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별로 보고싶은 영화는 아니었는데,

혹평일색이라면 그러려니 넘기겠지만 괜찮다는 글도 있길래 오전에 시간도 뜨고 해서 보고 왔어요.

 

보고난 감상은... 그냥 지루해요;

몇몇개의 액션시퀀스만 구상해놓은 다음에 나머지는 여기저기서 클리셰를 끌어모아서 짜집기한 듯한 느낌이에요.

총알 뽑는 장면이 나올땐 "어 그래 총알 뽑는 신도 한번쯤 나올 때가 되었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

뭐 클리셰 범벅인 것만으로 뭐라고 할 생각은 없어요. 익숙한 설정만으로도 잘 버무리면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근데 이 영화를 보면 그렇게 익숙한 설정을 갖다 쓰면서도 장면이나 사건 사이의 필연성을 별로 생각하지 않은 듯 하더군요; 보면서 "응 저기서 쟤는 왜?"하는 장면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특히 그 악당캐릭터가 동생을 건드리면 여자아이 눈을 뽑아버린다고 경고하는데 그럴테면 그래봐라~는 식으로 동생 비명소리 들려주고 전화기 던져버리는 데에는 제가 다 안타까울 정도;;;  설마 진짜 뽑기야 하겠어 뭐 이런 생각을 한건가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아저씨"와 여자아이 사이의 관계는 그냥 설정만 던져주더군요.

건질만한 감정선이 하나도 없게 만들어버리면 애써 만든 액션장면에도 그닥 감정이입을 할 수 없게 되잖아요.

레옹이든 맨온파이어든 비슷비슷한 영화들을 돌이켜봐도 이렇게까지 중요캐릭터 사이의 관계 묘사가 피상적이고 부실한 경우는 못본 것 같네요;

 

그리고 듀나님이 지적하신 그 부분도 몹시 신경쓰이더군요.

나름 최고 고수들끼리 대결하는 클라이맥스라고 만들어놓은 부분일텐데 몰입이 안될 정도;

쌩뚱맞은 고어신 하며, 그 상황에서 그 눈이 아이의 거라고 생각하는 관객이 어디있겠어요; (스포일러 같아서 흰색 처리)

 

이런 식으로 허무하다보니 마지막에서 잘근잘근 씹어먹겠다고 말만 그럴싸하게 하고 그냥 총알하나 박아버리는 걸로 (이것도 나름;; 스포일러 같아서 흰색 처리)끝나버린건 (그러려니 하게 되더군요.

 

남은건 머리깎는 원빈의 프리티 페이스와 빛나는 복근

나름 몸을 던져 연기한 것 같은 액션신들.

 

BUT 기껏 그런걸 감상하기엔 8000원이 좀 아까운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58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46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677
113849 미 대선 중간집계 결과, 트럼프 유력? [40] MELM 2020.11.04 1535
113848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스포약간) [1] 예상수 2020.11.04 472
113847 서울 시장 후보군 [17] 칼리토 2020.11.04 1110
113846 치간칫솔 쓰시는 분 계신가요? [4] forritz 2020.11.04 791
113845 닉 바꿨습니다. [9] forritz 2020.11.03 881
113844 위플래시를 다시 보고 든 생각. 스포일러. [1] 하워드휴즈 2020.11.03 541
113843 보랏의 속편을 2분 33초 보고 씁니다. (스포있음) [6] Lunagazer 2020.11.03 567
113842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본격 뉴요커 로맨스 앤솔로지 '모던 러브'를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20.11.03 583
113841 머저리 군을 기다리며 (삼시충 이야기) [11] 어디로갈까 2020.11.03 634
113840 날씨가 엄청 추워졌어요 [8] 異人 2020.11.03 564
113839 과거와 현재의 쪽팔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1] 예상수 2020.11.03 425
113838 둠 패트롤/왓치맨 [7] daviddain 2020.11.03 503
113837 토티,코로나 양성 [2] daviddain 2020.11.03 547
113836 미 대선 D-1 [2] theforce 2020.11.02 696
113835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 조성용 2020.11.02 746
113834 마틴 에덴 보신 분 계신가요(스포) [1] Gervais 2020.11.02 383
113833 낙엽지는 날 [3] Sonny 2020.11.02 454
113832 [정치바낭] 윤석열 허망론... 과연? [10] 가라 2020.11.02 894
113831 코미디언 박지선 모친과 함께 사망.. [28] tomof 2020.11.02 2624
113830 날 위해 슬퍼해줄래? [4] 가을+방학 2020.11.02 60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