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게시판에 어느 분이 쓰셨던 글에 등장했던 나나와 카오루라는 만화를 최근에 봤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나나라는 초글래머에 우등생이고 예쁘기까지한 여고생과 카오루라는 찌질한 소꿉친구가 SM에 빠져드는 이야깁니다. 네.. SM이요.

 

흔히들 변태라는 두글자로 요약해버리고 마는 사도 마조히즘은 안그래도 음지에서 자랄수밖에 없는 성(性)문화라는 버섯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독버섯으로 인식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데 이 만화는 거기에 대해 아주 친절한 가이드북이 되고 있습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지만 교복입은 청소년들이 온갖 야한 짓을 다하는데 아청법에 걸리지 않는 까닭은 아마도 직접적인 성행위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근데 그게 더 야하다는..)

 

SM의 기본이라 할 결박, 안대등은 기본이고.. 쪼그만 녀석이 별걸 다 하는 만화속 설정을 보며 기가 막힙니다만.. 인간의 성이라는 건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SM의 주종관계 밑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 사랑이 있다는 주장을 하는 모양새로 진행되고 있는 이 만화의 가치관에 동의하기는 힘들지만 세상에는 사람수만큼의 사랑관이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언젠가 인간의 섹스는 뇌에서 시작해서 뇌에서 끝난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절정의 순간에는 뇌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지는것 처럼 복잡 미묘한 화학 작용이 벌어지고 상상력이 없으면 그만큼 섹스에 대한 감수성도 떨어진다는 그런 글이었던 것 같아요.

 

나나와 카오루가 왠만한 포르노보다 야한 까닭은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상상력을 부추기고 다가갈 수 없는 금단의 영역에 슬쩍 발을 넣어보는 공범자 의식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습니다. 좋은 작품이라기 보다는 효과적인 상품이네요. 하지만.. 집에 있는 책꽂이에 꽂아두기엔 영 버겁습니다. ㅎㅎㅎ

 

아침부터 야한 이야기 불편하실 분들께는 죄송하구요. 활기찬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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