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잡담 - 과연 '고담' 대구일까요?

2012.05.29 15:15

01410 조회 수:4236

1. 아래 고담대구 관련 얘기가 나와서 근무중에 끼적끼적.


2.

상인동 대구지하철1호선 공사장 대규모폭발사고, 그리고 중앙로역 화재참사...

대구 하면 떠오르는 도시 관련 대형재난은 크게 이 두 건을 꼽고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이 악명은 인터넷상에서는 '고담 대구' 라는 별칭을 정착시키는 데 한 역할을 합니다.


3.

뭐 굳이 대구가 아니더라도 시리즈로 줄줄이 나옵니다.

고담 대구

홍콩 부산 (이건 정말 적절-_-한 듯... 제멋대로 증식한 도시구조는 옛 홍콩 까울룽성이랑 똑같으니)

라쿤 광주

마계 인천 (.....)

갱스 오브 마산 (...........) 등등등.

(지역 나이트크럽인 아라비안나이트 를 두고 경상도 부산 전라도 광주 서울 강남 글고 마산 본토박이 패거리까지 4개세력이 붙었다던가)


여튼.

까보면 의외로 도시 관련 인터넷 별칭은 많이 붙어있는 것 같은데

집단구획의식이라는 측면에서, 또한 사회의 급격한 이동(shift)이 끝나고

지리/문화생태학적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면에서 특기할 만한 점 같습니다.

(저는 서울 출신 동기들이 강북-강남을 나눠놓는 유머글 보고 낄낄대는 거 보고 좀 다른 의미로 신선?하더군요.

역시 버제스의 동심원 이론은 이제 문화다핵이론으로 극복되어야 한다... 랄까)


4.

돌아가서.

고담 대구.


그런데 고담 대구라는 표현은 엄밀히 따지면 안 맞는 표현이란 말이죠(....)

(일단 지역비하 논란은 이 글의 중점은 아니니 여기선 좀 생략.)


고담 = Gotham 이르는 것은 원래 뉴욕의 별칭으로, 그 어원은 '소돔과 고모라'입니다.

배트맨 시리즈에 나와서 유명해졌죠. 뉴욕이 한때는 치안 불안으로 좀 막장이었기도 하고..

(특히 70년대 정전사태 때 폭동은 유명합니다. 뉴요커들 스스로도 그게 꽤 충격이었던 듯.)


그런데.. 실상 범죄통계 자료를 보면 80년대 뉴욕 강력범죄 발생률이 상위권이긴 해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근에 있는 비슷한 이름의 도시 '뉴아크'가 미국 내 1위였죠. 이게 86년도 자료던가 그런데, 가물가물.



5.

그러면 '고담' 대구는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고담은커녕 강력범죄율이 전국 순위권으로 낮은 동넵니다.(......)


이게 꽤 재미있는 나비효과를 일으키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경찰서에는 사건기자가 상주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베테랑 하나, 신참기자 하나 물려놓죠.

특히 신참기자가 각 담당 경찰서를 돌며 그날의 사건사고를 수집하는 걸 '마와리 돈다' 라고 합니다.

(영화판에서 말하는 '다찌 마와리'의 마와리와 어원은 같습니다. 빙글빙글 돈다는 뜻.)


그런데.

대구는 일반적인 강력범죄율은 좀 낮은 편이란 말이죠.

그러다보니 다른 동네에서라면 (예컨대 창원시 마산동부경찰서-_- 같은..) 강력범죄 때문에 묻힐 사건이

대구에서는 사건으로 다루어져 데스크로 올라갈 가능성이 다른 데보단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엽기(?)범죄가 유독 대구발이 많아 보이는 거죠.

(ex : 대구 성서경찰서 관할의, 소위 '찜질방 어묵' 사건....

찜질방에서 옆에서 자고 있던 모르는 남자의 그곳을 깨물어버린 사건인데

경찰서 진술에서 술에 취해 오뎅인줄 알았다고 진술....)


소위 디씨인들이 요런 걸 보고 "역시 고담 대구" 하며 확대 재생산을 하고.


뭐 그렇습니다.

고담이 고담이되 실제로는 고담이 아니라서 고담. 이라는 거죠.

아라비아 숫자보다는 좀 비하적인 의미가 있어서 사실 안 쓰는 게 맞는데 뭐 저도 갱스오브마산이라 부르고 다니니(....)



덧.

근데 왜 단순폭력사건은 났다 하면 창원 아니면 인천(...)

제가 본 사건 중에 제일 황당한(?) 사건은, 마산동부경찰서에서 취조받던 피의자가

자기 분을 못 이겨 경찰서 2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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