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의 힘

2020.11.2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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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2세 작가 유니 홍의 < The Power of Nunchi 눈치의 힘>을 읽었습니다. 선물받아서 강제된 독서였어요.
눈치 Nunchi  : 한국인이라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생존의 비밀무기로 다들 여기고 있는 단어겠죠. 
저자는 6 .25 전까지는 존재감 없었던 한국이 놀라울 만큼 발전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눈치' 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생존을 가르치고 삶과 얽혀 있는 초능력이라고요. '나'가 세상에 사는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가르지는 것이며 동시에 타인에 대한 배려인 것이라고요.
눈으로 가늠한다는 것. 조화, 신뢰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가늠하는 미묘한 그 기술에 대해 생각해 보게한 책이었습니다.

유니 홍은 미국에서 태어나서 열두살 때부터  5년간 서울에서 생활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눈치는 배웠는데 한국에 오니 매 순간 절묘하게 적용되는 경험을 했다고 해요. 한국어를 못했던 그가 말 없이 언어를 배우는 방법이 눈치였다며 강조하기를, 타인의 감정을 순간적인 판단력으로 가늠하는 '눈치'가  바로 한국이 눈부신 과업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는군요. (으흠)

눈치의 핵심이 뭘까요.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와 상황에 대한 해석을 빠르게 재조정하는 것일까요?
뭐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과 행동을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당신에게서 느꼈던 감정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마야 안젤루의 설명을 떠올리면 이해가 되긴 합니다. 눈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건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의 생존력을 의미하는 거겠죠.

눈치는 더불어 살아가는 자의 스킬이는 하겠으나 개개인의 벽에 가 울리는 그 소리들이 궁금하긴 합니다.  스스로를 강제하는 건 아닌지, 그래서 자신의 잃어버린 내부를 품은 채 돌아와 다시 세계의 슬픔을 되물림하는 건 아닌지. 세계 안에서. 눈치보는아이가 울리는 목소리가 닿는 내부의 벽은 벌판이 아니라 떨판이 아닌지...

어릴 때 읽었던 차학경의 <딕테>, 제인 정 트렌카의 <덧없는 환영들>과 함께 생각해볼 만한 한인 2세 작가 책이라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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