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배티님 리뷰나 각 커뮤니티에서의 찬사를 보고도 사실 그리 볼 생각이 들지 않는 시리즈였습니다만. 체스 잘 알지도 못하고, 스포츠물에 큰 관심도 없고, 안야 테일러 조이 팬도 아니고, 틴 에이저 주인공은 심드렁하고, 착하기만한 전개에 흥미가 생기지도 않고 등등. 


그런데 꽤 잘 만들었네요!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 있을 법한 사건, 사고나 갈등이 없다는 게 뭔가 클리셰 파괴로 느껴질 정도로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주인공이 고아원엘 간다고? >>> 열악한 고아원 시설과 더불어 주인공을 괴롭히는 원생들이나 원장, 그딴 거 없음. 

-열댓살이나 먹은 주인공이 입양되었다고? >>> 양부라는 잉간이 나쁜 짓하면 어쩌지? 양모가 본인의 신경증을 양딸에게 퍼부어대며 구박이나 하지 않을까? 노노~

-계속 연락을 해대며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남자가 있다고? >>> 스토킹이나 기타 뭐시기한 짓을 하면 어쩌지? 됐다고, 하고 싶으면 내가 한다고! 


이밖에도 많아요. 또, '여성' 주인공과 이에 관한 드라마의 화법이 '에놀라 홈즈'와 정 반대입니다. 에놀라 홈즈는 너무 직설적이어서 주인공이 직접 건네는 말걸기가 촌스럽고 오글거려 보기가 좀;;; 캐릭터를 진짜 잘 만들었고, 안야 테일러 조이도 이에 너무 잘 어울려요. (이런 표현을 쓰기가 왠지 조심스러웠지만 듀나님도 썼으니 고백하자면) 배우의 외계인스런 외모가 약간 4차원 마이웨이 캐릭터에 아주 잘 매치가 되더라구요. 안야말고도 다른 세계 외모같은 배우들이 몇 있죠. 언뜻 떠오르기로는 알리타 배틀엔젤의 로사 살라자르라든가 한국 배우로는 이나영이... 과거 영화화 캐스팅 목록에 있었다던 엘렌 페이지가 주인공이었다면 연기력에야 이견은 없지만 중독에서 좀체로 헤어나지 못하면서 패션을 사랑하는 내멋대로 천재 이미지가 잘 살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페이지는 좀 어두우면서 똘똘한 이미지라. 


<체스 천재 일진 3줄 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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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가 꽤 빠른 편입니다. 욕심을 부리려고 했다면 중간중간 활용할만한 뻔한 드라마적 요소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런 걸 다 걷어내고 주인공의 내면과 승부에만 집중합니다. 그런 점에서 에피소드 길이는 딱 알맞다고 느꼈어요. 정해진 에피소드 수를 채우지 않아도 된다는 게 OTT의 장점이란 생각도 들었구요. 하여간 주조연 연기뿐 아니라 체스를 알면 더 재밌을테고, 체스를 몰라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연출이 훌륭합니다. 음악 활용도 좋네요. 거기다 화면빨도 좋아서 눈도 즐거워요. 60년대 패션은 사랑입니다! 집들 인테리어도 왤케 이쁜지!!


<선호하는 아름다운 인테리어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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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칼라 등 제가 좋아하는 색감이라. 

암튼, 후반부에 들어서 러시아에 대한 호감이 저도 1 상승하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장면에서 좀 실소.. 


<스타워즈 프리퀄만도 못한 러시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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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것 같은데.... 확 눈에 띨 정도로 너무함. 뭐, 사소한 거긴 하지만요. 


토마스 브로디 쌩스터. 딱히 팬은 아닌데 이 배우가 서른 살이나 됐다는 데 놀랐... 얼굴이 너무 작고 동안이라 역할이 제한적이었을 것 같은데 조연에 불과하긴 해도 본인이 꽤 즐기며 캐릭터를 연기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네요. 애기 얼굴에 콧수염 갖다 붙인 그 이질감이 캐릭터에 묘하게 어울리기도 했구요. 향후 코미디에 나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얘 어뜨케 정신 차리려나? 걱정되던 게, 그 각성의 계기가 꽤 설득력있었습니다.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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