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뭐라더라? '속죄 페미니즘 방담'이라는 이름으로 4명의 남자가 좌담회를 열었더군요. 이한, 이종범, 이종훈, 김완이라는 사람들이 모여 남성들이 가져야 할 문제의식과 죄의식에 대해 토론한 걸 모은 기사였어요.



 2.한데 잘 모르겠어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나는 저 4명의 남자들 정도면 '페미니즘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만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저렇게 치열하게 페미니즘 수행을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사실 나쁜 일을 저지를 리가 없을 거니까요. 이게 페미니즘이 지닌 본질적인 한계 같아요. 페미니즘을 그만 하고 하산해도 될 사람들은 산에서 안 내려오고 계속 페미니즘을 수행하고 있고 페미니즘이 필요한 사람은 페미니즘 수행을 절대로 안 한다는 점이요. 


 

 3.사우나에 가고 싶네요. 사실 처음에는 욕먹을까봐 아무말 안했는데 아무리 봐도 호텔을 막는 건 진짜 바보짓인 거예요. 호텔은 사우나든 피트니스든 수영장이든 4제곱미터는커녕 20제곱미터 내에도 사람이 없는데 대체 뭐하는 짓인지. 원래 2주로 끝내기로 했다가 또 단계 올려서 2주를 더한다니 대체... 그냥 깔끔하게 처음부터 3단계 때리고 완전 락다운 걸었으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맨날 찔끔찔끔 0.5단계씩 간보다가 이지경이 됐네요.


 하긴 정부도 그런 것쯤은 잘 알겠지만 정부가 원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욕먹지 않는 거니까요. 정부가 자랑스러운 k-방역이라고 말할 때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챙긴다는 말이 생각나요.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시민들한테 희생을 몰빵시켜서 확진자 수를 줄였으면 그동안 백신이라도 잘 확보해놨어야 했는데...



 4.휴.



 5.매일매일이 똑같은 평일인 것 같아서 약속을 아무렇게나 잡았어요. 한데 또 약속을 마구 잡아놓고 보니 의외로 하루하루의 다른 점이 보여요. 수요일날은 낮에 술집을 가기로 했고 목요일날은 미팅, 금요일날 친구랑 만날 약속을 잡아놨거든요. 한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스케줄로는 톱니바퀴가 안 맞아요. 목요일날은 캡틴이 방영하는 날인데 편집자가 퇴근한 뒤에 미팅을 해야하니 8시에 하는 캡틴을 못보게 되거든요. 


 스케줄을 다 짜놓고 다시 복기해보니, 이번 주의 베스트 시나리오는 화요일날 술집을 다녀오고 목요일날 낮에 친구를 만나고 와서 8시에 캡틴을 보고, 금요일날 편집자와 만나서 미팅을 하며 불금을 보내는 거였어요. 


 그냥 매일매일이 똑같은 거 같아서 남들이 하자는 대로 약속을 잡아놓으니 예상외로 삐걱대는 스케줄이예요. 쳇. 어차피 친구는 바빠서 같이 불금을 보낼 수 없는 상대니까 금요일날 약속을 잡을 필요가 없었고. 친구와의 약속은 어차피 점심 약속이니까 수요일이나 목요일로 밀어놨어도 됐는데 엄청 꼬였어요. 



 6.하필 수요일날은 밤에 골목식당을 보게 되어도 문제고 안 보게 되어도 문제예요. 수요일날 일찍 돌아와서 밤에 골목식당을 본다는 건 좋은 일이 없었다는 뜻이니까 문제고, 수요일날 밤에 골목식당을 못 보게 되는 일이 생기면 골목식당을 못 보게 되니까 문제인거죠.


 그야 tv방송은 돌아와서 다시보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역시 tv방송이란 건 딱 방송하는 그순간...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아니라 TV로 봐야하는 맛이 있는 거잖아요? 약속 순서만 조금 바꿨어도 물흐르듯이 일과가 흘러갈 수 있었는데. 


 게다가 수요일날 술을 마시고 연속으로 다음 날 또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 됐네요. 위스키 마시고 다음날 바로 소주 마시면 힘들텐데 말이죠. 하루쯤 쉬었다가 마시는 스케줄로 짤걸. 뭐 이젠 늦었지만요. 그냥 스케줄대로 가야죠.



 7.그러고보니 프듀 때도 사람들이 금요일날 굳이 모여서 보는 내게 '왜 그렇게 생방송 보는 거에 집착하냐'라고 묻곤 했어요.


 한데 뭐랄까, 이미 지나가버린 거에 열광하고 있으면 좀 우스꽝스럽잖아요? 스포를 안 당하고 다시보기로 본다고 한들, 이미 지나가버려서 과거가 되어버린 걸 혼자 보면서 열광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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