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팀을 떠나며 인수인계 해줬던 후배가 그만두면서 더 좋은 곳으로 갔습니다. 더 좋은 회사에 직급도 올려가고, 당연히 급여도 더 받고요.

이 시기에 퇴사한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하는 일의 중요성이나 성과에 비해 인정을 못 받고 있었거든요.

결국 순혈이냐 혼혈이냐의 문제이고 내 라인이냐 아니냐의 문제였던것 같습니다.

실무자들끼리는 '결국 우리 회사는 인력양성소일뿐' 이라고 자조합니다.

경험 쌓고 겅력 쌓으면 더 좋은 회사로 가버린다는거죠.


2. 

최고경영층의 정치 싸움이 치열합니다.

한명은 반발짝 떨어져서 기회를 노리며 칼을 갈고 있고,

둘이서 정통으로 부딪혔는데 한명이 나가떨어졌습니다. 아마 계약기간인 내년까지는 버티겠지만 어떻게든 실적을 내지 않으면 만회가 안될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여파로 조직개편이 있을 거라고 합니다. ㅋㅋㅋㅋ


옆 팀장이 '가팀장.. 조직개편이 골때리게 돌아가는 것 같아' 라면서 한숨을 쉽니다.

팀들을 통폐합하고 이상하게 바꿀거라는 소문이 돕니다. 

일단 공장의 팀장자리 9자리중 2개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자리 차지 못한 팀장은 실무자가 되던지, 회사를 관두던지 하겠지요.


3. 

회사의 급여체계가 바뀌었습니다. 목적이야 번지르르하게 댔지만, 결론은 급여 깎겠다는 겁니다.

회장은 저희한테 월급을 되게 많이 준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동종업계 비교하면 바닥인데.

회장이 '동종업계 얘기하지 마라!' 라고 했다네요.

아니 그럼 한참 잘나가는 전자나 반도체, 정유쪽 다니는 사람한테 동종업계 비교하지 말라면서 유통이나 공무원 월급 주면 다니는 사람들이 그러려니 하겠습니까.

이직 준비하지.

결국 1번의 후배와 같은 상황이 되는거죠.

같은 공단, 같은 업종에서 근무하는데, 지금도 옆회사보다 동일 직급 500-1000 차이 난다고 하고, 성과급도 기대 못하는 상황에서 더 벌어지게 되면 같은 동네 같은 업종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고 줄을 서겠죠. 



1+2+3 의 복합적인 효과로, 저도 내년에는 큰 영향이 있을까? 말까? 모르겠습니다.

운이 따라 준다면 저희 팀은 그대로 유지될수도 있습니다.

최악으로 치달으면 저희 팀도 해체될지도 모르죠.

회장이 기획부서를 하나씩 없애고 있거든요.

처음에 전략기획팀이랑 마케팅전략팀이 중복된다며 전략기획팀을 없애더니... 마케팅전략팀이 뭐하는지 모르겠다며 없앴습니다.

팀원들이야 다른 팀으로 흩어졌지만 팀장들은 그만두거나 협력사로 갔습니다.

저는 아직 회사의 다른 팀장들에 비해 '젊은' 팀장이니까 팀을 해체하더라도 나가라고 하진 않을 것 같지만.




p.s)


법인카드 규정 강화되었다고 지침이 내려왔는데...

누군가가 법카로 돌려막기를 했대요. 하아....


저희는 법카를 쓰고 전표를 치는데, 전표를 안치고 '제외' 처리를 할 수가 있어요. 제외처리한건 개인 계좌에서 나가거나 다른 계좌로 돌리고요.

(저도 지갑을 두고 나가서 개인 용도로 법카를 쓰고 제외처리를 한적이 있고, 회사 용품을 사는데, 온라인에서 법카로 구매를 하고 제외처리를 하고 자재비로 전표 처리한적이 있거든요.)


12월 1일에 법카를 쓰면, 12월 30일까지 전표를 치거나 제외처리를 해야 하고. 다음달 25일에 전표를 친것에 대해서만 회사에서 돈을 냅니다.

이 시스템을 악용(?)해서 개인 용도로 법카를 쓰고 30일까지 기다렸다가 제외처리를 하면 최장 한달의 시간을 벌수가 있다나...


대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법카로 돌려막기를 할 생각을 하다니... 머리 참 신박하게 쓰네 싶었습니다.

이러니까 회사가 망하지.


그래서 앞으로 제외처리하면 경위서랑 영수증 필수 첨부 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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