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5 11:30
"아직도"라 함은 전 영어 거품 꺼진줄 알았어요. 조기 영어교육도 말이에요.
영 세상 물정을 몰랐나봐요. 하긴 아직도 TV 프로에 애들 영어가르치는 프로가
있으니까, 보자마자 채널 확 돌리죠.
오랜만에 본 동생이 자기 직장에 있는 아이가 있는 직원이 영어유치원을
250만원을 매달 주고 보낸다는거에요. 문제는 그 직원이 남편 월급까지 합쳐도
수입의 70~80%를 아이 영어 유치원에다가 쓴다는거죠.
더구나 애가 영어유치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도 말이에요.
그 말 듣고 "그 돈있으면 차라리 두 달치 돈 합쳐서 에르메스 백이라도 사라고 해"
같은 직장 여직원들이 받은 돈 다 바쳐서 명품백 산다고 해서 너무 허영으로
산다고 했다가 그 영어 유치원 얘기듣고 애 영어유치원 무리하게 보내느니 명품백 사는게 낫다는 얘기죠.
영어라는게 어릴 때 배워야 효과가 높고~~~~~ 영어 유치원은 그만한 효력이
애마다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동생말처럼 그런 돈이면 조기유학을 보내는게 낫겠죠.
하지만 더 커서 더 적은 돈으로 영어배워도 가성비가 훨씬 낫다는거죠.
해외에서 아예 몇 년 거주하면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정도가 되도
직장에서 취직되는데 엄청 지금 영향을 주나요? 직장마다 다르겠지만요.
조기 영어교육은 투자 대비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는 확신이 있다구요.
제가 영어유치원이랑 초등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회화학원에서 일하면서
동료강사들과 내린 결론이에요.
"될 애는 되고 안될 애는 안되다. 초등학교 때 영어배우는건 필요하겠지만
영어유치원은 꼭 다닐 이유가 전혀 없다"
부작용으로는 애가 영어가 싫어서 영어 노이로제에 걸리거나
오히려 성격만 비뚤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물론 조기 영어교육도 적절한 비용으로 애가 질리지 않게 하는건 좋은거죠.
전 영어 중학교 1학년 때 알파벳 배웠지만 지금 영어에 대해서는 자신 있어요.
사실은 뭐, 영어로 계속 먹고 살았는데 영어에 자신있는게 당연한거죠.
아침부터 재수없게 영어로 잘난 척하려는거였냐!!!!!!!
그렇습니다^^ 근데 저 영어 성적 그닥 처음에는 좋게 나온것도 아니고 그냥 영어가
좋았어요. 전 팝송을 엄청 좋아했는데 가사 뜻을 너무 알고 싶은거에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나중에 성적표보니 고1때 영어성적이 70점대라서 놀랐어요. 전 그 때 내가 못한다고
생각 안했고 노력하면 잘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거든요. 고3때는 90점이 넘었죠.
물론 토익이나 기타 영어 시험도 정말 수십번 씩 보면서 시험 영어 공부도 많이 했지만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영어로 읽을 수 있을 때가 좋고 정보 접근성이 높아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 책을 자유롭고 폭넓게 접할 수 있는게 좋아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 인터뷰도 원도 없이 많이 찾아봤구요.
전 공부하겠다고 일부러 자막끄고 영화를 반복 시청하고 그런건 안했어요.
그런 식으로 영화보면 질리기만 할거 같아서요. 그냥 보고 싶은 영화나 미드 질리게
보다보면 자막이 있어도 귀에 자동으로 익혀지는 영어가 있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영화봐야죠.
- 사실 여기 저보다 영어 잘하는 분들 많은데 그런거 다 신경 안쓰고 막 잘난 척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새해 결심으로 올해는 영어 공부를 해보자, 이런 분들은 아침부터 이게 이게 약올리나 싶으시겠지만
전 이것 밖에는 아무 재능도 없다구요.
2020.11.25 11:42
2020.11.25 11:45
영어유치원이 그렇게 앉아서 시키는 경우는 좀 드물거에요. 요즘은 프로그램 다양하게 돌려서 놀이식으로 보통 많이 가르치죠.
영어로 노래를 부른다든가 게임을 한다든가 영어 동화 읽기를 한다든가 영어유치원은 놀이형식으로 가르치는게 더 대세인걸로 아는데요.
전 그렇게 가르쳐도 너무 비싸게 받아먹는다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거품이 너무 비용에 많이 들어가는거죠.
그 잘난 원어민이랑 같이 가르친다고 해도 말이에요.
2020.11.25 12:41
그 세대 학부형들 중에 아마 영어 좀 하는 사람들은 영어는 나이 먹어서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할거고 영어가 어려운 사람들은 자식만은 다르게 키우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2020.11.25 13:11
보내고 싶다면 가성비를 따지고 잘 알아보고 선택을 하면 좋겠다는거죠. 생활비의 대부분을 영어 유치원에 쓸 만큼의 가치는 없다는거구요.
영어가 어려워서 내 자식은 잘했으면 싶다면 더욱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 정보 수집도 하고 아이 마음도 헤아려보는게 좋겠다는거에요.
물론, 남의 인생인데 본인들이 자식 교육에 돈쓴다는데 제가 보태준것도 없는데 뭐라고 하겠어요.
사실 직접 저런 사람 옆에 있어도 아무 말도 안해요.
막상 제 동생은 애가 없지만 걔가 정 영어 유치원 비싼데 자식을 보내고 싶다고 한들 말릴 수가 없죠.
엄마가 어렸을 때 저를 비싼 사립 유치원, 그것도 강남에 차려진 대학부속 유치원에 보내셨어요.
집안 사업 망하기 전이라서 비싸지만 보내고 싶었나봐요. 전 그 유치원 정말 싫어했고 커리큘럼은 상당히
좋고 시설도 좋았지만 선생님들한테 완전히 찬밥 취급 당했어요. 엄마는 그 선생님들 따로 불러서 식사까지 대접했는데요.
국민학교 저학년 때도 사립학교에 들어가서 부잣집 아이들 틈에서 위화감 느끼고 하고 싶지도 않은 바이올린하면서
상처 엄청 받았어요. 엄마가 그 때는 엄청 엄하고 본인이 시키는 교육 안받는걸 용납을 안해서 억지로 했죠.
전 바이올린에 아무런 재능도 없고 연주하는 것도 싫었어요.
나중에 성인이 되서 나한테 왜 바이올린을 시켰냐고 했더니 "내가 바이올린을 하고 싶어서 너한테 시킨거야"
유치원에 대해서 왜 한마디도 내 의견도 안물어봤냐고 했는데 그냥 좋은 교육 시키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했어요.
네, 바이올린이랑 영어는 다르겠죠. 우리나라에서 영어는 특별하니까요. 실제로도 중요한 기본능력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자식이 혹시 그 과정에서 마음이 다치거나 그 과목에 아예 마음을 닫을지도 모른다는걸 알면 좋겠어요.
2020.11.25 13:15
2020.11.25 13:21
번역기가 점점 잘 나오고 있다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저같은 사람의 능력은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죠.
그 얘기들었을 때는 아, 내 능력은 이제 번역기가 대신하겠네, 밥벌이도 끝났고 자기만족이나 하렴이었어요.
기술발전이라는게 거의 상상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잖아요.
아직까지는 그래도 내가 읽는게 빠르니까 아직까지는,,,, 편하죠.
2020.11.25 13:43
저도 영문 볼 일이 많아서 번역기도 돌리고 그냥 읽기도 하는데(지금도 영문 프린트된 것 보다가 딴짓 중 ㅎㅎ ㅠㅠㅠㅠ)
번역기 수준이 높아졌다고 해도 초벌 발번역만도 못한 수준이라 많은 양을 한꺼번에 스캐닝하고 필요한 내용이 있는지 찾는 정도이지 내가 직접 읽는 것만은 못해요
저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고 필요해서 억지로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자주 접하니 조금씩 늘긴 합니다. 편하게 읽으실 수 있다니 부러워요.
영어유치원은 무리해서 보낼 필요가 있나 하는 지적에는 동의하지만 확실히 영어 교육에 호들갑 떨기 시작한 뒤로 학교 다닌 90년대생들만 해도 훨씬 편하게 영어를 구사하더라고요. 전 그냥 읽고 알아듣는 수준의 진짜 수능식 영어라면 후배 애들은 그건 기본이고 회화도 좀 어색해도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 수준, 영어가 엄청 중요한 전공이나 업종 종사자도 아닌데도요.
대학 캠퍼스에 다니다보면 영어랑 한국말을 문장 단위로 섞어서 대화하는 친구들이 요즘은 흔하게 보여요. 한국계 외국인일 수도 있고 다른 아시아권 친구들일 수도 있겠지만 거기 같이 섞인 한국인 학생들도 같이 이야기할만큼은 한다는 거지요.
2020.11.25 14:56
저도 영어유치원은 아니고 영어학원은 초등학교 3학년 이후부터는 반드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과서를 따라가기 위해서요.
한마디로 교과서 선행학습하고 시험잘보는거 원하면 초등학교 학원은 꼭 보내야 한다구요.
지금 교과서 수준이 선행학습을 안하면 따라갈 수가 없어서 영어를 포기할 수 밖에 없어요. 진도도 못따라가고 진도 못따라가면 시험지에
객관식은 물론이고 중학교 1학년때부터 서술형 답안을 문장으로 요구하는 곳도 많은데 불가능해요. 수행평가는 영어로 speaking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그나마 speaking능력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요구하지는 않아요. 학교마다 다르지만.
그럼 너도 영어조기교육 필요하다는거잖아? 영어유치원 보내야하는게 맞는거 아니냐 하시겠지만 영어유치원이랑
초등학교 때 영어학습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애가 영어에 흥미를 가지고 익숙해지고 그런 의도에서 적절한 가격에
영유를 간다면야 좋겠죠.
영어 유치원은 말씀드렸듯이 학습도 되겠지만 놀이 위주고 비싼 유치원 보낸다고
얘가 유창한 영어구사자가 되는게 아니라서요. 같은 영유 출신인데 영어가 누구는 바닥이고 다른 아이는 잘하기도 하고 애들마다 엄청 달라요.
솔직히 영유보내는건 애들 재능이랑 흥미따라 나중에 능력이 천차만별이에요. 돈있고 굳이 보내고 싶으면 보내야죠.
네, 영어로 회화할 줄 아는 학생들도 많고 그대신에 영어실력도 엄청 빈익빈 부익부라서 고3때도 교과서도 못읽는 학생이
전체 학생의 못해도 40%는 넘어요. 요즘 애들은 외국도 어릴 때부터 많이 다녀오고 옛날 사람들에 비해서 요즘 학생들이
엄청 영어잘하겠다라는거는 정말 강남 대치동 기준이거나 외고기준이거나 그런거죠.
지금 말씀하신건 대학 캠퍼스에서 외국인과 회화가능한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제가 말한 학생들이랑은 많이 다를거에요.
오히려 우리(?)때보다 지금이 영어실력이 얼마나 형편없는 애들이 많아져서 학력저하가 장난이 아닌데요.
고 2,고 3때 교과서를 해석하는게 아니라 읽는 것도 불가능한 애들이 더 많다구요.
"보다: see" 이런 기초단어 모르는 애들도 엄청 많은데 오히려 학교 졸업하고 나 영어공부해야겠어라고 결심할 수는 있겠죠.
소수의 학력부진아들이겠구나라고 생각하시겠죠? 아니에요. 소수라고 보기에는 전국적으로 너무 많을거에요.
2020.11.25 15:10
그리고 해삼너구리님 후배들은 인서울대 학생들 말씀하시는거라고 저는 생각이 되는데요. 지방대 무시하네? 하시겠지만 네
거의 미달에 가까운 지방대 출신인데 영어회화가 가능하면 굉장한 일이죠. 영어는 잘했는데 다른게 다 망해서 지방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교로 간 희귀 케이스겠죠. 제가 너무 학력 비하를 하면서 여기 지방대 출신인 분들을 경멸하고 있나요?
그냥 영어라는 면에서는 그렇다는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제가 보는건 전체적인 90년대 이후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빈익빈 부익부처럼 학력격차가 상상 이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반적인 실력은 우리 세대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인서울대 학생들이고 취직도 할 생각이면 영어는 기본능력이고 회화학원도 대학와서도 열심히 다닐거에요. 토익은 당연하고.
2020.11.25 15:27
아버지가 서울법대 나와 외시합격한 외교관인데 아들이 공부 못 해 지방대 수시 넣는 것 봤어요,대치동 키드.
그리고 회화는 잘 할지 몰라도 학술서 읽고 이해하고 쓰는 데 독해력이 부족한 애들이 많아서 대학원 가도 고생한대요.
부모들이 외국인 앞에서 입 한 번 못 떼 보다가 애들은 외국인 겁 안 내고 몇 마디 하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
2020.11.25 15:31
그 정도면 자식교육도 투자도 많이 하셨을텐데 자녀들 성적이라는게 뜻대로 되는게 아니거든요.
투자한대로 다되는 것도 아니구요. 주변에서 정말 대치동에서 자식 둘을 서울대 치대, 법대 보낸 분 얘기들어보니
대치동이라고 다 잘되는 것도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 많다구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은 대체로 부모의 학력 수준과 경제수준이 아이들의 학습능력과 학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합니다.
2020.11.25 13:41
산호초님 부럽습니다.
말하고 듣기를 잘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아요. 항상 버퍼링이 생겨요..
2020.11.25 18:01
저 그래봐야 방구석 백수에요. "왜냐하면"님은 본인 전문 분야와 직업이 있으실 테고 다른 재능이 전 더 부러워요.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 보면 실력이 있는데 아쉬우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도 버퍼링 당연히 와요.
버퍼링와도 다시 고쳐 말하면 된다는 얼굴에 철판까지는 뻔뻔함이 있어서 그렇죠.
2020.11.25 16:52
어릴 땐 한글부터 탄탄히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영어 잘하시는 산호초님 +1부럼 드립니다 ㅎㅎㅎ
2020.11.25 18:03
그 말에 백퍼 동의해요. 요즘 애들은 책을 안읽잖아요. 진짜로 어릴 때부터
책만 읽으라는게 아니라 책이랑 친해지고 독서하는 습관은 부모가 길러주면 좋겠어요.
2020.11.25 18:05
제가 밥먹고 살던 분야이다보니 흥분해서 마구 잔소리로 스트레스 유발을 했네요. 지방대 나오신 분들은 제 글 읽으시면서 기분 나쁘시겠지만
지방에서 아예 미달나는 학교 말하는것이고 모든 지방대가 실력이 없는게 아니죠. 그러나 경험한 사실상 영어는 그렇다구요. 제가 너무 오바해서 썼는데
지우자니 그것도 좀 이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