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2020.12.25 10:05

어디로갈까 조회 수:601

- 그저께 2021 수능 성적표가 수험생에게 배부되었죠. 어제 막내로부터 졸음운전 청년의 시험 결과를 전해 들었습니다. 막내의 설명에 의하면 백분위 98%에 해당되는 뛰어난 성적이라더군요. 
저는 요즘 대입제도를 모르는 사람이라 이해도가 흐릿할 수밖에 없는데, 그가 원하는 신림동 대학에 입성할 수 있는 성적이라고 합니다. (변수가 없지는 않겠지만...이라는 단서가 붙긴 했어요.)

뭐랄까,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무형적인 스파크가 튀면서 소용돌이 속에서 무형의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것 같았어요. 
막내가 심혈을 기울여 원서 눈치작전에 성공해 보겠다니 마음으로 응원만 보냅니다. 아마도 올해는 '대학을 꼭 간다'와 '학과는 양보하겠다'의 갈림길이 있을 수 있는 거겠죠. 
누구나 추구해야 할 삶은 자기 잔이 넘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나름대로의 잉여를 즐길 수 있는 삶 말이에요. 그런 삶이 청년이 사는 동안 (되도록 젊은 시기에) 그의 삶에서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 새벽에 주고받은 막내와의 카톡
(전략)
머저리누나> 넌 그 친구가 왜 그리 이쁜거야?
머저리> 누나 퇴원하고 우리집까지 문병 오겠대서 전철역으로 마중나갔을 때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 나누며 나무랐지.
머저리>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보다 더 위험한 게 졸음운전이라고. 그랬더니... 
머저리> "생업의 일을 하면서 공부도 해야 하니 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졸릴 때 잘 수 있는 신분이 아닙니다." 그러더라고.
머저리누나> 흐음. 알밤 한대 먹였지?
머저리> 미간에다 제대로 한방 먹였는데 내가 나가떨어진거지 뭐. ㅋㅋ
(후략)

- 연민과 동정. 타인과 마음을 나눈다는 건 인간이 지닌 특별한 능력입니다. 넘어지는 자들에 대한 연민은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이면서도 이타적인 존재라는 역설을 보여주죠. 
이타성은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상해 보는 능력에서 발현되는 것인데, 사실 타인의 아픔을 고대로 상상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상상할 수 없는 것에 공감하는 자세를 취하며, 타인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알아보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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