들어갔다가 다시 열탕에 들어갔을 때의 기분같은 것들이 필요하단 말이죠. 


 이게 그렇거든요. 어차피 씻는 건 매일 씻으니까 현대의 목욕이란 건 몸을 씻기 위한 게 아니예요. 매일 하는 목욕은 몸보다 마음을 씻기 위해서 하는 거죠. 



 8.한데 몸이 아니라 마음을 씻는 목욕을 하려면 아무래도 마음도 편안하고 뷰도 좋고 사람도 없고 깔끔한 곳에서 해야 한단 말이죠. 다른 거는 가성비를 따져도 사우나만큼은 회원권 끊고 좋은 곳에 가야 하는 이유는 그거예요.


 사실 남들이 다들 혜민을 페라리 몰고 포시즌스 피트니스에서 운동한다고 깔 때 내가 피트니스만은 까기 뭐했던 건 그것 때문이예요. 포시즌스를 끊었다면 거기에 운동을 하러 가는 것보다는 90%정도는 사우나를 위해 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사람에게는 좋은 사우나가 필요한 거니까요. 물론 페라리나 가짜 힐링같은 건 욕먹을 만 하지만 사우나만큼은 좋은 곳 다닌다고 뭐라고 하기가 좀 그래요.


 ......그야 혜민은 포시즌스 끊을 돈을 스님코스프레로 벌었으니 욕먹는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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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워 시설이 열어서 다시 피트니스를 다니고 있는데...샤워만 하고 습식사우나나 탕을 이용하지 못하니 매우 허전해요. 몸을 씻는 거랑 회복하는 건 다른데 말이죠. 샤워만 하니까 몸이 그저 씻겨질 뿐이지 회복되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이게 그렇거든요. 사우나를 못 하니 식사와 잠자리도 어째 힘을 못 받는 느낌이예요. 식사와 잠자리 사이에 사우나에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나거든요. 사우나를 안 하니 잠자리도 어쩐지 편하지가 않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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