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까지 있다가 삭제된 글의 제목에서 동성애자란 단어만 이성애자로 바꾼 제목입니다.


"동성애자 분들은 스스로 동성애자라는 것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계신가요?"가 글의 제목이었죠. 내용은 '이동진씨 사태를 보니... 어휴. 길게 말하지 말자.' 정도.


그걸 저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이동진씨가 자기 호모포빅 아니고 그냥 영화를 그렇게 본 거라고 저렇게 변명을 하는데도 계속 항의하고, 조롱을 해대는데 너네 동성애자라는 거에 대해서 (감히/안 어울리게/같잖은) 뭐 대단한 프라이드라도 갖고 있는 거 아니냐."

예민하다고요? 그게 아니면 '프라이드를 갖고 있냐'는 질문이 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이동진씨 사태로 동성애자들의 '예민함'에 대해 지적하는 글을 종종 보게 됩니다.


트위터에서 이 상황에 딱 맞다고 생각되는 코멘트를 읽었었는데 이거였어요.

"G (@distancier): 이성애자는 평소에 이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해야 하는 상황이 많지 않으니까 별 생각없이 한 말이 차별발언이고 호모포빅 발언이 될 가능성이 너무나 높다. 그게 욕먹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치면 되는거지 "그런 뜻이 아니거든!" 하고 땡깡부릴 일이 아님"

트위터 특성상 좀 거칠긴 하지만 제가 불편한 지점이 딱 이거였어요.

왜 동성애자들은 항상 '자신은 호모포빅이 아니며, 너네를 이해하고 싶다고 깝죽대는 인간들'에게 너는 언제 깨달았냐 (그러는 너는 언제 이성애자란 걸 깨달았는데?) 이성이랑 충분히 연애는 해 본 거냐 (그러는 너는 동성이랑 충분히 연애를 해보고 이성애자란 걸 깨달은거야?) 나중에 바뀔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그래. 너도 나중에 동성애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거겠지) 섹스는 어떻게 하냐? 좋냐? (너는 전희는 어떻게 하니? 전희 능력이 딸려서 애액이 안 나오면 윤활제쓰니? 네 애인이 오르가즘 느끼는 거 그거 연기 아닌 거 확실해? 이성애자들은 여자들 만족도가 낮다더만 너 느끼긴 하냐?) 성병 걸리는 거 아냐? (여자들 자궁경부암 원인이 남자라던데, 이성애야말로 너무 위험한 거 아냐?) 란 말을 들어야 하는 건지, 그리고 그 '호모포빅이 아니라는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에겐 당연히 그런 걸 물어봐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이성애 로맨스 영화에는 '이건 남녀간을 떠난,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이다.'라는 설명이 붙는 법이 없는데, 동성애 영화에는 항상 '인간 대 인간'이라는 수식이 변명처럼 따라붙는지도 생각해보세요.

그거 다 호모포빅이에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29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55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983
114804 [넷플릭스바낭] '블라이 저택의 유령'을 드디어 보았습니다 [11] 로이배티 2021.02.07 726
114803 [넷플릭스] 더 디그- ‘The Dig’ 을 더 재미 있게 볼 수 있는 단 하나의 사전정보 [8] soboo 2021.02.07 759
114802 주식에 대해 1도 모르는 문외한에게 추천해주실 책이 있나요? [2] 하마사탕 2021.02.07 594
114801 기독교인들 전도 진짜 싫어요 [2] daviddain 2021.02.07 653
114800 서울 시장 보궐선거 판세 분석 [1] 왜냐하면 2021.02.07 531
114799 승리호 김태리 영어 더빙 좋네요 [1] 가끔영화 2021.02.07 1115
114798 알프레드 히치콕 극장에 나온 스티브 맥퀸2 [5] daviddain 2021.02.07 320
114797 어린이 주인공 영화 레퍼런스 [7] 티미리 2021.02.07 414
114796 아침부터 왜 포털을 봐가지고. [3] tomass 2021.02.07 763
114795 Robert C. Jones 1936-2021 R.I.P. [1] 조성용 2021.02.07 239
114794 삼계탕을 먹어봤어요 [3] 여은성 2021.02.07 467
114793 '음양사 : 청아집'이 넷플릭스에! [16] 풀빛 2021.02.07 790
114792 보리스 칼로프의 스릴러 [4] daviddain 2021.02.06 310
114791 조조 래빗(2019) catgotmy 2021.02.06 418
114790 [유튜브 생중계]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 [3] underground 2021.02.06 349
114789 이야기구성의 한계, 번개! [2] 여은성 2021.02.06 466
114788 김훈의 책상 [16] 어디로갈까 2021.02.06 1214
114787 Christopher Plummer 1929-2021 R.I.P. [9] 조성용 2021.02.06 439
114786 [넷플릭스바낭] '승리호'를 보았습니다 [27] 로이배티 2021.02.06 1868
114785 승리호 다들 보실 거죠? [7] woxn3 2021.02.06 94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