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단상

2020.10.22 09:20

칼리토 조회 수:805

얼마전 아파트 마당에서 새끼를 낳아 키우던 고양이 순이가 새끼 한마리를 버리고 다니더군요. 순이라는 이름은 캣맘에게 들었다고 합니다. 이제 캣맘 흉내를 내고 있는 아내가. 


죽어가는 새끼를 데려와 집에서 간병도 하다가.. 병원에 보냈는데 또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회복되면 키우자.. 결심한 것이 무색하게 고양이별로 가버렸습니다. 떠난지 꽤 됐는데도 아직 기억에 남아 있네요. 인연인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가버린 고양이가 참 아쉽고 맘에 남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는 않을겁니다. 당장 모친도 반대하시고 큰 아들은 알러지 검사를 해봐야 하거든요. 고양이 카페 갈때마다 기침하고 눈이 새빨개진 전력이 있는터라.. 그래도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키우게 되겠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환생이라는 게 있다면 또순이가 다시 태어나 인연을 맺어도 좋겠네요. 


습식캔을 잔뜩 사다가 때마다 간식으로 진상하고 다니는 아내에 비하면 저의 고양이 사랑은 수동적입니다. 그래도 눈 닿는 곳에 고양이가 출몰하면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이거 좀 위험하구나..싶기도 하지만 그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눈이 가는 건 당연하지 싶어요. 


주말에는 아내랑 같이 동네 편의점에 터를 잡고 사는 길냥이 가족을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길냥이 치고 털에 윤기도 흐르고 생김새가 당당한 것이 오가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먹이와 간식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게 분명하죠. 세어 봤을때 대략7-9마리가 보이던데.. 사이좋게 잘 지내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날이 추워지니 애들이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래요. 


아침 일찍 출근을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양이상의 연예인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그 오래전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던 건 아닐까 하구요. 고양이상, 강아지상.. 그런 연예인 구분을 어릴적에 매체들이 종종 했었던 기억도 나고.. 결국 결혼한 상대자는 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니었죠. 같이 살고 있는 아내는 여신상입니다.  


회사에도 고양이 좀 키웠으면 싶네요. 사료비는 기꺼이 낼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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