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9 12:09
우리나라 사회는 우울증 환자에게 그렇게 관대하지 않아요. 사실은 말은 쿨하지만
실상은 인생의 루저취급 당하는거에요. 그럼요. 자기관리를 열심히 해서 몸도 마음도
멋있게 SNS에 올리는 이 세상에서 우울증 환자라니 왠 말이에요.
루저, 루저, 루저,,,,, 이 경쟁사회에서 잘살고 싶던 나는 그걸 견디기가 쉽지 않아요.
한마디로 저는 유치할만큼 참 잘나고 출세하고 행복하고 싶은 열망이 거의 7~8살때부터 있었던
사람이거든요. 폼생폼사 폼나게 살고 싶었어요. 폼나게!!! 한 세상 태어나서 폼나게 살고 싶었어요.
유치하지만 얼마나 간절했는데요. 그리고 열망에 걸맞게 미친듯이 노력을 했어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가 있어"
저는 진심으로 사실은 아직까지도 이 노래가사의 일부를 끝내 부정하지 않아요.
그래서 원하는것을 얻고 뜻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학창 시절부터 가열차게 노력을 하며
달려나갑니다.
집이 가난한게 무슨 대수인가요? 내가 노력하면 다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집안도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가난한 세월도 부모님의 불화도 다 극복하던
그 날들이 그립네요. 희망으로 가득차 있었거든요. 자신도 있었어요. 성공하고 행복할 자신감으로
하루하루가 지옥인 집안이지만 그래도 달렸어요. 견디고 달렸어요.
왜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그리 높은가, 많은 돈까지 투자하고도
자살률은 왜 높은가, 그 주요 원인인 우울증 환자는 왜 늘어가는가.
올해는 20~30대 여성 자살률이 높다는데 거기에는 복합적인 원인
혹자는 여성들은 취업에서 받는 차별이 더 크니 자살도 더 많이 한다는
경제적인 원인부터 복합적이긴 하죠.
원래 제가 우울증 일기를 쓰겠다고 했는데 우울해요, 아파요, 그러면
온라인 게시판에서 네,,,, 참교육에 가까운 조언도 받고 그럽니다.
사실은 대부분 딱하기는 하지만 듣기는 싫죠. 읽기도 싫고.
그래서 저도 영화얘기쓰고 드라마 얘기쓰고 그러고 살았어요.
본인이 우울한 사람들은 "나도 우울한데 우울하다는 글까지 읽다니 아니야,,,밝은 글이
읽고 싶어"(제가 그랬어요)
본인이 우울도가 거의 없는 사람은 "뭐야???????!!!!!!! "
"청산가리나 총이 있으면 난 이 순간에 당장 이 세상에 안녕을 고하고 통쾌할거다,
너네가 어떤 말을 하거나 말거나 이미 죽은 나는 자유야!!!!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이 세상에서 자유란다! 난 영원한 잠을 자고 싶어. 왜냐하면 수면장애로 정신과약없이는
잠도 못자는 인생이 견딜 수가 없단다"
이런 말을 막 쓰고 그러면 참 별로거든요.
사실 현대 한국인 중 거의 대부분이 우울증이 있고 치료를 받는걸 주저하지 말아라,
"여러분, 우울증이 있다는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으세요.
혼자 아파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마세요."
"주위 사람들에게 대화도 해보고 산책도 하고~주저없이 밝혀라, 너는 우울하다고
말하면서 솔직한 대화를 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저도 직장에서 부장님이 "내가 너무 힘들어서 내과에서
정신과약을 처방받았다. 너무 괴로워서 내과 의사 앞에서 펑펑 울었다"
오죽 괴로우시면 저 양반이 정신과도 아니고 내과에서 약을 받고 울었다는 말을 직장에서
하실까 정말 마음이 아프면서도 저 분과 1년을 일해야 하는데 과연 괜찮을까?????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더군요. 다행히 별 일 없이 잘지냈어요.
그러나 아, " 남들도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일종의 낙인이 되는거구나, 불안감을 안겨주는구나"라는걸
다시 깨달았죠. 난 그러지 말아야지. 절대로. 들키지 말아야 해.
직장은 당연히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절친이거나 교회 소그룹 안에서의 이야기들
-한 때는 참~~~열성 교회활동가라서(전도 빼고) 신앙의 동지들에게 솔직한 내면 고백을
돌아가면서 하고 사실 그 때만 해도 일종의 서포트 그룹처럼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시간이라서
참 고마웠어요. 그러나 교회 목사들 싸움에 우리들은 먼 곳으로 서로 사라져가서 안부나 간신히
확인하게 되죠.
이제 저는 심지어 교회 모임에도 참여하지 않아요. 당연히 코로나이니까가 아니라 코로나가 좋은 핑계거리로
가족들한테 독촉을 안받고 교회에 안가도 되서 전 그 점은 좋아요. 교회가 정말 몸서리치게 싫거든요.
아~~~~~저는 15살 때부터 정신과 상담을 받는걸 전혀 주저하지 않고 1시간 넘는 거리도
꼬박꼬박 일주일에 한번씩 상담을 받기 시작하여 여러 정신과, 대학교 상담실, 그리고 심리 상담가에게 상담도 받고 정신과 약도 같이
병행해서 처방도 받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역시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을 때만 내 얘기를 하면 되는거야 했는데
여러~~~~~~~~이유로 상담도 받기 힘들어지고 정신과에서 짧은 상담과 약처방을 받고 있어요.
약없이는 못잡니다. 절대로. 약을 줄인 경험이 유일하게 그래도 긍정적인 나날들인데
올해 와서 감정이 바닥을 치니까 약을 늘리게 되더군요.
병원을 바꿔볼까도 생각을 했는데 쉽지 않았고,,,,,, 아~ 치료는 제가 알아서 선택하고 싶네요.
그러는 동안 이런 비용과 모든 생활은 어떠했을까요?
저는 전력질주를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쉽게 니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 말아라"
그러나 감히 말하렵니다. 저는 성실한 직장인이었고 적어도 받는 돈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일해왔고
어렵다는 시험에 통과도 했었고 너무 과로해서 병원에 입원을 할 지언정 일을 쉬지 않고 공부를 쉬지 않고
제 지인의 표현으로는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내가 몇 살인지도 잊고 살았습니다.
저는 집안에 있는 모든 가전제품과 생활비의 상당부분도 부담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겁니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데 그정도는 당연히 해야죠.
제가 친구들과 만나면 직업도 비슷하니 직장 얘기도 하고 일상 얘기, 그 애들 남편 얘기, 애들 얘기
새로나온 신제품들,,,,신나게 수다떨고 웃고 농담하고 그러면서 시간을 보내죠. 어딜 우울이 여기 끼어들어요
베프와는 요즘에 본 영화얘기와 가정사를 주고받고 산책도 하고 그럽니다.
엄마에게는요? 엄마가 요양보호사로서 겪으시는 여러 이야기를 들어들어요.
어제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이야기를 한참하면서 허리가 꺾이게 웃었어요.
우울증은 밝히기가가 참 쉽지 않아요. 제가 우울증 일기를 쓰겠다고 해서 내 어린시절부터 조금씩 쓸까하면서도
지루하게 만들거나 우울한 인간으로 보이는게 참 꺼려지는거에요.
그냥 약을 먹자, 그리고 정 힘들면 상담도 받자, 그러나 지금은 기운이 없어,
기운이 나면 상담사한테 SOS를 치자.
누워있다보면 일어날꺼야. 살꺼야. 못죽으니까 못죽는다면 살아야지.
살려면 정상적인 사람처럼 보야야 해. 온라인 게시판에서도 웃을 수 있거나
의미있는 글을 쓰려고 해라, 짧은 글이라도 사람들 지루하게 만들지 말고.
진짜,,,,진짜로 죽은 사람들이 이해가 가요. 이러다가 극한 상황까지 가면 차라리
남한테 털어놓고 자시고 하느니 조용히 세상 하직하는게 낫다는걸 느끼게 되요.
물론 저도 그 사람들한테 할 조언이 하나가득이에요. 그건 충동이다, 막다른 골목처럼 보이지만
그건 아니야, 문이 열릴꺼야, 제발 죽지 말아요. 연예인들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가슴이 아팠어요.
죽는걸 말리고 싶었어요. 그러나 이해해요. 아무리 지인들이 많았어도 심지어 가족이 있었어도
같이 할 수 없는게 우울증일 수 있단 말이에요. 죽은 그 사람은 갑자기 어떤 사건 하나때문에
죽음을 선택하지 않아요. 그건 방아쇠일 뿐이에요.
자살시도를 해본 저는 압니다. 정말 사람이 생목숨을 끊는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생존본능은 질기거든요. 그런데도 목숨을 끊는다는건 남들은 이해못하는 고통이기 때문이에요.
------아~~~~~~~열심히 달리다가 저는 직장에서 계약직인 관계로 여기저기 일을 했으나
직장을 잃고 영~~~~ 취업이 되지 않아서 코로나 시국에 철저한 격리상태로 살고 있어요.
지금은 열심히 안달려요. 못달려요. 앞에서 썼지만 술마시고 춤추다가 넘어져서 꼬리뼈는 골절되고
항해를 떠나고 싶은 꿈을 꾸니 ~~뭐,,,,, 그렇게 되었어요. 게시판에서 막 싸움질을 하고 기분이 엉망진창이
되서 처음 상태보다 많이 나빠져서 약을 먹었는데도 잠을 많이 못자고 깨어나니 다시 화가 나고 그렇네요.
네, 저는 뒷끝 작렬이 장난이 아니에요. 잊고 싶어도 절대로 수십년 전의 한마디의 기분나쁜 말을 잊지 못하는
질긴 기억의 소유자에요. 그렇다고 복수를 할 수가 없잖아요. 인생이라는게. 내 마음에 그 분노와 원한을
담고 싶어서가 아니라 잊혀지지가 않는 더러운 성격 탓에 잊지를 못해요. 큰 원인이겠죠. 우울증이 되는 것에.
만약 저의 이 장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진심으로 고마워요.
2020.11.19 12:16
2020.11.19 12:47
바뀌니까 그래도 연예인들도 고백도 하고 그러는데 ~~~~~~전 제 글에 쓴대로 느꼈어요.
2020.11.19 12:24
정신력을 강조하는 일제시대 군기 문화가 원류가 아닐까 싶네요...
2020.11.19 12:50
그 친구도 인생도 힘들고 마음도 힘든 친구였는데 누군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더니
"아, 그런 정신력이 나약한 인간은 죽어도 돼." 그래서 놀란 적이 있죠.
직장에서도 우울증이 아니라 "이래이래 힘들다"그러면 "그렇게 멘탈이 약해가지고 우리 일 못하지 못해"
유리멘탈이라는 말에 조롱과 경멸이 담기는 경우가 많죠. 내가 보기에는 본인이 유리멘탈인 사람이 뒷담화를 까면서
저거저거 유리멘탈이라고 한껏 비웃더군요.
2020.11.19 12:24
제가 본 우울증은 자신이 바라는 어떤걸 세상에 투영시켜놓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우울해 하는거 같더군요. 원래 내맘대로 내뜻대로 되는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에요.
딱하나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게 있다면 몸뚱아리뿐
2020.11.19 13:12
네, 맞아요. 당연히 옳은 말씀이에요. 굉장히 잘못된 말도 안되는 생각을 끌어안고 있는게 병의 시작이죠.
내 뜻대로 되는게 가끔은 그래도 있는 것도 다행인데 말이에요. 이게 인지치료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2020.11.19 12:26
2020.11.19 12:54
저도 서포트 그룹이 있을 때는 오프라인에서 말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누군가는 그러더라구요. "그렇게 감정의 배설을 하는 것은 상당한 민폐이다,
사람들한테 미안한줄 알아야 한다구요." 직접 들었어요. 우울하다고 했다가요. 병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그리고 병이라는건 건강하지 않은 인간이라는거에요.
정신병자라고 생각해요. 조현병 수준은 아니지만 판단력과 많은 정신적 능력에서 믿을 수 없는 인간이 되는거에요.
2020.11.19 12:58
2020.11.19 13:13
아니, 아니, 아니,,,,,,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른데 미안하시다니요. 저는 발목에인어님에게는 특히나 고마워요.
뭐랄까, 내 글에 많이 공감을 해주려고 노력을 하고 진심어린 댓글을 달아주고 그게 고마워요. 진심이에요.
2020.11.19 13:16
2020.11.19 12:37
우울증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적어도 ‘조언이 악플보다 더 나쁘다’ 는건 알고 있습니다;
전 그 동안 살면서 주변에 마음이 아픈 사람이 있으면 피해왔어요.
내가 책임질 수 없고 나 같은 비전문가가 개입하는 것이 너무 위험한 (환자에게도 내 자신에게도) 경우라는 생각에서였어요.
물론 그 아픔에 내가 전염될 거 같다는 공포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피할 수 없는 관계의 사람이 아프게 되는 일이 생겼어요. 그 사람은 공황장애를 동반한 중증우울증을 앓고 있어요.
피할 수 없으니 이제 제대로 잘 알아야 하게 생긴거죠.
물론 영원히 제대로 잘 알 수 있게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덧나게 하고 헤집는 것을 피할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겠더라구요.
감기는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걸리게 되어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것도 흔하다 보니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근거해 중증 우울증 환자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매우 많죠. 본문에 지적하셨듯이 이 사회의 우울증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의 근거가 되는거 같습니다. 게다가 잔혹한 경쟁이 팽배한 사회이다 보니 이게 더 심각해지는거 같아요. 지푸라기 하나라도 꼭 있으시길 바랄 뿐입니다. ‘시간 낭비’하게 만드는 글로 가득한 이 게시판이 산호초님에게 그런 지푸라기 중의 하나인 것이 다행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약도 잘 처방하고 상담도 잘 하는 의사 만나기가 참 어려운거 같더군요. 늘 행운이 함께 하시길 빌어요.
2020.11.19 16:51
하나하나 마음에 닿아오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네요. 주변에 피할 수 없는 관계의 지인이 중증 우울증이라면
사실은 저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라요. 그 때는 말씀하신대로 상처를 헤집는 것을 피하는 것까지가 최선일 수도 있는데
쉽지가 않아요. 네, 저도 뭔가 일어날 수 있는 작은 계기라도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어요.
ssoboo님도 늘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랄께요. 따뜻한 마음에 닿는 글 너무 고마워요.
2020.11.19 12:42
.
2020.11.19 13:04
죄인 아닌 죄인이죠. 몸이 아프면 그래도 사람들이 이해를 하죠. 몸아픈건 죄가 아니거든요. 갑자기 암에 걸렸다고
누가 그 사람에게 당신은 죄인이라고 하겠어요. 그게 그 사람 책임이라고 질책을 할까요?
그런데 정신이 아프면??????? 문제가 달라요.정확히는 나는 느껴요. " 참 저주받은 인생이야, 아니, 난 이 사회에 고철만큼도 결코 쓸모가 없네."
대한민국 사회, 저는 진심으로 너무 자랑스럽고 다시 태어난다면 믿기 힘드시겠지만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싶어요.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특히나 기능이 떨어지거나 못쓰게된 부속품처럼 느끼게 된 사람은 삶보다는 죽음을 선택하는게 낫다는
기분을 느끼게 되죠. 당신이 일할 수 없다면 곤란하다, 많이 곤란하다,,,, 뭐가? 일단 생존이 곤란하죠.
이 사회는 건강한 인간을 원하니까 우울증 환자도 힘내라는 말을 그렇게 많이 했어요. 지금은 좀 덜한데.
"힘내서 빨리 우울을 떨치고 일어나라. " 이런 조언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절대 몰라요. 과거에는 우울증 관련서적에서도
이런 식으로 힘내서 우울을 단시간에 떨쳐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아파서 누워자빠져 있어서야 되겠냐. 건강해져서 사람구실을 하고 살아라.
사회탓만 하려고 쓴 글은 아닌데 그렇게 흘러가네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느끼는 부분이랑 정말 많이 일치하네요.
2020.11.19 13:10
.
2020.11.19 13:16
아~~~ 여름님, 확실히 우울증이 극에 달했나봐요. 계속 이야기해달라는 말에 너무 울컥하네요. 고마워서요. 진짜에요.
말했잖아요. 어려울 때 손 한번 잡아주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몰라요.
2020.11.19 13:04
제 주위에 우울증 어르신이 한분 계십니다. 일흔이 넘으신 분인데 외롭고 인생의 목표가 없다고 느끼고 계시죠.
뭐 어떡할까요. 자주 안부 전화하고 만날 때마다 맛있는 거 먹자고 하고 좋은 공원 찾아서 오래 오래 같이 걷습니다. 주변 사람 흉도 보구요. 다행히 햇볕 쬐고 잘먹고 운동하고 나면 피곤해서 괜찮게 주무신다고 하네요.
만날 때마다 일조량과 위장을 채워드리는 것에 신경을 씁니다.
주위 사람의 역할은 그게 다인 것 같아요.
2020.11.19 13:07
애니하우님은 대단히 큰 도움을 주고 계신거에요. 저라면 그렇게 할 자신이 없어요.
같이 있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산책도 같이 하고 큰 도움이에요.
전 주변 사람들에게 그 이상의 어떤 의무가 있다고 여기진 않아요.
사실은 애니하우님처럼 해줄 의무도 없죠. 우울증이라고 해서 뭘 누가 어떻게 해주겠어요?
같이 있어주는게 어디인데요.
2020.11.19 13:20
제 글을 읽어주고 답글까지 정성스럽게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이 고마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이제야 마음이 좀 진정이 되네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팟캐스트를 듣고 돌아올래요.
줄창 글을 쓸지는 아니고~~~~ 피곤해서 좀 누워서 팟캐스트 듣다가 돌아올께요.
2020.11.19 13:57
2020.11.19 22:09
아~~~~~너무 힘드시겠어요. 저는 직장에서 내 병력을 알게 되는건 상상도 할 수가 없어요. 어차피 전 그러면 고용도 안되지만요.
그걸 알고 있다면 더 조심해야 하는게 지인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직장 상사가 참 개념이 없네요.
forritz님도 게시판에서 자주 글로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20.11.19 16:00
우울은 생존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인간모두가 어떻게 완벽하게 충만한 감정일 수가 있겠어요. 부족한 부분이 있으니 우울이 생기고 타자가, 관계가 필요한거죠.
별 뜻없는 바낭이라도 허무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우리는 우리외의 누군가가 필요해요. 그 누군가가 익명이라도요. 저나 산호초님이나 이런 식으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각자의 시그널을 보내는거죠.
그 결핍의 기운들이 모여 어떻게든 무언가를 완성해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잘하셨어요. 본글을 보면서 용기있는 태도에 울컥하고 감사드리고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갑니다.
2020.11.21 13:30
네, 결핍의 기운이 열정으로 다시 태어나서 활동하는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따뜻한 마음으로 써주신 답글에 감사드려요^^
2020.11.19 17:18
이제서야 산호초님이 당하신 봉변을 보고서 화를 내고 있습니다. 다 지나가서 참전할 수도 없고, 그저 위로와 응원만 남깁니다.
2020.11.19 22:11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많은 분의 위로를 받고 있으니 내가 너무 염치가 없는거 아닌가 싶어질 정도네요.
내일은 그래도 의무적으로 외출을 해야 하는 날인데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이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2020.11.19 20:03
산호초님에게는 해당이 안되겠지만 우울증 환자가 소비의 주체, 등쳐먹을 수 있는 대상이 될 까봐 걱정이 되는군요.
저도 개인병원에서 못고치고 대학병원에서 한달마다 약 한움큼 씩 처방받아 먹고 있습니다. 약타면서 상담 조금 하고요
2020.11.19 22:18
네, 상담은 늘 이런 가능성을 미리 각오를 하고 해야 하는거에요. 그러나 우울증 환자가 합리적인 소비를 한것인지
돈낭비만 한 것인지는 지극히 주관의 영역일 수도 있어서 명확히 말하기 힘들죠. 상담하는 의사나 상담가는 최선을 다했어도
서로 안맞을 가능성도 크거든요.
물의를 일으킨 정신과 의사한테 걸려서 정말 험한 꼴을 당하는 상황은 겪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것은 상담의 효과를 넘어서서 정말 착취이자 범죄였으니까요.
그래서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의 "321c. 정신의학과활용트러블슈팅"은 정신과 혹은 상담가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권유해드리고 싶어요.
2020.11.19 23:11
2020.11.19 23:20
2020.11.20 15:11
저도 뭐가 선후관계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뇌의 호르몬 불균형이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고 아니면 결과일 수도 있고,
약들도 serotonin에 영향을 주는 약들로 처방이 되죠. 우울증 환자들의 뇌는 일반인들의 뇌와 다르다는걸 알고 흥미롭더군요.
운동도 산책도 못하고, 꼬리뼈가 다쳤는데 재채기만 해도 통증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이불 속에 있다가, 그래도 여기 앉아서 글쓰고 있어요. 밥은 먹기 싫어도 억지로라도 먹어요.
밥은 정말 이제는 하루에 한끼 먹는 것도 버겁기는 한데 그래도 배고프면 이것저것 다 찾아먹어요.
2020.11.20 10:31
힘내라는 댓글은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어서
(지금도 힘든데 힘을 더 내라고?)
그냥 응원합니다!!
2020.11.20 15:07
네, 감사드려요^^ 오늘은 그래도 힘내서 밖에 다녀왔어요.
꼭 가야 하는 일이라서요.
2020.11.20 11:29
답글 달려고 로그인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또 써 주세요~
2020.11.20 15:07
네,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이것저것 두서없이 쓸거에요^^
2020.11.20 18:50
2020.11.20 20:14
2020.11.21 13:33
우울증이 무서운건 자살로 가기 때문이고 심각성은 당연히 조현병이 더하죠.
정신과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우울증이라면 그래도 치료가능성이 어렵지만 있다, 그런데
인격장애에 속하는 경계선 인격장애등등 인격장애는 치료 불가능하다라고 하셨어요.
타인들한테는 조현병이 더 무서울 수 있겠네요. 갑자기 칼을 휘두르거나 지하철에 방화를 저지른 예도 있고
그러나 모든 조현병 환자들이 다 공격적이라는건 절대 아닙니다. 그 사람들도 본인들만 괴로운 경우가 더 많아요.
그리고 우울증 환자도 우울이 심해지면 다양한 각도로 주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죠.
아니라 그러기도 하겠지만 누구나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산다고 생각해요.
얼마전 까진 저 또한 그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으나 이젠 사람들의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또한 시간과 같이 예외가 없으니까요.
열심히 산 흔적이 읽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