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빙수샴페인, 불금

2020.11.20 05:23

여은성 조회 수:365


 1.정치가가 권력의지나 권력욕이 없이도 어쩔 수 없이 불려나와서 공직에 앉아 좋은 정치를 펼칠 수 있듯이 작가도 비슷해요. 작가에게 창작의지나 창작 욕구가 없어도 어쩔 수 없는 요구나...무시할 수 없는 부름이 있으면 그땐 하기 싫어도 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대개의 경우는, 본인이 간절히 원해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어쩔 수 없이 만들게 될 때 좋은 것들이 나와요. 



 2.하기도 싫은데 막상 하면 좋은 것이 나온다...는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요. 본인이 할 의욕이 없는데도 기대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버릴 정도면 엄청난 실력자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3.스티븐킹의 미저리에서도 그렇잖아요? 애니 윌크스는 나쁜 사람 같고 폴 셸던은 피해자 같지만 그들의 인간성은 잠깐 치우고 창작이라는 업의 관점에서 보면 애니 윌크스가 좋은 편집자인 거죠. 셸던에게 책상 앞에 앉도록 만들고 글을 쓰게 만들고, 급기야는 셸던의 모든 창작능력을 발휘하도록 이끌어 주니까요. 


 작가라는 게 그런 거거든요. 아무것도 만들기 싫다...귀찮다...라고 하다가도 한번 머릿속의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본인의 퍼스널리티는 점점 옅어지고, 창작을 완수하기 위한 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게 돼요. 퍼스널리티를 지우고 그런 궤도에 올라가는 것까지가 힘들 뿐이지, 일단 궤도에 안착하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작가에겐 강제적인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게 좋아요. 인간으로서의 텍스쳐는 흐릿하게 만들고 작가라는 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강제로 만들어주는 환경 말이죠. 



 4.휴.



 5.젠장, 새벽이네요. 저번에 강제로 쓰는 글도 좋은 글이 될 수가 있느냐...라는 댓글이 달린 것 같아서 써봤어요. 자야 하니까 이건 나중에 좀더 써보죠. 



 6.허니빙수를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신라호텔에 칸탈루프 빙수라는 메뉴가 나왔대요. 멜론의 일종이라는군요. 빙수랑 샴페인 좀 먹고 싶은데 주말에는 너무 붐빌 것 같고...다음주 평일날 사주실 분 없나요? 아니 그야 혼자 먹으러 갈 수도 있겠지만...그럼 심심하니까요. 


 겨울에 아주 차가운 빙수를 먹고 거기다 샴페인을 마시면 정상 체온으로 돌아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빙수랑 샴페인 사줄 분은 쪽지좀.



 7.오늘은 금요일이네요. 흠...불금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한동안 열심히 살았으니까 불금을 즐길 자격쯤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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