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8 13:33
전에 인터넷에서 "로또 당첨 확률을 다섯 배로 올리는 법!" 이라는 제목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읽어보니 정말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방법이더군요. 그 비법은 바로 로또를 다섯장 사는 거였습니다. ㅡㅡ; 물론 게임당 1등 확률은 여전히 800만분의 1이겠지만 회차 별로 보면.. ㅎㅎ
로또보다는 그나마 더 가능성 있는 건 여러 회사에서 펼치는 각종 경품행사입니다. 운이 좋으면 정말 큰 상품을 받을 수 있지요. 얼마 전 롯데백화점이 내걸었던 상품이 아마 아파트와 순금까지 나왔죠? 외제차도 가끔 주고요. 그래서 그런지 가끔 티비에는 경품을 전문적으로 받아 생활하는 경품 헌터들이 나옵니다. 심한 경우 집안에 산 물건이 거의 없고 대부분 받은 물건이라고 하더군요.
확률적으로 말이 될까요? 그들의 비법은 서두에 밝힌 로또 당첨 비법과 비슷합니다. 직장생활 못지않은 성실함으로 각종 이벤트를 모조리 챙겨야하고, 한 번만 응모하지 말고 최대한 많이 응모해서 당첨 확률을 높이는 거죠. 그리고 무작위 추첨 이벤트보다는 라디오 사연 같이 정성과 내용으로 승부할 수 있는 이벤트가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하고요. 그런 비법들이 꽤 많이 퍼졌나봐요.
얼마전 회사에서 작은 경품 이벤트를 했는데, 온라인으로 퀴즈를 푸는 거였습니다. 그런 퀴즈는 대개 바보만 아니면 답을 맞힐 수 있지요. 틀리더라도 또 응모하면 그만이고요. 무작위 추첨으로 상품을 주기로 했는데, 난데없이 편지가 한 통 왔습니다. 온라인 퀴즈의 답을 굳이 편지지에 옮겨 적어 오프라인으로도 응모했더군요.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된 편지와 함께요. '귀엽네' 하고 말았는데, 얼마 후 같은 사람으로부터 다시 편지가 왔습니다. 비슷한 내용으로요. 그제서야 두 편지를 놓고 자세히 읽었는데, 여하간 당첨시켜달라는 내용이었고, 심지어 1명밖에 안주는 1등 상품을 콕 찍어 그걸 꼭 달라고 써놨더군요.
그쯤되니 별로 귀엽지 않았고, 어차피 추첨으로 돌린다고 공지했기 때문에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런 편지 받았다고 뽑아주면 공정성을 잃는다고 생각했거든요. 처음 편지를 받았을 때는 1등 상품은 몰라도 회사 판촉물이라도 하나 챙겨 보내줄까 생각했는데, 두 통째 받고나니 그냥 관두게 되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 경품 헌터들이 그렇게 경품을 잘 타는 이유가 바로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이런 경우에 '추첨'이라는 원칙을 무시하고 그냥 뽑아주나봐요.
이런 걸 '공정사회'에 어긋나는 반칙이 난무한다고 비판해야 할지... 남들 안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받을만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2010.11.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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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상품은 받고 싶지만 귀찮아서 그렇게는 못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