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구 앵커 투입이 결과적으로 시청률 상승이라는 효과를 낳았는지 아니면 현장감 있는 날방송 같은 취재 덕분인지는 몰라도 오랜만에 뉴스 보는 맛이 나더군요. 일본에 여행 가서 본 것 중 놀라웠던 게 재래시장이 굉장히 번성했던 건데 우리나라는 몇 년 후면 재래시장 다 없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근처에 재래시장이 있는 동네에서 사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형마트가 3군데 생기면서 여기도 예전같진 않더군요.
일본은 자타가 인정하는 상도덕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 것 같아요. 재래시장의 몰락은 대형마트 탓도 있지만 시장 스스로 아무 노력을 하지 않은 탓도 있다고 생각하네요. 항상 싼 값에 구매할 수 있고 흥정하는 맛이 있다는 걸 내세우는데, 시장에서 싸게 살 수 있는 건 상인들만큼이나 공력 있는 프로 주부님들이고 저처럼 어리버리한 아마추어가 갔다가는 싸게 사긴 커녕 바가지 쓰기 일쑤죠. 싸게 주는 척하면서 경험치 높은 소비자는 사 가지 않을 안 좋은 물건 선심쓰듯 담아주는 일도 흔하구요. 그러다보면 점점 더 마트에 가게 되고... 용산 전자 상가가 점점 던전화;되며 황폐해진 거랑 비슷한 거 아닌가 합니다. 동대문도 그렇구요... 동대문 옷 상인들 장사 안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동대문 가면 무서울 때가 많아요.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결과적으로 손해인줄 모르는 구매자들과 대형마트가 어떤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모르는 상인들과의 시너지-_-; 효과라고 봅니다. 열심히 장사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무밍님이 예로 드신 용산과 동대문, 알 만하죠. 환불/교환은 애초에 바라지도 못하고 옷을 입어보지도 못하게 하는 상점 vs 유니클로라면 -_-;;
반면에, 이전에 이마트 피자 논쟁이 일었을 때 대략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장사하기 좋은 종목은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먹거리 따위 등이다. 왜냐하면 양 많고 값 싸게 하면 당장 그 이익에 눈이 멀어 자신의 소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모르고 달려들어 구매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글귀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그대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면 당장 얻을 수 있는 차익이 어떤 구조에서 발생하는 것인지 구매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