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7 12:43
재미없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기대치가 아예 없었거든요.
실망스럽다고 많이들 그래서 예매해놓고도 취소할까 고민했지만 친구랑 같이 보기로 했던 영화라 그냥 본건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어디서 잘못 들어가지고 70억 정도 부은 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보면서 감독이 상업영화
가지고 예술하려고 영화를 헤집어놨구나 했는데 순제작비는 29억 밖에 안 들었다더군요.
별다른 특수효과가 없어서 그 정도 들인 영화처럼 보이긴 하는데 충무로 평균상업영화 제작비에 못미치는 금액으로
알뜰하게 찍은 것 같아요. 이중 배우들 개런티가 얼만큼 차지했을지 궁금하네요.
PPL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영화였어요. 보고나서 남는 건 오란씨,데미소다,오뚜기,기아 등 장면장면마다 나오는 광고였습니다.
좀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소재인데 이런 식으로 전개시키는 게 아까웠고 너무 우중충하고 대사는 지나치게 설명적이고
주제를 대사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지만 도시의 황량함, 소외받은 계층의 대비효과,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등 좋은 게 더 많았습니다.
고수의 캐릭터는 언브레이커블을 연상시켰습니다. 2탄을 만들어도 좋겠어요. 2탄은 이렇게 칙칙한 작품이 아닌 돈 더 들여 발랄하고
즐거운 팝콘영화로 만들면 더 볼만하겠다 싶었습니다.
강동원은 이번 영화에서 특히 더 말라보이더군요. 고수는 이런 식의 배역일 줄은 몰랐는데 엄청난 민폐 캐릭터였어요.
캐릭터 변신은 재밌더군요. 고수를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만들어놓을 줄이야.
사운드트랙이 들을만한 영화였는데 영화의 어두운 느낌과 달리 사운드트랙은 전자사운드로 가득찹니다.
보고 나서 음악도 기억에 남았어요. 그러나 어쨌든 이건 상업영화인데 감독이 너무 자의식을 드러냈어요.
조금만 물러나서 보다 상업적으로 쉽게 결탁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노동자들의 묘사가 그럴듯하다고 봤습니다.
전 그 우중충한 배경이 리얼하게 느껴졌는데 거기에 만화같은 설정이 대비되는 게 좋았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