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30 15:47
40대가 되면서 내 나이를 정확하게 기억도 잘 못하겠더라구요?
내가 42살인가? 43살인가??????? 뭐지? 뭐지? 아닐꺼야!!!!!
내가 40대라니, 아니야, 아니야. 그럴 수 없어!!!!
그러다가 더 세월이 흐르고 뭐야????? 이제 곧 50대가 되겠네.
곧이라 함은 내일 모레가 50살은 아니지만 어영부영 살아도 시간이
참 느리게 가는것같던 20,30대와 달리 나이가 들면서
세월의 가속도가 붙더군요.
사람 참 이상하죠. 당연히 나이먹는걸 받아들일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물론 엄정화 언니나 김혜수 언니같은 분을 보면 그래, 저 나이에도
저렇게 멋있잖아. 그러나 그들은 슈퍼스타 연예인인 것을.
40대가 넘으면서 마을버스 낮은 계단도 힘겹게 오르시는 길거리를
걷는 것도 힘에 부치면서 간신히 걸어다니는 노인분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더군요.
참 웃기지 않아요. 노인분들의 "너네도 다 늙어 이놈들아" 이런 말은
그냥 꼰대의 잔소리인줄 알았는데 너무 당연한 그 얘기가 20대 아니
30대만 해도 나에게는 늙음이란 오지 않는 세월처럼 비현실적인거에요.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참 싫어하는 소설 "은교"지만 이 대사는 지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은 아니겠지만 하루하루 늙어간다는 것은 참 잔인한거에요.
어릴 때는 몰랐죠. 하루하루 늙어간다는 것이 뭐라는 것을, 평생 안찔거같은 뱃살이 나와서
옷을 다 바꿔야 하게 되고 내장들의 모든 기능이 조금씩 조금씩 저하되고 체력도 떨어져서
운동도 무리수를 두면 안되고.
젊었을 때처럼 이제는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서 맥주캔을 마셔도 처량해보이지 않고
사랑노래를 음치처럼 불러도 귀엽게 보이던 그런 젊음은 과거에 빛나는거죠.
뭐, 저도 한겨울이라도 내가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서 맥주캔 따서 마실 수는 있어요.
음,,,,,,,일단 저녁에 대학로까지 나가는 것도 귀찮고, 저녁에는 집 밖에 슈퍼마켓나가는 것도
귀찮아 죽겠구만 무슨 청승으로 혼자 앉아서 맥주캔을 마로니에 공원에서 마셔요.
나와 같이 술마시던 그들은 다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나이가 들면 50대가 되고 60대, 70대가 되도 난 열정을 불태우면서 살꺼야", 라는 자신감은
"그냥 니 두 다리로 지금 길거리를 걸어다니고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는 걸 감사해라
언젠가는 니 두 다리로 걷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날이 올 수 있다는걸 넌 알았니?"
사회 경제적인 얘기까지하면 한도 끝도 없는데 40대 넘어가면 남자든 여자든 이제는 사회에서
또 밀려나는걸 경험하게 되고 다시 이직을 하든 뭔가 진로 변경을 하든
인간수명이 늘어난 것에 비해서 역시나 사회에서 유용한 젊은 인력은 20,30대 한정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나보다 훨~씬 사회 경제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조차 중년의 위기 속에 흔들리더라구요.
반박하고 싶은 분들 많으실거에요. 반박하실 수 있는 분들이 부럽기도 하구요.
2020.11.30 16:43
2020.11.30 20:17
이런 잔인한 말을 용서하세요. 오는데는 순서가 있어도 가는데 순서있나요. 그리고 결국 사람은 다 죽는거죠.
"니들도 금방 죽어"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일갈일 수도 있음이죠.
2020.11.30 16:56
서류를 쓸때... "가만 내가 몇살이지? 내가 **살때 아이가 태어났고, 아이가 *살이니까 내가 **살이네?' 하고 충격 받습니다.
저희 아이는 자기 어른 되면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된다는 말에 충격 받고 울더군요.
2020.11.30 20:16
아이들은, 저야 애가 없어서 남의 집 애들은 참 볼때마다 쑥쑥 커있어서 벌써 학교를 가???? 그러는데
부모님들은 아이들 나이로 본인 나이를 알 수 있게 되는군요. 충격까지;;;;;;;;
자녀분이 굉장히 현실감이 있네요. 전 그런 얘기들으면서 어른이 되면 자유롭고 좋을꺼야,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빨리 세월아 가라~~~~ 그런 어린아이였죠.
2020.12.01 15:58
2020.11.30 18:05
20대 후반 때 문득 든 생각이
'난 30, 40대에 멋지긴 힘들 것 같으니 50, 60대에 미노년이 되어야지' 였었어요
ㅎㅎㅎㅎ
곱게 늙으려구요
2020.11.30 20:19
그런 마음이 부럽네요. 미노년을 꿈꾸시다니!!!!!! 미노년으로 각광받으시기를^^
2020.11.30 19:50
나이와 같은 (가)속도로 세월이 흐른다고 하죠...
이말에 완전 공감하죠,,, 공감하는 정도가 많을수록 늙은 거겠죠?!
후,,,,
왜, 나는 10대 후반부터,, '내가 이러기엔 나이가 많어,,,' 라고 생각했을까요?
2020.11.30 20:25
10대에도 난 중3인데, 고3인데 이제는 인생의 무게만큼 무게잡고 살 나이인줄 알았죠.
그러게요. 왜 난 34살에 내 나이를 한탄했을까요. "이 나이는 연애하기엔 너무 늙었어."
50대가 되면 40대가 얼마나 젊었는지 내 어리석음에 그저 웃겠지요.
2020.12.01 16:01
2020.12.01 16:37
고궁이나 공원만 다녀도 50대에 열정을 불사르시면서 사랑도 나누고 우정도 나누고 물론 고궁에서도 전화로 딸이랑 열정적으로 싸우는 분도 봤지만 그것도 에너지 잖아요.
산으로 들로, 바다로, 그리고 여행이 자유로울 때는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50대 이후의 분들이 많은데요. 세계 거의 각국에 다 있는 듯해요.
제가 아는 분들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러시아로 친목여행도 떠나셨었어요. 비행기도 아니고. 열차를 타고 그 분들 평균 연령이 60대가 훨씬 넘죠.
이야기하다보니 그래, 다리 힘이 없는 분들도 얼마나 거리에 많이 나와서 온 도시를 걸어다니시는지를 떠올려라 방구석을 탈출해라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2020.11.30 19:55
2020.11.30 20:23
저의 꿈도 늘 무병단수죠. 건강하게 장수하면 좋겠지만 눈돌아가게 변하는 세상 적응도 힘들고
무병단수만이 희망인데 하늘이 허락을 할른지. 인명은 재천ㅠ.ㅠ
2020.11.30 20:55
무병이면 장수할 만하지 않을까요?
히키코모리...하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며 살면되니까요...
노령연금으로 집에서 영화보면서, 듀게에서 댓글놀이하면서요..
2020.12.01 09:42
무병 + 경제적인 여유 넘쳐나면 장수????? 하여간 건강한 육체 + 경제적인 여유까지 있어야
오래 살아도 놀거리가 많죠. 아,,,,,,,, 올해 아직 만 1년도 안되는데 집에서 혼자놀기 + 온라인 댓글놀이는
갑갑해서 죽겠어요. 하긴 80대에 안좋은 건강 상태에도 남의 집 모과딴다고 나무를 기어오르시겠다는
양반도 있으시고 하시니;;;;; 부럽더라구요. 원래 그러면 안되는거 아는데도.
2020.12.01 15:56
2020.12.01 16:04
네, 저는 팔팔한거 같아요. 생각은!!!!!! 최소한 지금도 돌아다니고 싶은 곳이 서울 포함 3~4곳이 있고 50대 되기 전에 세상이 어찌될지 모르지만
스페인도 한번은 더 가야하거든요. 아니, 해외는 아니더라도 동해 바다에라도 가야죠.
하다못해 코로나때문에 지지부진한 전시회라도 예전의 퀄리티가 나오면 예술의 전당이든 어디든 전시회 찾아다니기 바빴을거에요.
망할 꼬리뼈!!!!! 얼마 전에 교통사고로 전신 부상을 입어서 척추수술받고 장기입원하면서 엄마랑 싸우는 사연을 들으면서
꼬리뼈 타박상 따위는 고통도 아니야, 세상엔 너보다 아픈 사람이 더 많다는걸 기억해라, 그러긴 했지만 이 말들으니까 더 나가고 싶군요.
2020.12.01 11:09
50대가 되면 지금 느끼시는 것보다 훨씬 크게 느끼실 겁니다. 40대 때에는 내 몸도 날라다녔네..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적어질 때부터 내리막이기는 하니까요..
2020.12.01 16:00
50대에 맞춰서 건강관리 정말 철저히 해야할텐데요. 50대가 40대보다는 인생이 나아져야 할텐데 인생이 다운 다운 다운되는 속도로 간다면 정말 살 맛 안나는 듯.
하긴 쉽지가 않죠. 40대만 되도 노화에 대해서 이렇게 민감해지는데 50대면 장난 아니겠죠. 살아갈 날들이 적어지는건 좋은데 인생의 내리막길로 30~40년 살아야
한다면 그건 지옥이죠.
2020.12.02 01:30
늙어갈 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느낌적 느낌의 이유가 있대요. 오래전에 읽은 거라 정확한 용어와 개념은 잘 기억 안나요.
대충 뇌의 기능이 퇴화되어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뭐 그런거라나? 24f/s 였던 것이 12f/s 가 되는 뭐 그런거라나?
매 순간 자신도 모르게 스킵 스킵.... 그러니 순간 순간은 잘 몰라도 지나고 난 시간들은 뭔가 구멍이 숭숭.... 스펀지 같아지죠. 스펀지를 누르면 1/10로 쪼그라들듯이 지나간 일주일이 하루처럼 느껴지는거죠. 지금 이 세계가 그렇게 구멍 숭숭 뚫린 늙은이들이 지배하고 이끄는대로 굴러간다는게 제일 끔찍.
2020.12.04 23:20
그런 무서운 이유까지 있나요. 뭐라고 하더라? 저도 언젠가는 그런 구멍 뚫린 늙은이들이 될텐데요. 살아있다면요.
나이가 들면 그 날이 그 날같고 매일이 비슷해서 젊을때만큼 기억에 남지도 않고
비슷비슷하게 흘러가기때문에 덜 인상적이고 시간도 빨리 가는 것 같고 그렇다는거에요. 그냥 무감동한 일상의 나날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