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 영화 속 게임의 핵심 규칙은 이겁니다.


1.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전화가 있다

2. 통화는 언제나 정확하게 20년의 텀으로 진행된다. 한 번 했던 통화보다 더 과거와 연결하는 건 불가능.

3. 고로 과거에서 뭐 하나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면 그걸 수습할 방법은 없다.



근데 그렇다면... 






정말 강력 스포일러니까 주의하세요!!!







이미 박신혜의 아빠를 죽였고. 어린 박신혜를 붙잡아 놓은 상황에서 전종서가 협박의 성과로 증거 인멸까지 성공했다면 어린 박신혜를 살려둘 이유가 뭡니까.

풀어주면 당연히 경찰서로 쪼로록 달려가서 다 신고할 텐데요. 감옥 가는 게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사람 죽이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싸이코패스가 그 상황에서 내릴 판단이라면 단 하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혹시라도 살려뒀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우리의 종서찡은 본인 엄마의 살해와 박신혜 아빠의 살해를 모두 다 은폐하는데 성공한 후 박신혜를 20년동안 그 집에 가둬놓고 무사히 잘 키워낸 거네요. 우왕 굳...;;



그런데 이것까지도 어떻게 해냈다고 칩시다. 알고 보니 종서양에게 타고난 천재적 육아&세뇌 스킬이라도 있었던 거라고 치구요.

근데 결국 지 혼자 시공 변화의 영향력을 사뿐히 초월하는 박신혜양과 그 엄마의 콤비 플레이로 과거에서 일격을 당해버렸잖아요?

이후의 상황을 보면 엄마와 박신혜는 '일단은' 살아난 게 분명하구요. 종서양은 죽지는 않았지만 최소 감옥행이거나 도망자행이었겠죠. 살아난 엄마와 박신혜가 살인 행위에 대한 목격자가 되었을 테니. 게다가 오피샬로 업무 수행차 방문한 경찰까지 죽여 버렸으니 경찰의 타겟 수사를 피할 방법도 없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 다음 날에 다시 미래를 바꿀 수 있었던 거죠? =ㅅ=


일단 엄마가 살아난 순간에 현재의 종서찡은 삭제됐잖아요 분명히? 박신혜 눈앞에서 칼 휘두르다 아주 근사한 타이밍에 증발해버리시지 않았나요.

그렇담 과거의 전종서가 그 전화기를 붙들고 할 수 있는 게 뭐죠. 통화해서 도움 받을 상대가 없는데요.



암튼 뭐 이렇게 말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결말이 싫기도 했구요.

또 그 직전의 장면. 박신혜가 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미소 짓는 장면이 이 영화 속에서 나름 진지하게 다뤄진 드라마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 싫었습니다. 결국 말짱 다 헛짓이 되어버리는 허무한 결말이잖아요.


깔끔하게 잘 마무리 해 놓고 쌩뚱맞게 왜 그런 장면을 넣었는지 모르겠어요.

옛날 B급 호러들의 전통이라도 흉내내보고 싶었을까요.

아님 '함부로 과거를 바꾸지 말라'는 교훈이라도 전해주고 싶었던 걸까요. 어차피 현실에 사는 우리는 그럴 방법도 없는데요.


아무튼 구립니다.

영화 정말 재밌게 보고 마지막 30초 때문에 이렇게 맘 상하니 억울한 기분까지 드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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