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2021.01.06 21:39

S.S.S. 조회 수:871

시카고걸 에밀리가 난생처음으로 유럽, 그 중에서도 낭만과 사랑이 넘치는 파리에 파견을 가서 벌어지는 재미난 이야기였습니다.

솔직히 별 기대 안했는데 너무 재밌게 후다닥 시즌1을 다 보고 말았네요.


긍정적인 미국 소녀 에밀리가 프랑스 문화를 겪으며 벌어지는 일들과, 반대로 프랑스인들이 미국사람을 깔보다가 서서히 적응하는 과정이 참 재밌어요.

뻔한 문화적 차이 클리쉐들이 나오지만 언제나 이런 이야기들은 재밌네요.

특히 처음 출근했을 때 냉담한 사무실 직원들 눈쌀에 소외당하는 에밀리 모습을 보며 제가 미국에 첫 출근했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정말 저도 똑같은 걸 경험했어요. ㅎㅎㅎㅎ


저만 빼놓고 자기들끼리 어딜 간다거나 한국에서 온 너의 의견따위 여기선 중요치 않다는 식으로 대놓고 말하거나...

파티를 하는데 저에게만 알림을 주지 않아서 저만 표나게 등장했다거나...맘고생 엄청 했던 과거가 떠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에밀리에게 동질감을...

물론 에밀리는 예쁘고 사랑스럽고 사교적인 백인 미국 여성이라 저와 처지가 완전히 다릅니다만...ㅎㅎㅎ


대사가 참 재밌습니다.

미국과 프랑스를 비교하다보니 단어의 이중적 의미나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를 이용한 말개그가 쫀쫀한 재미를 주더군요.

하나하나씩 난관을 헤쳐 나가는 에밀리의 모습은 분명 판타지에 가깝습니다만 그 기승전결 구성은 상당히 알차서 '저게 말이 돼?'란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채 실실 웃으며 보고 있었다능...


뭔가 스토리가 디즈니스럽기도 해요.

천진난만하고 밝고 맑은 여주인공에, 그 주인공을 괴롭히는 나이 많은 아줌마에, 왕자님같이 멋진 남자에, 여주인공을 도와주는 친구들까지.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이야기네요. ㅎㅎㅎ


에밀리는 매회 다른 의상을 걸치고 출근하는데 어쩜 그리 하나같이 이쁠까요...

쟤는 도대체 파리 올 때 짐가방을 몇 개나 들고 온 거야? 이런 쓸데없는 궁금증이....

드라마에서는 너무 과해서 촌스럽다는 지적도 받지만 제 눈에는 마치 그림같은 느낌을 주는 참 예쁜 옷들이었어요.

민디 역을 맡은 애쉴리 박은 한국계 배우인 모양인데 찰진 조연으로 깨알같은 웃음을 주었습니다.


프랑스와 섹스를 연결시킨 대사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던데 확실히 프랑스 사람들이 그쪽으로 남다르긴 한 것 같아요.

전 프랑스남자는 딱 한 명 같이 잔 적이 있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로맨틱한 섹스 중 하나였거든요.

관광 다 포기하고 거의 반나절을 침대에서만 보냈었죠. 

단순한 성욕 배설이 아니라 정말 그 자체로 멋진 경험이었어요.  


파리에 가서 섹스를 안했다면 진짜 파리를 느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드라마를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멋진 건물, 맛있는 음식, 그런 것들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져 가지만 그 섹스는 아직도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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