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듀나뿐만이 아니라 오프에서도 그렇고, 연애 얘기를 하며 남자는 어떻다 여자는 어떻다라는 얘길들으면 답답해요. 얘길 끝까지 들어보면 결국은 하나에요. 그건 그냥 니 생각이네. 하나 더 있죠. 널 합리화 하기위해 끌어오는거네.

 

남자(여자)가 여자(남자)는 어쩌고 저쩌고하는건 결국 상대방이 내 뜻으로 움직여주지 않을때 그런 얘길하고, 남자(여자)가 남자(여자)는 어쩌고 저쩌고 하는건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것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써먹는 경우가 태반아닐까요. 조언으로 달리는 리플도 결국은 자신이 생각하는 여성관이나 남성관을 얘기하는 경우가 더 많잖아요. 이건 이성이냐 동성이냐의 문제가 아니에요. 

 

여자는 차있는 남자를 선호할까요? 그럴지도 모르죠. 차 있으면 좋죠. 남자는 예쁜 여자를 선호할까요? 그럴지도 몰라요. 이쁘면 얼마나 좋습니까. 근데 재미있는건, 당사자 개인에게 종속된 조건은 결국 이해라는 요소로 극복이 되더라고요.

 

오히려 정말 걸리적거리는건 특별한 요소 몇가지;예를들어 그 사람의 집안이라던가 채무, 바람기등으로 제한되죠.  남녀 구분할 필요가 없어요. 나머진 얘길 다 들어보거나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는 것들이고요.  

 

 

* 전 차를 살 생각이 없어요. 심지어 면허도 없죠. 나름 천연기념물이에요. 돈이 있을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을땐 돈이 없더군요.  면허 그까짓게 얼마나 한다고? 라는 지인들에겐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럼 니가 학원비 주던가. 국민은행 21XX02-XX-1XXXXX야. 숑금해줘"

 

까칠한 메피스토에요.

 

근데 차가 있으면 편하긴 하죠. 전 지금까지 항상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했지만...많이 불편해요. 갈 필요가 없는 곳도 찍고가고, 마음대로 앉을수도 없고. 차시간 맞춰야하고, 약속시간 맞추기도 부담스럽고요. 한국이 일일생활권이라는데 그건 차가잔 사람들에 한해서에요. 대중교통수단으로 지방 당일치기해보셨으면 알껄요. 피곤하고, 오래걸리고, 비싸죠. 기름값이나 운전피로, 교통체증으로 차막히는거 생각하면 그게 그거라고요? 그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생각이고, 한국사람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고속도로에 그 많은 승용차가 왜 있겠습니까.

 

그뿐인가요. 몇몇 좋은 여행지는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너무 불편하고 먼곳이 많아요. 심지어 버스조차 안다니는 곳도 있죠. 결국 여행사 패키지세트 고고. 근데 그건 내 마음대로 하고싶은대로 여행 못하잖아요.

 

맞아요. 본인이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되죠.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고, 인터넷으로 차시간 맞추고, 옷빨리입고 밥 빨리먹고. 근데 본인이 조금만 더 부지런해야되잖아요. 세상엔 부지런과 게으름, 두가지만 존재하는게 아니에요. 부지런에도 많이 부지런해야 하는게 있고, 게으름도 적당히 게으름 부려도 무방한게 있어요. 차가 있다면 그 중간을 찍을 수 있죠. 적당히 게으름부리면서도 부지런한 사람정도의 시간조절이란게 가능해져요.

 

이렇게 얘기하니까 무슨 자동차 애호가같은데 세상 모든 차는 환경오염을 일으키므로 캡틴플래닛을 불러다가 폐차시켜야 합니다.

 

 

* 오늘 별로 안춥더군요. 수능일 맞죠?

 

참. 오래전이 생각나는군요. 언젠가 말씀드렸나 모르겠는데, 전 무척이나 모범생이었지만 절대 공부를 잘하는 고교생이 아니었어요. 언어와 사회, 국사, 세계사과목에는 굉장히 특화되어 있었지만 나머진 참 천박한 점수였죠.

 

그래도 수능날 도살장끌려가는 기분은 아니었어요. 케세라세라. 이청아가 졸업한 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봤어요. 그땐 이청아가 유명하지 않을때죠. 교문 응원팀에 공교롭게도 담임샘이 와계시더군요. RCY후배들도 나와있었고, 따로 활동하던 동아리 후배들도 나와있었어요. 와. 그 정신없음이라니. 선거유세하는 정치인마냥 마중나온 사람들과 다 악수를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보고 나왔죠. 어떻게 봤는지는 하나도 기억안나요. 아. 하나 있다. 그때당시 전 시험을 보기전에 좌측에 빨간펜, 우측에 컴퓨터펜, 센터에 시험지와 OMR카드를 두고 허이야 허이야하고 치성을 드렸죠. 그냥 얻어걸리는 신 아무한테나 시험좀 잘보게 해달라고요. 근데 그건 수능이 아니라 중간기말 다 해당하는거고. 아무튼. 수험표 뒷장에 답을 깨알같이 적고 나왔어요.

 

그리고 집에 왔어요. 오는길에 동네 작은서점에 갔는데 답지가 안왔더군요. 집에 와서 씻고, 거시기 하고, 거시기한 다음 다음 동네 서점에 갔어요. 6시던가 7시던가. 답안이 나와있었죠. 얼마나 두근거리던지. 집에와서 점수를 체크 했어요. 내 마음을 시커멓게 물드리는 붉은비도 내리고, 포근하게 해주는 빨간 호빵도 있고. 똑같은 붉은색인데 왜 이리 다른지. 이거하나는 있어요. 그해 수능은 기록적이었어요. 어렵건 쉽건, 아무튼 굉장히 기록적인 수능이었다고해요. 호기심반 두려움반으로 진학사라는 인터넷사이트에 당시엔 느려터진 전화모뎀으로 접속을 해서 대략적인 커트라인과 제가 갈 수 있는 대학을 알아봤죠. 기분이 어땠냐고요? 뭐 농반진반으로 우리나라에서 서울대 아니면 다들 중고딩시절을 후회하지 않나요(농담입니다. 네. 그냥 웃자고 하는 얘기에요).

 

선생님들도 진학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진폭이 있다지만 어느정도 지표가 되었던 작년점수에 맞출 수 없었으니까요. 아무튼. 어떤 선생님은 안전빵이라는 이름아래 애들은 점수보다 훨씬 낮은 대학으로 보냈고, 또 어떤 선생님은 모험을 했다가 독박을 썼고, 어떤 선생님은 그냥저냥 보내셨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게 있어요. 그때 다른반에 선생님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학생이 있었죠. 공부 참 열심히한다, 쉬는시간에도 공부한다. 그 친구는 결국 소문과는 별개의 학교를 갔어요. 그런 얘기하면 안되는거 아는데, 애들은 모이면 고놈그거 꼬시고 맛나다라는 얘길했죠. 일종에 뉴제네레이션 열등감이 있었는데 떡밥이 풀리자 사방팔방에서 모여드는 그런거요. 지나고나면 참 웃기고 어리석인 일이죠.

 

고생많으셨어요. 모든 수험생들. 모두 서울대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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