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 안 한다더니?


요즘 출근하면 방역 때문에 교사들이 각자 교실 하나씩 할당 받아서 다들 독거 생활을 합니다.

그래서 물론 짱 좋죠. 아주 좋습니다. 의자까지 옮겨다놓을 정성은 없어서 몸은 좀 불편하지만 독방 생활의 편안함에 비하면야 그까짓 거. ㅋㅋ



암튼 그래서 수업이 없을 땐 유튜브로 음악을 틀어 놓고 서류 작업 같은 걸 하고 그럽니다.

그리고 처음엔 듣고 싶은 걸 틀어도 잠시 후 귀찮아져서 가만히 있다 보면 유튜브의 그 유명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저를 아무 데나 인도하고,

며칠 전에 그 알고리즘이 갑자기 머라이어 캐리에 격하게 꽂혀서 이 양반 노래만 다다다다 틀어대더라구요.



처음엔 이 분에게 별... 악감정도 없지만 딱히 호감도 없었어요.

러브 테잌스 타임이나 이모션스 같은 노래들이 별로 와닿지가 않았고, 뭣보다도 그 전매특허 스킬이었던 '돌고래 발사!!!!'가 별로였거든요.

그러다가 처음으로 사게 된 이 분 앨범이 바로 이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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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시죠 이 노래.




당시 Mtv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던 '언플러그드' 라이브 시리즈... 중 하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암튼 이 노래와 이 라이브는 참 듣기 좋았어요. 그 때까지 무심했던 게 신기할 정도로.

그래서 이전 앨범들도 친구에게 빌려서 다시 들어보고 그랬는데, 역시 이전 앨범들은 다시 들어도 전 별로더라구요. ㅋㅋㅋ



근데 어쨌든 이 앨범이 꽤 맘에 들어서 다음 앨범은 또 샀습니다. 그게 아마도



이 노래가 들어 있던 음반이었죠.

이후 이 곡은 노래 좀 한다 하는 한국 여성 아이돌 메인 보컬들이 라디오에 나와서 필수 코스(?)로 거쳐가는 노래가 되었고... ㅋㅋㅋㅋ

근데 전 이 앨범은 그럭저럭 맘에 들었지만 이 노래 말고 다른 노래들을 더 좋아했어요. 예를 들어



이런 노래를 좋아했는데. 이게 또 당시 어마어마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베이비페이스의 곡이었죠.

TLC, 토니 블랙스턴을 키우고 역시 당시 대세였던 보이즈2맨에다가 나중엔 에릭 클랩튼이랑 쓴 곡까지 히트하고 등등.

요즘엔 뭐하시나 하고 검색해보니 작년에 소녀시대 티파니 솔로곡을 작업했군요. 허허.



그리고 그 다음 앨범도 샀어요. 

그 앨범 최고 히트곡은 이거였는데요.



위키를 뒤져보니 빌보드 핫100 16주 연속 1위로 25년째 최장수 핫100 1위곡 기록을 유지 중이라고. ㅋㅋㅋㅋ

이것 외에도 빌보드 관련 기록들이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역대 최다 핫100 1위곡을 가진 솔로 가수.

빌보드 핫100 연대 결산에서 두 번 1위를 차지한 유일한 가수.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에 모두 결산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는 유일한 가수.

미국 내 앨범 판매량 6650만장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앨범 많이 판 가수.

역시 빌보드 선정 올타임 미국 여가수 1위...


게다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자기 곡들 거의 대부분을 직접 작사했고, 또 작곡에도 공동 작곡으로 되게 많이 참여했구요.

2000년대 들어와서 거의 회복 불능 수준의 폭망을 겪고 멘탈도 건강도 다 무너져서 모두가 '다 끝났음'이라고 생각한 후에도 보란듯이 재기를 해낸 사람이기도 하고.

뭐 종종 폭망 라이브를 선보이고 타국 공연 가서 매너 없는 모습으로 욕도 먹는 등등 안 좋은 일들이 많아서 꽤 오래동안 제게 이미지가 첨 별로였던 사람입니다만.

그래도 어쨌거나 살아있는 전설의 레전드라는 걸 유튜브의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의 인도와 잉여로운 위키 검색 신공으로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자, 그래서



나와야죠 이것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에 벚꽃 엔딩이 있다면 지구에는 이 곡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가장 사랑하는 크리스마스 노래를 멀리멀리 밀어내버린 얄미운 곡이지만, 들을 때마다 신나고 좋은 건 부인할 수가 없어서 더 얄미운 이 노래. ㅋㅋㅋ


근데 놀랍게도 이 노래가 발매 당시엔 빌보드 핫100 1위를 못했었다는데.

처음으로 1위를 찍은 게 바로 작년이라는군요. 25년간의 역주행이라니 것 참 스케일도. ㅋㅋㅋ


덤으로 이 노랠 들을 때마다 늘 생각나는 대학 동기 친구의 슬픈 경험이 있어요.

학교 앞 유흥가를 걷다가 흘러나오는 이 노랠 듣고 갑자기 확 꽂혀서 가장 가까운 레코드 가게에 뛰어들어가 '머라이어 캐리 캐롤 앨범 주세요!' 했더니 거기 사장님이 겁나 시큰둥한 얼굴로 '우린 그런 거 안 팔아요.' 라고 말하고 무시해버렸다고. 너무너무 열받아서 학생회실로 뛰쳐들어와 한참 열을 내던 그 친구 생각이 납니다. 이 노래만 들리면요.


뭐 그 레코드 가게가 그 때부터 나름 이름이 있는, 매니악한 음반들 보따리로 수입해다가 팔아서 음악 매니아들의 성지 비슷했던 그런 가게이긴 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지나가던 순수한 영혼의 고객님을 그렇게 취급하면 안 되죠. ㅋㅋ 그래서 제 친구의 길고도 집요한 저주를 받던 그 가게는...


이후에도 한참 동안 장사 잘 하고 잘 살다가. 결국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지상에서는 소멸했습니다만.

근거지를 온라인으로 옮겨가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군요. 하하. 방금 검색해보니 여전히 사이트가 멀쩡하고 온통 인디 뮤지션들 소개글과 배너들이 가득.

안됐구나 친구야. 너의 저주는 아무 소용이 없었어... ㅠㅜ



아, 뭐 암튼요. ㅋㅋㅋ


이 분 이야길 주절주절하다 보니 휘트니 휴스턴 생각도 나고 셀린 디옹 생각도 나고 그렇습니다만.

이미 충분히 긴 것 같아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머라이어 캐리 노래 하나만 더 올리고 끝내는 걸로.



뭐 별다른 이유는 없구요.

제가 원래 뭔가 격렬한 곡들보단 그냥 듣기 편한 노래들을 좋아합니다. '타이틀곡 말고 B면 세 번째쯤 있을 것 같은 노래' 같은 거 말이죠. ㅋㅋ

정작 이 곡은 A면에 있었습니다만.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죠 말이. 흠.



끝입니다.




 + 이 분의 21세기 앨범들에 대한 언급이 없는 이유는... 아시잖습니까. 탑골 노인들에게 정보 업데이트란 정말정말 어려운 일이란 말입니다. ㅋㅋ 사실 이 분의 재기곡이나 근래 곡들 다 들어보긴 했는데 기억에 안 남아요. 음? 그런 노래가 있었나? 하고 틀어봤다가 아 나 이 노래 알아!! 이러고 금방 다시 잊습니다. 위 빌롱 투게더? 프리즌 브레이크? 그게 뭔데? 매번 이런 식이죠(...)


++ 왜 게임 안 하냐구요. 할 겁니다. 빨리 애들부터 재우고요. 다 죽었어 이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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