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해서는 안되는데...ㅜ.ㅠ

2010.11.16 13:43

khm220 조회 수:2495

저희집에 86세 되시는 외할머니가 계세요..

워낙 병치레를 많이 하셔서 현재 건강상태는 아주 안 좋으세요.

그래도 저희들 얼굴은 알아보시는데

워낙 몸이 약하셔서

화장실 가시는 게 거의 불가능하셔서

할머니 방 안에 작은 변기를 놓아 드렸는데 이거 올라가서 앉기도 힘드신 상황이라

기저귀를 채워드리는데,,

워낙 젊었을 때부터 성격이 깔끔하시고 꼬장꼬장하셔서 절대 기저귀에 용변을 안보려고 하세요.

 

밤에 주무실 때

혹시 뭔 일 날까 싶어서

어머니가 할머니 방에서 주무시는데..

 

정말 새벽마다,,,,

어머니와 할머니와 전쟁이 치뤄져요....

 

어머니는 할머니께

기저귀에다 용변 보라고 하시는데

할머니는 잘 움직여 지지도 않는 몸을 이끌고 자꾸 화장실로 가려고 하세요.

그러면 저희 어머니가 할머니를 거의 안다시피 해서 화장실로 모시고 가야만 해요.

꽤 오랫동안 이렇게 해왔는데

저희 어머니도 이제 50대 중반이시다보니 계속 할머니를 안아 옮기고 하시다보니

팔에 무리가 와서 파스를 붙이고 다니시거든요. 통증도 호소하시고요.

 

그래서 할머니가 화장실에 가려고 하면

어머니는

제발 어머니, 기저귀에 보시라고요.. 화장실 가지 마시고..

 

하다하다 못하시면

제발 어머니 저 좀 살려주세요..왜 이렇게 힘들게 만드세요.. 그냥 기저귀에 싸시면 되는데..

이러시고...

 

방 안에 있는 변기에다가 용변 보는 것도 정말 어렵게 어렵게 어머니가 설득하고 해서

최근에서야 방 안에서 볼 수 있게 되셨거든요.

워낙에 깔끔하신 분이라......

 

 

그런 분이시다보니

기저귀에 보는 것은 자신에게 용납이 안되시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계속 화장실에 모셔다 드리면

기저귀에 계속 안 보실꺼라며

어찌해서라도 기저귀에 계속 보게 해야한다고 하시거든요.

거의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시라.......

 

솔직히 저는

딸 입장에서

어머니가 할머니 수발 드시다가

오히려 어머니가 아프실까봐 걱정이에요.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할머니랑 실랑이 하실 때마다

제발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면 좋겠다...저렇게 고통받으며 사시느니 얼른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이런 나쁜 생각도 해요.. 이러면 안되는데...

나도 언젠가는 늙게 될텐데 .,...

 

어머니가 할머니로 인해 마음고생, 몸고생 힘드시니까

할머니도 싫고.....

 

그래도 심각한 치매증상은 아니시기에 이 정도면 양반이다..라고 저희 어머니는 말씀하시지만...

 

에휴,,

병 앞에는 효자없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하는 손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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