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무언가 큰 일을 준비하던게 끝나서, 1~2주 가량 굉장히 나태하게 지냈습니다.

기분 탓인지 몰라도 그러기 시작하니 강아지가 제게 점점 주인 대접을 안해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일을 (재택근무) 하다가 강아지가 누워있는 침대로 가면, 반색하면서 좋아하고 앵기곤 했는데

거의 한나절정도를 같은 침대 위에서 뒹굴다보니까 제가 만지는 것이든 뽀뽀하는 것이든 확실히 좀 귀찮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럴만도 하지요. 낮 내내 혼자서 차지하고 있던 침대에 큰 몸뚱아리 하나가 들어와 노상 부대끼니 거추장스럽겠지요. 


시간이 남아도는 와중에 무기력증도 찾아와서 

적어도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시켰던 산책의 횟수가 급격히 줄었어요. 

그게 결정적이었던 것 같은데, 산책을 안나간지 4-5일 정도가 되어가자 강아지 눈빛이 변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쯤에는 언제나 있던 제 방을 나가서 아예 문쪽에 자리를 잡더라구요. 


그리고 오늘 방청소를 했습니다. 

개털 + 쌓인 먼지 때문에 컴퓨터가 살짝 맛이가서 도저히 일을 못하겠어서요. 모처럼 여기저기 들어내어 청소기도 돌리고

러그도 빨고 그러는데 강아지가 계속 제 뒤를 졸졸 따라다니더군요. 

이것도 제 기분 탓이지만 계속 해서 큰 물건을 옮기고, 청소도구를 다루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주인이 뭔가 크고! 힘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만져도 좀 덜 귀찮아하는 느낌이에요.  내친김에 목욕도 시키고 산책도 좀 멀리 다녀왔어요. 

낮잠자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뭔가 흐뭇한 느낌이라 듀게에 글을 쓰고 싶었어요. 

생물을 키운다는건 참 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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