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희의 영화!!!!!

2010.09.13 20:59

taijae 조회 수:4101

홍느님의 11번째 장편영화 [옥희의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물론 영화가 끝난 직후 소주 2병을 가볍게 마시고 들어왔지요...


사실 씨네21의 설레발(?)을 보면서 조금 경계를 하고 봤어요. 정한석 기자의 리뷰를 보지는 않고, 그냥 대충 훓어 보는데 프랙탈 이미지고 나오고 어쩌고 저쩌고...


옥희의 영화, 전 그냥 홍느님한테 무릎을 꿇고 왔습니다.


이 영화가 걸작인지 수작인지 명작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영화를 본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영화에 대해 사유하기 보다는 마음으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그냥.. 너무 좋아요.


저에게 이 영화는 올해 나온 모든 영화들중 가장 로맨틱하고 유머러스하고 지적이고 경쾌하고 사랑스럽고 위대한...그냥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되는 그런 영화였어요.


무엇보다 이 영화는 홍상수 영화에 나온 주인공들 중 가장 젊은 친구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인데요, 


또 그들의 직업이 영화과 학생이다보니 개인적으로 어떤 순간들은 그냥 숨이 멎을듯이 좋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한 해에 2편이나 보게 되서 영광입니다"라는 말로 질문을 시작하려다가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한 해에 2편이나 보게 되서... 감사(?) 합니다"라며 횡설수설 했어요 ㅎ


어쨌든, 기자간담회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이 영화의 제작비가 2,000만원이라는 것!(35mm 필름으로 컨버팅 하는데 3,000만원이 더 들었지만)


스태프는 4명이었고 촬영회차는 13회에 불과한 영화지요. (이건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정말 충격적입니다)


참고로, 밤과 낮은 5억 하하하는 1억이 들었다고 합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동시대에 개봉작으로 본다는 사실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


저는 고다르도 필요 없고 히치콕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홍상수의 영화를 개봉작으로 볼수 있다는 것이 2010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몇 안되는 특혜중에 하나랄까요.


ps. 이선균은 제 친구와 너무 느낌이 비슷해서 놀랬고, 아시겠지만 정유미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놀랬습니다. 문성근은 문성근이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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