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9 04:05
- 제목과 말머리 그대로 넷플릭스 영화입니다. 두 시간이 좀 넘는 흑백 영화구요. 스포일러는 없도록 하겠습니다.
(넷플릭스 치곤 꽤 신경 쓴 포스터!!! 보면 아시겠지만 그냥 그림입니다. ㅋㅋㅋ)
- RKO와 오손 웰즈의 관계를 간략히 설명하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시작됩니다. 이제는 정말 '올드맨'이 되어 버린 게리 올드만이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한 외딴 집으로 실려 들어옵니다. 여러 사람들이 몰려와 우쌰우쌰 짐을 옮기고 가사를 챙길 여성 한 명과, 그리고 이 양반이 부르는 걸 받아 적고 타이프할 여성 한 명이 따라붙죠. 게리 올드만이 작가시랍니다. 오손 웰즈가 자신이 찍을 영화의 각본을 광속으로 납품 받아야할 상황이 되었고, 재능은 있지만 워낙 술고래에 생활 태도 개판이기로 유명한 게리 올드만, 그러니까 '맹크'와 계약을 한 후 일에나 전념하라고 여기에다 처박아 놓은 거죠.
당연히 잠시 후 맹크가 집필할 각본은 그 전설의 영화 '시민 케인'의 초고입니다. 외딴 집에 처박혀서 생활 통제를 받으며 전설의 명작이 될 시나리오를 뽑아내는 예술가의 이야기려나... 싶은 순간에 영화는 플래시백으로 몇 달 전으로 돌아가요. 그래서 맹크가 어쩌다 다리를 저랬는지, 왜 이런 대접을 받으며 웰즈와 일하게 되었는지, 대략적인 가족 관계와 동료들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그래서 결국 맹크란 놈이 어떤 사람인지... 를 보여주면서 분주히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영화입니다.
(맹크와 타이프 요원 겸 맹크 감시원님)
- 좀 거칠게 말해서 '시민 케인? 그거 다 각본빨 아냐?' 라는 게 근래의 트렌드였나 봅니다. 시민 케인 자체가 그 정도로 압도적인 우주 명작이냐... 는 의문부터 시작해서 과연 웰즈가 훌륭한 촬영 감독과 완벽한 각본 없이 그 정도 일을 해낼 수 있었겠냐. 라는 문제 제기까지. 그동안 신성시 되던 작품을 재평가하는 작업 같은 건가 보죠. 전 당연히 잘은 모릅니다만. ㅋㅋ
근데 좀 찾아보니 데이빗 핀쳐도 '시민 케인'과 오손 웰즈에 대해서 좀 삐딱한 입장을 갖고 있었던 모양이고, 그 와중에 웰즈의 찬란한 이미지 뒤에 (비교적) 가려져 있던 맹크, 그러니까 허먼 J. 맹키위츠의 존재와 파란만장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덧붙여서 그를 통해 당시 헐리웃과 미국 사회의 추악한 모습도 보이고 싶었던 모양이고.
(전설이자 레전드인 오손 웰즈님. 하지만 여기선 한낱 조연일 뿐... 인데다가 직접 나오는 장면도 얼마 없습니다. 거의 목소리만. ㅋㅋㅋ)
- 하지만 사실 데이빗 핀처가 가장 하고 싶었던 건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좀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옛날 옛적 흑백 시대 헐리웃 영화를 자기 손으로 만들어 보는 것 말이죠.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우선 다른 것보다도 영화의 모양새에 가장 큰 인상을 받게 됩니다.
흑백 영화인 건 물론이고 미장센이나 컷, 편집 스타일까지 그 시절 영화 분위기를 열심히 모사하고 있어요. 배우들도 은근히 그 시절 영화 배우들의 연기 톤을 섞어서 연기를 합니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음향까지 그 시절 스타일로 녹음해버렸다는 거. 왜 그 인물들 목소리가 좀 멀리에서 울리는 듯이 들리는 옛날 영화 사운드 있잖아요. 그것까지 열심히 재현을 해놨어요.
사실 이런 시도가 이게 처음은 아니죠. 최근만 봐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웃'에서 타란티노가 주인공들이 찍는 극중 영화 형식으로 비슷한 일을 했어요. 데이빗 린치도 '잭은 무슨 짓을 했는가?'를 통해서 역시 똑같은 시도를 했죠.
하지만 감독들 성향 따라 방향성이 다 조금씩 다릅니다. 타란티노는 그 시절 싸구려 액션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격으로 만들어 찍다 보니 좀 코믹한 면이 강조가 됐었고. 데이빗 린치는 살짝 뭐랄까... 일부러 필름 그레인까지 넣어가면서 옛날 영화 스타일의 매력적인 부분은 물론 허접하고 모자란 느낌까지 열심히 살려내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영화의 데이빗 핀처는 그 옛날 스타일 중에서 멋짐, 아름다움, 매력적... 과 같은 속성들만 쏙쏙 빼다가 자기 스타일로 버무린 느낌입니다.
데이빗 핀처는 이야기도 잘 만들지만 기본적으로 스타일리스트잖아요. 덕택에 이 영화는 여러모로 사람들을 눈호강 시켜주는 영화입니다. 그냥 거의 모든 장면들이 다 아름답고 멋져요. 살짝 과장하자면 보면서 이야기가 맘에 안 들고 재미 없어도 눈이 즐거워서 끝까지 보지 않을 도리가 없겠다 싶을 정도.
(그냥 슥 지나가는 장면들조차도 이런 식이라는 것.)
- 그럼 담고 있는 이야기는 뭐냐... 따져보면요.
아마 간단한 소개글만 보고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당연히 그 위대한 걸작 '시민 케인'을 만드는 이야기라고 짐작하게 되기 쉽죠. 제가 그랬구요.
근데 '시민 케인'은 그냥 이 영화 소재 중 하나이자 주인공 맹크의 인생 중 중요한 한 순간 정도의 의미 이상은 아닙니다.
영화의 이야기가 진짜로 집중하고 있는 건 당시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그에 맞춰 돌아가는 헐리웃의 지저분한 모습들과 그 한 가운데 서 있던 낭만적 멘탈의 예술가가 그런 현실과 부딪히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그냥 사회 비판과는 좀 결이 달라요. 왜냐면 그 사회에 맞서는 게 '낭만적 영혼의 예술가'니까요. 뭐 넓게 보자면 '그런 냉정하고 비열한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라는 식의 보편적인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거기에서 '우리는'을 빼고 '예술가들은'이란 말을 넣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 이 영화가 그려내는 맹크라는 사람이 얼마나 현실에 부합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영화 속 이 양반의 경력과 인생 살이가 대부분 현실과 일치하는 건 맞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그 정도만 봐도 이렇게 멋지고 매력적인 인물로 '각색'될만한 자격은 충분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그걸 연기하는 게 게리 올드만이니 뭐. ㅋㅋ
영화의 캐스팅을 잘 보면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열심히 검색을 해 보면) 대부분의 배우들이 실존 인물과 어울리는 생김새를 감안해서 선택된 게 보이는데요, 정작 주인공인 이 맹크의 경우엔 전혀 닮지 않았어요. 심지어 당시 맹크와 현재의 게리 올드만은 나이 차이도 20살 정도 난다고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리 올드만을 캐스팅한 건 다 이유가 있는 거겠죠. 어쨌든 그 게리 올드만의 매력과 연기, 그리고 실존 인물의 드라마틱한 삶 덕에 이 맹크라는 인물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뭐 현실에서 엮이긴 싫은 캐릭터지만요. 보면서 저 양반 아내는 진짜 보살이다 싶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맹크도 꾸준하게 자기 아내에게 물어봅니다. 나랑 왜 살아주는 건데? ㅋㅋㅋ
그리고 극중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아만다 사이프리드입니다.
아, 이 분을 흡족하게 본 영화에서 괜찮은 역으로 본 게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사실 이 분도 본인이 맡은 역할의 인물과 그리 닮진 않았습니다만. 저 시절식 스타일링이 정말 딱 떨어지게 예뻐서 뭐 다른 생각은 들지도 않았고.
그 와중에 캐릭터도 좋고 연기도 좋았어요. 앞으로도 좋은 역할로 자주 보게 되면 좋겠네요.
뭐 일단 너무 예쁘니까요. (쿨럭;)
- 사실 보면서 좀... 그랬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일단 가장 심대한 문제는 이게 꽤 마니아 수준의 배경 지식을 요하는 이야기라는 겁니다. 사실 최소한의 지식만('시민 케인'이 그렇게 쩌는 영화라며? 정도?) 갖고 그냥 봐도 스토리 라인 따라가는데 아무 문제는 없지만 그런 경우엔 어쩔 수 없이 많은 걸 놓치게 되는 이야기에요. 네 그게 바로 저구요. <-
맹크가 헐리웃 스튜디오를 누비며 마주치는 사람들 중 대사가 있고 이름이 있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유명한 실존 인물이며 그 인물들의 커리어와 당시 상황에 맞는 이야기들을 하죠. 그리고 당시 정치적 상황이나 그와 엮인 헐리웃의 분위기, 유력 인사들의 성향과 현실 행적 등등을 어느 정도 흐릿하게라도 알고 보지 않으면 영화 속 재미의 거의 절반 이상은 놓치게 될... 것 같은 분위기로 쭉 흘러가거든요. ㅋㅋㅋ 그리고 실제로 종종 어떤 인물의 대사나 행동이 잘 이해가 안 되는 장면들이 있구요.
그리고 위와 같은 문제점의 여파로 주인공 캐릭터를 이해하는 게 좀 불편해지는 감이 있어요. 이 양반이 어떤 선택을 할 때 마다 자동으로 따라오는 반응이 주변 사람들의 기겁인데요.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 기겁하는지 잘 와닿지가 않으니 그냥 머리로 '응. 뭔진 모르겠지만 과감한 거구나'라는 식으로 이해를 해야 하는 거죠. 흠.
예를 들어 저는 맹크가 왜 그렇게 자꾸 오즈의 마법사를 까대는지, 영화를 보고 검색해 본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ㅅ=
또 결정적으로 '시민 케인은 과연 누구의 영화인가'에 대한 논쟁에 관심이 없고 알지도 못 했던 사람들 입장에선 마지막 부분의 전개 역시 감흥이 덜해지겠죠. 네. 이것 역시 제 이야기구요. ㅋㅋㅋㅋ
- 암튼 아는 것도 없으면서 오늘도 주절주절 말만 많았습니다. 더 이상의 무식 인증을 멈추기 위해 이만 정리할 게요.
데이빗 핀처의 야심적인 눈호강 무비... 로 생각하고 즐겨도 좋을 것이고, 호사스런 느낌의 그 시절 구경거리들을 좋아하는 분들 역시 꼭 보셔야할 영화입니다.
1930~1940년대 헐리웃과 헐리웃 영화들을 많이 보고 즐기셨던 분이라면 또 반드시 보셔야겠구요.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팬이셔도 꼭 보셔야 합니다. <-
뭐 배경 지식 거의 없이 봐도 재밌고 결말에서 여운도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만, 그런 경우엔 어느 정도 손해 보는 느낌(?)은 감수하셔야한다는 거. ㅋㅋㅋ
그래도 어지간하면 그냥 보세요. 넷플릭스 이용자라면 이런 퀄리티의 오리지널 영화는 최종적으로 맘에 들든 안 들든 간에 일단 시도는 해봐야 매달 내는 요금값을 챙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다 우리 돈으로 만든 거라구요!!!
+ 전설의 레전드가 된 남자에 대한 음모론(?)을 펼치면서 그 남자 말고 그 남자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 주목한다는 점에서 '소셜 네트워크'랑 비슷한 얘기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 언제나 그렇듯 데이빗 핀처의 영원한 벗, 트렌트 레즈너가 음악을 맡았습니다만. 음. 무슨 역할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ㅋㅋㅋ 애초에 컨셉이 '옛날 영화'이니 정말 그 시절 영화스런 음악만 나오거든요. 선곡을 하셨나...
+++ 영화가 영화이다 보니 촬영 스틸샷마저도 그 시절 스틸샷 분위기 뿜뿜합니다.
우리 스탠 반장님도 나이 먹으시더니 많이 유해지셨죠. ㅋㅋㅋㅋ
2020.12.19 09:03
2020.12.19 12:06
핀처가 정말 그냥 본인 하고픈대로 신나서 만들었구나... 싶었던 게 그런 부분이었어요. 이렇게 대놓고 예습이 필요한 영화를 불친절하게 만들어 내놓다니. ㅋㅋㅋ
넷플릭스로 '아논' 같은 영화를 보면서 아,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이제 꿈도 희망도 없나 보다... 했었는데 그 후로도 몇 년이나 지나서 이런 찬스가 오는 걸 보면 역시 사람 인생은 모르는 것이고 끝까지 굳세게 버티는 자에게 기회가 오는 것이고 뭐 그런 생각들이 드네요. ㅋㅋ 앞으로 좋은 작품들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릴리 콜린스가 아내였죠? 말씀대로 튀지 않지만 중요한 역할이었죠. 덕택에 맹크의 인간적인 면이 거부감 덜하게, 매력적으로 전달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설마 해서 검색해보니 필 콜린스 딸이었네요? 이런. ㅋㅋㅋㅋ
2020.12.19 12:18
원래 아버지 살아계실 때 만들려고 했는데 이런 내용에 흑백으로 투자해주겠다는 영화사가 없었다죠. 넷플릭스라서 아이리시맨이나 이런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향후 4년간 핀쳐랑 독점계약 맺었다고 하더라구요.
아 아내말고 그 타자 대신 쳐주던 남편 전쟁에 나간 여자요 ㅎㅎㅎ
2020.12.19 12:30
아 그 분이었군요. ㅋㅋㅋ 제가 배우들 얼굴을 구별을 못 합니다. 나이 먹을 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듯. ㅠㅜ
그 분이 너무 젊고 예뻐서 첨엔 설마 러브라인이냐... 했는데 그런 거 없이 깔끔하게 가서 좋았어요. 맹크와 둘이 잡히는 마지막 장면도 흐뭇하게 좋았구요.
2020.12.19 10:25
2020.12.19 12:06
이 영화 찍을 때 게리 올드만에게 같은 장면을 백 번 넘게 반복시켜서 결국 핀처한테 버럭 했다는 일화가 있더라구요. ㅋㅋ 아만다 사이프리드도 대략 200번 정도 반복한 씬이 있어서 '사랑의 블랙홀' 속에 들어간 기분이었다는 드립을.
2020.12.19 10:28
키노에서 "시민 케인"에 대한 각종 분석과 리뷰를 얼마나 닳도록 읽었는지 그런데 그 영화는 본 적이 없고, "맹크" 꼭 봐야하는데 넷플릭스 외에는 아직 안풀렸겠죠?
게리 올드만, 아만다 사이프리드, 시민 케인이라,,,,안봐주면 안될 영화인데 기대치를 어떻게 가져야할지는 모르겠어요.
2020.12.19 12:09
애초에 넷플릭스 영화라 넷플릭스 아닌 곳에 풀릴 일이 없을 걸요.
지금 상영하는 곳이 전국에 딱 한 군데 있네요. 건국대학교 안에 있는 상영관이고 내일 저녁 여섯시 반이에요. KU시네마테크?
2020.12.19 17:59
영화관은 아니라도 넷플릭스 오리지날이 올레TV에 풀리기도 했던 것으로(?) 어디선가는 볼 수 있겠죠.
영화관에서 볼 수 있으리라 기대도 안하고 요즘에는 영화관에 도저히 갈 수가 없죠.
2020.12.19 11:36
저는 이거 개봉일날 영화관 달려가서 봤는데 같은 이유에서 감동하고 같은 이유로 아쉬웠습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가 순한맛이라면 이건 진짜 매운맛이에요..거의 옛 헐리우드 프로덕션사 잘알+시민케인 각본 팬+개리 올드만팬 조합이 아니라면 추천을 할 수가 없는 수준이라..ㅜㅜ 그래도 말씀하신대로 이정도 옛 할리우드 필름 느낌과 분위기를 낸 화면을 영화관에서 본 그날 밤 기억만 상기해도 한없이 로맨틱해지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ㅎㅎ
2020.12.19 12:10
네. 제가 무식한 거 너무 티내지 않으려고 본문에는 좀 순하게 적었는데 사실 아는 게 정말 많아야 제대로 즐길 영화죠. ㅋㅋㅋ
보면서 "아, 이런 걸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봐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내내 했는데 극장에서 보셨군요. 부럽습니다. ㅠㅜ
이거 보려고 공개 일주일 전에 오랫동안 나름 영화가 취미라는 사람이 한번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고만 있던 시민 케인을 미리 예습(?)했습니다. 저도 시민 케인 제작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맹크라는 사람의 과거사를 돌아보는 얘기가 주를 이루더군요. 그래도 시민 케인의 실제 모델이 된 사람과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연기한 배우의 뒷이야기, 당시 미국 사회, 정치 분위기 정도는 다 알아놔야 되겠더라구요. 쓸데없이 내용 따라가려고 애쓰지 않고 즐기려면 말이죠 ㅋㅋ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는 절대 아니고 매력은 넘치는 배우인데 출연작품의 호평과 본인 연기의 호평이 비례하는 적도 없고 작품 선구안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스타가 아닌 연기자로서의 평가가 발연기라고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을 정도로 안습했는데 드디어 짧지 않은 커리어에서 제대로 하나 골라서 훌륭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리뷰 공개되자마자 사이프리드의 연기에 대한 찬사와 오스카 여우조연상 노미네이션 얘기가 도배됐는데 본인도 엄청 감격해하는 반응이더라구요.
게리 올드먼은 항상 이정도가 기본인 분이라 크게 감흥은 없이 보다가 그 클라이막스에서 시민 케인 대략적인 내용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늘어놓는 연기를 보면서 또 새삼스럽게 감탄을 했고 다른 조연들도 다들 훌륭했지만 튀지 않게 중요하지 않은듯 중요한 역할을 잘 소화해준 릴리 콜린스도 언급이 많이 됐으면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