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 촌평

2020.12.07 18:58

ssoboo 조회 수:1021


줄거리나 뭐나 이런건 생략할게요.  당연히 스포도 없습니다.


드라마 정주행 잘 못하는데 여하간 ‘비숲2’ 그리고 ‘보건교사 안은영’ 이어서 완주한 드라마입니다.

한드의 경우 보통 일년에 하나 완주할까 말까인데 올해만 킹덤2를 포함해서 다섯편이나 완주; 이게 다 코로나19 때문인거 같아요. 

아무리 그래도 영 아니다 싶으면 몇 편 보다가 접는데 이 드라마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여하간 끝까지 참고 볼만해요.


1.  여주 서달미역의 수지가  꽤 새롭고 그럴듯하게 캐릭터를 소화해냈어요.  

     ‘로코 장르’에서 20대 여성 사업가라는 상당히 소화하기 어려운 배역이었는데도 말이죠. 

     이쁜 이미지 보다는 차돌같이 단단하고 무소처럼 저돌적이어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물론 좀 어색하기도 합니다.

     배수지가 사업가 역할을 하는건 다코다패닝이 섹스신을 하는 것처럼 적응이 안되요. 

     여하간 로코라는 ‘샌드박스’ 안에서나마  꽤 그럴듯하게 소화합니다. 

     전에 김우빈과 함께했던 그 최고의 망작이라 할만한 그 드라마에서 PD 인지 사기꾼인지 역할 보다는 100배 나아졌어요.

     물론 그 전작은 대본부터가 개망이었긴 하지만 -_-;


2. 어라? ‘로코’라고?  제가 보기에는 ‘로코’ 맞습니다. 게다가 ‘개그코드’가  크게 진부하지 않고 건강한 편인 꽤 괜찮은 로코입니다.

    물론 뻔하고 물리는 개그가 나오기도 합니다.  16부작인데 어쩔 수 없죠.  

 

3.  ‘스타트업’에서 개그를  가장 많이 담당하고 있는 캐릭터는 ‘한지평’입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 안에서 그 누구보다  잘 해줬어요.

     김선호가 연기한 한지평은 이 드라마에서 서브남주에요.  ‘오로라 공주’의 ‘설희’ 이후 최고의 존재감과 긍정적 반응이 컸던 서브 남주로 기록될거 같습니다.


4. 스타트업, 벤처투자, 첨단 IT 기술과 관련된 내용들이 나오는데 당연히 고증에서 드라마적인 생략과 과장 그리고 오류가 많습니다.

    제 경우는 기술적 오류들은 무식해서 모르겠지만 그 ‘애크하이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주인공들이 덜컥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거;  

    속으로 “아무리 전개상 필요했다 해도 저리 멍청한데 어떻게 스타트업을 하냔? 작가 양반 거 너무한거 아뇨?”


5. 남주혁이 연기한 이 드라마의 메인남주  ‘남도산’은 상당히 보기 불편한 캐릭터였어요.  

    착한 천재 같더니 사랑에 눈이 멀어 분노조절장애에 기물을 부수고 다 큰 놈이 주먹질을 하고 자존감 바닥이고 경영책임자로서 별별 뻘짓 도 맡아 저지르고

    연기도 그닥이었어요. 

    몇 장면만 띄엄 띄엄 보면 ‘사이코패스’ 로 보기 딱 좋은 그런 연기였는데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다시 보게 된’ 남주혁이어서 실망이 컸습니다.

    

6. 하여간 한지평은 작가가 시청률을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해 젊은 여성들에게 존재하는 모든 로망과 판타지를 다 끌어 모아 쏟아 부어 만든 캐릭터 같아요.

    거의 완벽한 21세기 버전 ‘키다리 아저씨’ 라고나 할까?  이 캐릭터는 정말 사기캐인게  무심한듯 쉬크한 ‘츤데레’라는 것도 있지만 심지어 매우 웃겨요.

    ‘남도산’은 “어머 얘 뭐야? 무서워;;” 인데 한지평은 늘 미소와 웃음을 줍니다.  


7. 심심하면 보세요.  보다가 저마다 임계치가 다를 수 밖에 없는 그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개연성 개나 줘버린  억지스러움을 만나지 않는다면 말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89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23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664
114509 현재 제가 누리는 재화의 가격이 이정도인것은 착취했기때문일까요 [5] 채찬 2021.01.11 904
114508 화이(2013) [2] catgotmy 2021.01.11 518
114507 경이로운 소문 11,12화 보고 (스포일러) [4] eltee 2021.01.11 590
114506 부동산과 정치지형2 [12] bankertrust 2021.01.11 1104
114505 오랜만에 사랑 이야기 / 임을 위한 행진곡의 사용법 / 고독한 장기연습생 같은 날들 [11] Koudelka 2021.01.11 701
114504 [회사바낭] 모지리들만 모이는 팀인가.. 휴 [11] 가라 2021.01.11 925
114503 거리두기 잡담...(골목식당, 거리두기 마지막 주) [1] 여은성 2021.01.11 545
114502 안철수 서울시장을 보게 될 수도 있겠군요. [18] forritz 2021.01.10 1555
114501 작가의 수명은 과연 얼마나 갈까? [3] Bigcat 2021.01.10 890
114500 화양연화 후기 (스포 있음) [4] 얃옹이 2021.01.10 633
114499 2021 National Society of Film Critics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21.01.10 366
114498 화재요 [8] 메피스토 2021.01.10 831
114497 투자와 겸손 [4] 여은성 2021.01.10 687
114496 퀸스 갬빗, 진격의 거인, 경이로운 소문 그리고.... [10] ssoboo 2021.01.10 1286
114495 브리저튼 감상기 [3] Tuesday 2021.01.10 966
114494 아내의 유혹 역시 재밌네요 [1] 가끔영화 2021.01.09 432
114493 엄마가 보고 싶어요 [6] 고요 2021.01.09 795
114492 [EBS1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MBC TV예술무대]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 [6] underground 2021.01.09 414
114491 이런저런 일상잡담 메피스토 2021.01.09 272
114490 ‘트럼프’ 영정, 비겁한 민주당, 비열한 K방역 [10] ssoboo 2021.01.09 126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