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어머니와의 관계

2020.11.26 22:06

forritz 조회 수:632

방금 또! 우울해져서 어머니랑 수다를 떨고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좋은 친구 같아서 얘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도 잘해주는 고마운 분입니다.

헌데 늘 그런 분이었냐면 그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오랜 갈등을 겪었죠.

전 굉장히 오랜 시간 어머니가 절 싫어하거나 저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는 권위적이었고 제 사소한 잘못에도 많이 때리셨었으며 사람들이 혹여나 제 칭찬을 할 때 사정없이 깎아내리시기 바빴죠. 겸손함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전 낮은 자존감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전 어머니와 눈도 마주치길 두려워했고 어머니는 시선도 안마주치고 말도 잘 안섞는 제게 약간의 자폐증이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하셨었다 합니다.

그 정도로 모자갈등이 심했었는데...

어머니가 바뀐 데에는 여러요소들이 있습니다.

저도 머리가 굵으면서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도 있고

우선 건강한 신앙을 가지는 데 도움을 준

지혜롭고 선한 목사님이라든지 말이지요.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정병에

심하게 걸려 거식증이 찾아와 주에 1끼?나

먹었을까요. 3일을 굶고도 죽 두 숟갈만

먹으면 몸에서 안받던 날들이 있었어요.

게다가 심장이 엄청나게 아파서 결국 입원해야 했죠...

그렇게 생사?를 오가던 시절에 어머니는

많은 걸 내려놓으시고 그저 제가 건강히

행복하게 살면 그걸로 만족하시겠다고 맘을

정하셨나봐요...

그 뒤로 저희 모자는 급격한 속도로 화해했고

지금은 절친한 친구처럼 허심탄회하게

이런저런 고민과 즐거운 얘기들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전 이렇게 바뀐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해요.

지금은 돈도 제대로 못벌지만

언젠가 제가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어요...그때까지 건강히 오래 사시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9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8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69
114088 [EBS1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10] underground 2020.11.29 421
114087 좀전에 받은 귀여운 문자 [13] 어디로갈까 2020.11.29 986
114086 [영화바낭] 망한 선택이었던 영화 세 편 - '건우먼', '나이트 플라이어', '세일러복과 기관총: 졸업' [11] 로이배티 2020.11.29 709
114085 [넷플릭스] 저도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7' 추천합니다! [5] S.S.S. 2020.11.29 428
114084 거리두기 일기... [2] 여은성 2020.11.29 383
114083 [영화바낭] 조지 로메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검은 고양이'를 봤습니다 로이배티 2020.11.28 478
114082 요즘 체감하는 명연설 [4] 예상수 2020.11.28 614
114081 아프다면서 글은 줄창 쓰네요. 글로나마 수다본능 폭발 [11] 산호초2010 2020.11.28 519
114080 착한 아이 컴플렉스? [7] forritz 2020.11.28 603
114079 Kbo fa명단 [7] daviddain 2020.11.28 319
114078 "노무현이 없는 노무현의 시대"에 대한 생각 [6] 분홍돼지 2020.11.28 808
114077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 추천합니다 [2] 표정연습 2020.11.28 461
114076 생각나는 대로 ㅡ 맷 보머/이대형 [5] daviddain 2020.11.27 647
114075 [KBS1 독립영화관] 시인의 사랑 [EBS1] 그린 파파야 향기 [16] underground 2020.11.27 410
114074 긴영화 나이브스아웃을 봐도 열시네요 [2] 가끔영화 2020.11.27 351
114073 중국이 헐리우드처럼 되는 걸 꿈꾸나 봅니다. [8] Bigcat 2020.11.27 1130
114072 제가 만난 감사했던 상담 심리사분 [28] 산호초2010 2020.11.27 911
114071 달아오르는 프로야구 FA 시장…하위권 5개팀, 적극적 움직임 [11] daviddain 2020.11.27 352
114070 [영화바낭] 그냥 B급 무비, '엽살경찰' 코델 3부작을 다 봤습니다 [10] 로이배티 2020.11.27 901
114069 [정치바낭] 윤석열의 노림수,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의* [14] 가라 2020.11.27 95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