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길 바라지만, 제 경험담에 따르면 직감도 정확해요. 특히 여자의 직감은. 저는 첫눈에 반했다 그대는~~~으로 시작하는 들으면 헛웃음이 나는 엄청난 고백을 받았는데(실제로 고백전까지 한 달 정도 제가 입었던 옷이나 앉았던 자리, 상황등을 다 기억하더라고요) 진실된 마음보다는 음... 시간이... 자정 넘었네요. ... 자고 싶어서 안달이 난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 뒤로 잘 되서 이러쿵저러쿵하다가 끝났는데, 지나고 보니 확실히 그 인간은 고백 당시에는 저에게 애정이 아니라 성욕을 느끼고 있었어요. 두 개가 섞인게 아니라 그저 후자였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여성분들에 대한 편견입니다만, "여성들은 자신들이 맘먹고 제대로 관찰하면 남자들의 진심을 '반드시' 직감적으로 눈치챌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어떤 면으로는 맞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서 다음의 경우를 보면,
1. 강력한 매력의 남자 2. 크게 관심은 없는 여자에게 반쯤 재미로 대쉬 3. 여자는 물론 강력한 매력에 넘어감 4. 나중에 둘 사이가 안좋아짐 5. 헤어진 후 돌이켜 생각한 바, 여성은 처음부터 그 남자가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뒤늦게 깨닫는다)
라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정신만 차리면 남자들의 진심을 알아차릴 수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실제론 별로 안그래보여요. 그냥 지나고나서 자기위로의 과정에서 생긴 착각인거죠. 같은 이치로 전 여성들이 남자친구 또는 남편이 바람피우는 걸 '직감적으로' 귀신같이 알아차린다는 둥 하는 소리들도 별로 믿지 않죠.
nobody / 저한테 쓰신 댓글은 아니지만 제가 단 댓글의 상황과도 비슷해서... 1-5과정을 공감합니다-만 저는 1-5를 거쳐도 '다음에는 정신 차리고 진심 알아차릴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그런 사람 만나면 쳇바퀴죠; 그렇지만 직감적으로 이 사람이 날 애정/성욕인지는 처음부터 알아요. 자기위로로 하는 생각이 아닙니다. 바람도 마찬가지로 직감으로 알아요. 문제는 알면서도 아니길 바라거나/날 알면서 애정으로 바뀌길 바라면서 질척질척 늪에 빠져든다는거죠.. 그러니까 그냥 그런 장난치는 인간들이 싹 없어졌으면 좋겠음-_-
좀 다른 얘기지만 여자의 직관력은 있기는 해요. 신혼때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거 같은데 전화기록에는 없고 해서 메일 비밀번호를 단 세 번의 try 만에 알아내버렸다는 대단한 직관력의 친구가 있답니다. 메일 내용을 보니 상대는 예전 여친이었고 그 여자가 외국에 살고 있어 만나는 관계는 아니었고 연락만 하는 관계였죠. 남자들은 모르겠지만 이것도 아내 입장에선 외도입니다. 애를 둘씩이나 낳은 지금도 죽을때까지 남편을 믿을 수 없다며 약간의 괴로움을 깔고 살고 있고, 당시에는 남편 싹싹 빌고, 부인이 보는 앞에서 그 메일 계정을 없애버렸습니다. 그런데 모르죠. 연락 하고 있을지.. 아마 안 하겠지만요. 엇,, 또,, 남자 소지품 뒤지고 하는 타입도 아니고, 남자도 그런거 즐기는 사람 아닌데, 어쩌다 좋은일 생겨 딱한번 가서 친구들에게 한턱낸 도우미 나오는 주점 영수증(백만원 넘음)을 남자 주머니에서 발견해버린 여자도 아네요. (이것도 여자 입장에서는 정말 견디기 싫은일..) 평소에 남자 주머니 뒤진 적 한번도 없습니다. 단지, 겨울에 얻어입은 점퍼 주머니에서 그만. 안 보는 게 좋았겠지만요. (처음 얻어입은 거 아닌데, 그날만 주머니에 뭐 있나 보고 싶어서 손 넣어봤대요) 뭐, 그런 소소한 예는 많은 거 같아요..
2. 자기가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는지 아닌지보다 더 중요한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