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번에는 헛발질

2011.11.01 01:30

Hollow 조회 수:4140

진중권의 대부분의 주장에 크게 공감하고 거의 항상 지지했습니다. 황구라 사건, 용가리 사건, 곽노현 사건 모두 그렇습니다. 황구라와 곽노현 건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넘어서는 비이성적인 집단 숭배와 신화화를 까댄것이고, 심형래의 경우 구린것을 구리다고 말할수 있게 해달라, 취향의 자유를 주장한것이었죠. 이분의 기본적인 취향, 특히 미학자로서 가지고 있는 취향에 대해 공감하고 동의하는 부분이 많기에 더욱 심정적으로 동조가 되기도 했구요. 진짜 구린걸 왜 훌륭하다고 해야해! 이거죠.


그러나 이번 경우에 대해서는 일단 이전의 사건들과 구별하고 싶어요. 같다면,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만세부르는 깡패스타일의 패거리 지지자가 있다는것. 그리고 그 어딘가에 김어준이 있다는것 정도겠죠.


그리고 오마이뉴스정도에 흘러나온 콘써트 후기에 흘려진 자극적 디테일에 기반해서 나꼼수 너절리즘을 가열차게 비판합니다. 요약하자면, 곽노현건 반성하고 너절리즘 때려치우라고 했죠. 곽노현건 반성,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부분에서는 지지할 당시 사실 정황이 불충분했던 관계로 "그럴리가 없다"라고 성급하게 판단한 실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검찰에 대한 증오가 앞서서 그렇게 된 것이겠죠. 하지만 나꼼수의 너절리즘이 반성해야하는 것일까요? 혹자는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혹자는 이것이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폭로가 아니라고도 하죠. 생각해볼만한 여지가 있는 문제제기이긴 하지만 그런 소리를 "나경원 일억 피부과" 운운하면서 비아냥거리고 까댄 진중권이 주장할수는 없습니다.


전 진중권이 어떤 논리적 정합성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황색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적 반응을 했다고 봅니다. 저열한거 싫으니까요. 뭐 이부분 인정하고, 이런 취향을 존중하지 못하고 개떼처럼 몰려드는 빠들이 자제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진중권도 그게 왜 정치적으로 의미 있지 못한 짓인지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싫은거지 틀린거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진중권은 이걸 안들어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습니다. 나꼼수는 저질일수 밖에 없습니다. 저질로 저질스러운 권력을 폭로하고 같이 망가지는거죠. 오세훈 "절친" 선언 하면서 낄낄거리는것, 이게 그들이 하고 있는 일입니다. 권력의 성역을 몸을 던져서 파괴하는것, 이게 순교가 아닌 자폭으로 행해진다는것 이정도를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성역의 파괴는 각하일당의 찌질함을 인간적으로 드러내면서 이뤄지기도 하도, 동시에 다양한 정치권력들을 "인간"으로 우리앞에 보여주면서도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이정희를 누군가에게 끌려가면서 찌그러지고 절규하는 투쟁하는 민노당의 "이미지"가 아니라 목소리 완전 좋고, 잘 웃으면서 진심으로 약자의 불행에 가슴아파하는 인간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홍준표는 느물거리긴 하지만 나름 비주류의 한이 있는 아저씨, 박지원의 놀라운 유머감각, 문재인의 맹한 귀여움. 이것들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치란 나랏님들이 하시는일, 그놈이 그놈, 권력은 두려운것...이러한 성역들이 조금씩 부서져 내리고 있는것은 맞아요.


물론 그 빈자리에 어떤것이 들어앉을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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