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받은 귀여운 문자

2020.11.29 13:02

어디로갈까 조회 수:986

모르는 전화번호에서 이런 문자가 왔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어요."
요즘 주식 어그로 문자들이 간간이 들어와서 혹시 그쪽인가? 싶기도 하나, 사랑스러워 ㅋㅎ거렸습니다.

예전에 백남준이 영화 <카사블랑카>의 스틸 사진 위에다 그려넣은 말풍선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애정 패러디 같기도 하고요. 흔들리는 현위치로서의 연인, 그러나 몸의 각을 꺾으며, 여전히 '근접감각'의 언어를 구사하는 상대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귀요미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알 수 없고, 알지도 못하며, 알고 싶지도 않은 상대이지만, 이 불모의 세계에서 저라는 사람에게 어떤 신호를 전한 그에게 부디 행운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
그가 자신에게 오는 가냘픈 신호들에 현혹되지 않기를... 인간의 얼굴이 역사의 해변 모래밭에서 지워져가는 푸코의 비전을 한번 들어보기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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