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또! 우울해져서 어머니랑 수다를 떨고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좋은 친구 같아서 얘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도 잘해주는 고마운 분입니다.
헌데 늘 그런 분이었냐면 그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오랜 갈등을 겪었죠.
전 굉장히 오랜 시간 어머니가 절 싫어하거나 저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는 권위적이었고 제 사소한 잘못에도 많이 때리셨었으며 사람들이 혹여나 제 칭찬을 할 때 사정없이 깎아내리시기 바빴죠. 겸손함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전 낮은 자존감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전 어머니와 눈도 마주치길 두려워했고 어머니는 시선도 안마주치고 말도 잘 안섞는 제게 약간의 자폐증이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하셨었다 합니다.
그 정도로 모자갈등이 심했었는데...
어머니가 바뀐 데에는 여러요소들이 있습니다.
저도 머리가 굵으면서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도 있고
우선 건강한 신앙을 가지는 데 도움을 준
지혜롭고 선한 목사님이라든지 말이지요.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정병에
심하게 걸려 거식증이 찾아와 주에 1끼?나
먹었을까요. 3일을 굶고도 죽 두 숟갈만
먹으면 몸에서 안받던 날들이 있었어요.
게다가 심장이 엄청나게 아파서 결국 입원해야 했죠...
그렇게 생사?를 오가던 시절에 어머니는
많은 걸 내려놓으시고 그저 제가 건강히
행복하게 살면 그걸로 만족하시겠다고 맘을
정하셨나봐요...
그 뒤로 저희 모자는 급격한 속도로 화해했고
지금은 절친한 친구처럼 허심탄회하게
이런저런 고민과 즐거운 얘기들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전 이렇게 바뀐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해요.
지금은 돈도 제대로 못벌지만
언젠가 제가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어요...그때까지 건강히 오래 사시길...
상황은 많이 다르겠지만 공감이 많이 가요. 소확행인게 엄마랑 수다떨면서 과일먹고 내가 좋아하는 팟캐도 같이 듣고 하는게 요즘 큰 위로거든요.
쉽지 않은 세월이셨을거라고 잘 모르지만 느껴져요. 저랑 엄마는 정말 "전쟁같은 사랑"이었거든요. 수십년동안이요.
어릴 때 엄마한테 받은 학대는 용서를 못하겠다라고 여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아직도 이해 못하는 것도 많지만 그래도 옆에 있어주었던거
결국은 나를 계속 지지해준 것도 엄마였다는걸 깊이 느끼죠. 인간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는 처지도 나이가 가면서 이해가 가구요.
엄마는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니"라고 어제 물으셨는데 "아니요, 엄마는 날 사랑하죠.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500년, 천년 넘은 큰 나무의
깊고 얽히고 설킨 깊고 깊은 나무 뿌리같은 사랑이에요"라고 했어요.
엄마랑 좋은 시간 지금 많이 느끼시고 오래오래 어머니 건강하셔서 더 행복한 모자가 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