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Goes On

2020.12.02 05:40

어디로갈까 조회 수:841

# 들리는 사이트가 두세 곳뿐인데, 일어나보니 동문사이트에서 논쟁이 아니라 전쟁이 벌어졌네요. 주제는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한 부동산 문제와 해당 부서 장관 경질에 관한 것.
자연스레 드는 생각은 부정적인 의견의 감응이 정확하고 힘찰 때, 그런 말들은 긍정의 힘에 의해 퇴출돼버리고 마는구나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게 남아있는 말들이 긍정적인 타입이면, 그 긍정성은 사라진 부정성을 또 그리워하는 것 같네요.  부정성을 악마화할 필요는 없죠. 그 부정성을 견뎌낼 내공이 없으면 긍정성의 외줄타기를 본의 아니게 조건화하기 마련 아닌가요. 

멋진 신세계를 꿈꾸는 사회에서는 이 조건화의 메커니즘이 유달리 발달하는 듯보여요.  자기조절 시스템 속에서의 행복은 조절된 행복감일 텐데 헉슬리적 우주감에서는 각자가 합성하기 마련이잖아요.
판단이든 감정이든, 개인의 인조 사회 구축은 인간이 조물주가 되었다는 뜻에 다름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이 개인 바깥으로 넘치는 부분을 허용하지 않는 ‘컨트롤 소사이어티’가 되었다는 의미같기도 하고요.
행동주의 심리학의 긍정적인 유토피아가 가설되어 있는 <월든 2>라는 스키너의 SF소설이 생각납니다.  부정적인 말들이 삭제된 세계에 남는 건 매끈하게 긍정된 것들의 모태적 우주뿐이라는 것.

# 이 우주와 세계의 중심이 자신이고, 자기 중심이 곧 신의 뜻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세상은 살 만한 것일 테죠. 천동설을 믿는 사람들은 이 땅이 흔들리는 진동을 애써 느끼지 않으려 하면서 천동설의 삶을 살아갔으니 얼마나 행복했겠습니까. 
현위치란 건 흔들리기 마련인데, 그러나 그 흔들림의 미진과 여진을 느끼지 않으려는 이들에게는 무시해도 괜찮은 것이죠. 예민한 사람들, 신경줄이 지진계의 바늘 같은 이들에게나 흔들리는 현위치의 미진과 여진이 작용하는 것이니까요. 그 작용은 점점 무의식의 이퀄라이저를 통해서, 그리고 이마주의 상상적 장소라는 앰프를 통해서 더욱 더 증폭되고 확대 재생산될 텐데.....

#흠/ 흠결/ 흠집 없는 사람(세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심지어 그 흠으로 인해 삶이 흥미진진해지는 법이라는 언설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자기 본위의 인생의 얼룩이란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런 흠은 그냥 홈인 거죠. 부족한 우리 모두의 흠과 홈.  다 좋은데, 그 홈패인 인생이 다른 홈을 패게 할 수 있고 다른 인생까지 결정해버린다면?  더군다나 그런 식의 흠결을 가진, 흠집이 깊은 사람을 만나 다시 새로운 꿈을 꾸어보려 한다면?   
어떤 흠은 애써 긍정해보려 해도 꼭 몇 마디의 말을 더 얹습니다. 네,  흠은 흠대로의 법칙이 있는 것이죠.  받아주고 이해해보려 해도 잘났다며 꼭 심술을 더 부려댑니다. 그것참.  - -
뭐 하지만,  이번 주에 한국어로 다시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제목처럼,  선적 깨달음 없이도 비파사나의 필요성을 몰라도, <Life Goes On>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01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99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310
114277 러블리 본즈(용서할 수 없는, 매혹적인 영화)- 저도 작정하고 썼으나.... [6] 산호초2010 2020.12.17 520
114276 윤미향은 왜그랬을까요? [10] 모스리 2020.12.17 1261
114275 장우진 감독의 <겨울밤에> 작정하고 쓴 리뷰에요. 다 쓰고 보니 정말 미친 리뷰가 되어버렸네요.(영화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 3일 동안 썼어요. ㅠ) [6] crumley 2020.12.17 926
114274 [영화바낭] 본격 가정폭력 고발 영화(?) '인비저블맨'을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20.12.17 688
114273 [회사바낭] 정직 2개월 [4] 가라 2020.12.16 1087
114272 황무지 badlands [6] daviddain 2020.12.16 637
114271 [영화바낭] 내친김에 구로사와 기요시 호러 3연작 끝냈습니다. 오늘은 '절규'요 [4] 로이배티 2020.12.16 855
114270 5년전 오늘 독립영화관 디셈버를 보았습니다 가끔영화 2020.12.15 281
114269 주식 잡담...(도둑과 큰 저택) [1] 여은성 2020.12.15 668
114268 팟빵 다운로드가 안되는 군요. [1] 왜냐하면 2020.12.15 1223
114267 <축구> 제라르 울리에 감독 사망했군요. [2] daviddain 2020.12.15 493
114266 [속보]'한화 최종 오퍼' FA 정수빈 행선지, 결론 임박->두산 재계약 [7] daviddain 2020.12.15 393
114265 여자친구 어머니 코로나 확진 외 [9] forritz 2020.12.15 1314
114264 사용한 마스크는 폐기물이라 간주해야 하는거군요. 생각이 짧았어요 [9] 쇠부엉이 2020.12.15 1075
114263 [영화바낭] 구로사와 기요시 호러 3연작 중 두 번째 '회로'도 봤어요 로이배티 2020.12.15 620
114262 Ann Reinking 1949-2020 R.I.P. 조성용 2020.12.15 245
114261 구글이 안되요 [4] theforce 2020.12.14 564
114260 김기덕 감독이 죽었군요. [4] chu-um 2020.12.14 1313
114259 위키드 캐스팅이 드디어 떴네요. [2] 얃옹이 2020.12.14 530
114258 구해줘홈즈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집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8] beom 2020.12.14 11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