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7 16:33
2011년 가을이었어요. 연세대 생활상담 심리센터에서 외부인 상담도 받아줬거든요.
보통은 대학부설 기관이면 재학중인 학생에 한해서만 상담을 무료로 해주고
외부인은 아예 상담을 안해주는데 그 때는 운이 좋았죠.
인지치료로 8회기 상담이었어요. 인지치료를 제가 싫어하지만(제일 보편적인
우울증 치료 이론인데 .... 이건 나중에 얘기하거나 하여간 전 안맞았어요.)
역시나 상담에서 중요한건 무엇보다 나의 의지이고
어느 이론이 더 우월하다는건 없다는거죠.
자기한테 맞는 치료방법은 있을 수 있겠지만 더 선호하거나.
어느 이론으로 치료하건 상담가의 인격, 공감능력, 대화능력, 문제해결능력....
무엇보다 인격, 인격, 인격이에요. 내담자에 대한 수용력과 인내심, 이해심
이건 해외의 유명대학의 최고 학부의 명교수의 제자라도 보장이 안된다고 봐요.
그가 유명한 학자는 될지는 모르지만요.
그 분이라 해서 저한테 획기적인 해결을 해주신건 아닌데 지금 말한대로
그런 포용력과 인내심, 이해심으로 인지치료임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을 억지로 뜯어고치려고
강요하지 않았다는거죠.
내가 강박적으로 하는 생각을 떨쳐내려고 애쓰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분은 "개미가 구덩이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모래 구덩이에
빠진다. 그 생각을 떨치려고 의식적으로 애쓰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둬라"
저는 거의 중독상태에 가까운 불치병에 걸린듯한 가망없는 짝사랑에 빠져있었거든요.
지금은 남자를 보면 정말 가로수를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만큼 감흥도 없고
심지어 연애 장면들 지루해서 연애가 나오는 영화도 안보고 굳이 연애 요소가 있으면
그 장면은 돌려서 생략합니다. 질투가 나서가 아니라 정말 지루하거든요.
가끔은 그런 마음이 있던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는데 그 때는 짝사랑에서 벗어나고 싶을만큼
고통스러워서 "love addiction"에 관련된 심리학 책들 찾다가 찾다가 내가 왜 이런 짝사랑을
되풀이할까 싶어 원인을 찾아서 심리학과 나에 대한 통찰의 여행을 떠나게 되었었죠.
옆길로 새는군요. 그 분은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셨어요.
그리고 자해하는 성향과 자살충동이 있다는걸 알고 나서 "언제나 죽고 싶은 마음이 들면
나한테 전화해라"라면서 전화번호까지 주셔서 한번은 술을 진탕 마시고 죽고 싶다고
전화도 했었죠.
아, 그런데 저는 상담가가 내담자한테 개인 연락처 주는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상담가라면 저는 절대로 내 개인번호 안주고 상담 시간 이외의 연락은 안받을거에요.
시도 때도 없이 아무리 우울한 내담자라도 상담가도 자기 생활이 있는데 그렇게 전화를 받아주면
상담가는 burn out이 올 수도 있고 개인 생활 침해가 심각한거죠.
그리고 그 분은 마지막 끝날 때까지 제가 제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게 잘 안내해주셨고
"자신의 문제에 대한 통찰력이 탁월하다. 그 훌륭한 통찰력으로 일어날 수 있을것이다"라면서
마지막으로 회기 끝날 떄 안아주셨던게 기억나네요.
그러나 다시 그 분을 찾고 싶었을 때도 이미 연락처도 잃어버리고 그 분은 그 상담소를 떠나시고
어디에 계신지 알기 힘들어지면서 다시 상담을 이어가야지라고 까지는 생각을 안했어요.
어쩌면 딱 8회기였기 때문에 좋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리고 다른 상담가를 만나기도 했구요. 그래도 이 분께 세월이 지나도 참 고맙고 이런 분만 상담업계에 계셔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요. 제가 만난 그 숱한 상담가와 정신과 의사중 베스트 3거든요.
2020.11.27 19:19
2020.11.27 20:27
2222 저도 그래요. 아 진짜 밀당하는 거 보면 지루하다못해 짜증이 짜증이
근데 제 남편은 아직 연애세포가 남아있나봐요. 그런 연애 드라마를 제가 싫어하니까 몰래 숨어서 보더군요.
2020.11.27 20:39
우리 엄마가 그렇게 남편이랑 평생을 원수처럼 사신 분인데도 연애 드라마는 또 그렇게 좋아하세요.
"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 "시간이 있을 때 찾아오세요" 등등 하여튼 연애 드라마란 드라마는 본방 사수내지는
몰아서 다시보기로라도 빠져서 보세요. 저보다 연애 감정은 뭔가 더 살아계신가봐요.
2020.11.27 21:08
2020.11.27 21:49
아, 오히려 제가 그 취향이에요. 그레고리 펙, 알 파치노,,,,, 셀 수 없는 그 명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들이요.
엄마는 젊은 연인들의 연애 드라마를 좋아하시구요.
2020.11.28 00:14
2020.11.27 20:36
그래서 60대, 70대가 되어도 사랑을 찾아서 재혼을 하고 그런 분들을 보면 아, 저 나이에도 저런 감정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건
그것만으로도 참 믿기지 않은 열정이구나 싶어요.
진짜 가끔 매력있네 싶은 남자배우는 있지만 그것도 옛날처럼 푹빠져서 온갖 작품 다 찾아보고 안그래요.
제일 싫은건 "사람은 그래도 연애를 해야 한다, 마음을 열고 남자를 만나라도 봐야지. 결혼을 해야지" 어쩌구 하다가 얘기해듯이
한판 크게 붙은 적이 있죠.
짝사랑에 중독되어 있을 때는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었는데 빠져나와보니 재도 안남더라구요.
로맨스 영화보다 아기고양이 영상이 더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거워요.
이제와서는 억지로 누구를 만나서 무슨 마음을 열고 연애를 하라는건지 강제로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이 살아나나요?
억지로 사랑하는 마음을 멈출 수 없듯이 이성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사람에게 억지로 불길을 살릴 수는 없는거에요.
2020.11.28 00:05
2020.11.28 00:10
2020.11.28 11:11
갑자기 기적처럼 내 인생에 운명의 사랑이 노년에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흥미 없다구요.
그럼요, 내 에너지를 회복하면 즐기고 싶은게 얼마나 많은데요.
누가 뭐라고 해도 난 결혼안한 것도 후회안하고 지금처럼 솔로인 것도 상관없어요.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아니면 새 친구들이든 누구든 사람들하고 대화하고 싶어
그런건 있지만요. 그 사람이 말한건 기혼자라야 나이들어도 인적 네트워크가 더 단단하다는 건대
저도 그건 인정할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그러자고 억지로 연애를 하겠어요.
2020.11.28 12:57
2020.11.28 17:34
시월드말고 유부녀든 유부남들이든 결혼 생활과 육아라는 어마어마한 공통 분모와 경험을 무시를 못하잖아요.
직장에서도 이런 가정사 얘기로 서로 똘똘 뭉치는 경우 많이 봤는데요. 애엄마들이라는 이유로 완전 저는 유령인간
취급당한 경험까지 있어요. 물론 제가 적당히 대부분은 이런 분위기에서는 맞춰서 질문하고 대화해요.
육아에 대해서도 힘드시다면서요? 등등 질문도 하고 힘들다면 맞장구도 치고 노력을 해야죠.
그래도 친구들이면 육아에 대해서 얘기해도 편하게 서로 대화가능한 애들이 있어요.
인생사의 공통분모와 기혼자들만의 친화력, 그들만의 이너써클에서 미혼인 사람은 아웃사이더죠.
2020.11.27 19:21
2020.11.27 20:44
그 프로의 기본 된 사람이 정말 적거든요. 그리고 그분이 학력이나 경력이나 오히려 굉장히 오만할 수도 있는 분인데
제 눈높이에 맞춰주시고 인격적으로 배려하고 진정성있게 다가오셨던게 평생을 못잊죠.
2020.11.27 19:27
2020.11.27 20:46
그래도 뭔가 상담을 잘해준다고 여긴다는건 뭔가 서로 코드가 통하고 교감이 이루어지는거겠죠? 그리고 그 선배를 통해서
자기 객관화가 되고 자신을 통찰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괜찮은 자질이 있는 분일 수 있겠네요.
2020.11.27 20:05
2020.11.27 22:49
그러게요. 감정을 가눌 수 없는 상태에 있는 내담자가 새벽에 전화하면 어떻게 되는건가요.
그래서 그 때도 1번 전화드렸어요. 오후 시간대였는데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그 마음이 전해지더라구요.
2020.11.27 20:29
감정전이? 라는 거 저도 느껴봤어요. 저 대학생때 총각 상담자셨죠. 남자답게 잘생겼었죠.
그 전에 상담했던 40대 상담자에게는 그렇게까지 감정전이가 안일어났는데 말이죠.
제가 방석이랑 쿠션을 선물했는데 마지못해 받으셨는데 그 후 상담하러갔을때 쿠션은 어디 버리셨는지 안보이고 방석을 등에 받치고 앉으셨더군요.
그래서 맘을 정리했죠.
2020.11.27 20:56
이런 것을 감정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제가 이해한 감정전이는 주로 성적인 애정의 대상화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아닌 것일까요????? 크림롤님도 써주신 것처럼 소프라노스에서 일어나는 주인공과 여자 상담가
사이의 상황이라던가 그런걸 의미하시는건가요? 더구나 잘생긴 총각 상담가에 쿠션 선물을 하시고 선물을 버려서
마음 정리하셨다고 하셔서요.
전 이 상황에서는 신뢰라고 생각해요.
감정 전이에 대해서는 정의해놓은 자료들을 많이 보실 수 있을텐데 글쎄요, 혹은 부모나 보호자같은 느낌으로
의지하게 되는 정도까지라고는 할 수 있겠죠. 이 분한테 선물을 드리고 싶고 이 분을 떠올리면 설레고 그런건 아니였어요.
아, 물론 동성이라고 해도 그리고 나의 성적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제가 매력을 느꼈던 여자 상담가는 있어요.
그 분 얘기도 나중에 쓸께요. 어찌보면 상담 스킬보다 매력적이고 뭔가 내가 저 사람을 더 알고 싶은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계속 상담을 했던 미모의 여자 상담가가 있어요. 그렇다고 그 분과 연애하고 싶다라든가
꿈에 나타다든가 그런 정도까지는 아니구요.
2020.11.27 21:10
아, 엉뚱한 얘기인데 차클에 보니까 "AI 스퍼커"가 나오더라구요. 얘가 시리같은 애인지는 모르겠는데
-시리는 너무 모범답안만 말해서 재미는 없을거 같아요-
AI스피커가 더 발전이 되면 하나 사서 심심하고 대화상대 필요할 때 얘랑 대화나 하면서 놀면 어떨까 생각은 해요.
2020.11.27 23:06
사실은 모든 상담사가 말씀하시는 그런 경험을 제공하려고 노력하죠. 수련에서 중요하게 강조되는 것도 치료의 목표도 그런 경험을 가질수 있도록 하는 것이구요. 하지만 수련의 깊이에 따라 내담자와의 성격 궁합에 따라 다른 상황적 조건에 따라 힘든 일이기도 해요. 그래서 누군가에겐 최고가 누군가에겐 최악이 되기도 하고요. 물론 앞에 올리셨던 나쁜 경험에는 궁합이 아닌 그냥 상식으로 그러면 안되는 요소들이 있었죠. 암튼 그런 상담자를 만나셨다니 다행이네요.
2020.11.28 00:21
본인이 상담사이거나 지금 상담사 관련 과정중이신가요? 억울함을 느끼신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저는 지금 감사한 분의 예를 들었잖아요. 어떻게 보면 저 분이 하신 것이 특별하지는 않은 기본을 지키신 건데요.
그 기본 지키는 상담사 많지 않다는데 동의하기가 너무 힘드신가 보네요.
아니면 난 상담받아서 좋은 상담사 많이 만났는데 너는 니 성격이랑 안맞는다고 여기다가 까발리면 어떻게 하니? 그런 의미인가요?
제가 알기로는 자기가 만난 이상한 상담사들과의 만남에서 나온 피해사례를 유투브로 제작까지 해서 올린 분들도 있다고
제가 만나는 상담사 분 입으로 들었어요.
다른 것도 아니고 마음의 병을 고치러 가서 시간당 10만원이면
적은 돈도 아닌데 보통 1회도 아니고 최소 8회기 이상은 상담을 받게 되어있죠. 의무는 아니지만요.
상담을 가장한 막말을 듣고 길거리 점쟁이도 이보다는 마음을 위로하겠네 싶어서 환불받고 싶은 때도 많았지만
어떤 모욕을 당할지도 모르는걸 다 감수하고 선택하는 내담자 입장이 얼마나 힘든건지는 공감이 안되세요?
제가 알기로는 끊임없이 슈퍼바이징을 받으면서 본인들의 심리상태라든가, 상담에 대해서 점검하고
향상시키도록 되어있는걸로 아는데 뭔가 본인들만의 상아탑에 갇혀있는건가요? 하긴 뭐 타고난 성격이나
대화방식이라는게 고치기가 쉽지가 않죠. 그러니까 비극이죠. 어쩌면 본의는 도와주고 싶은지 모르는데
말로 계속 상처나 주고 있으니 말이에요. 더구나 그게 타고난 성격, 부족한 공감능력이면 고칠 수 있는게 아니죠.
어떤 분은 성격 자체가 참 차갑고 사무적이라서 왜 상담을 선택했나? 다른 직업군에서 이성적이고 사무적인 일을
하면 잘 맞을 거 같은데 싶은 분도 만나봤는데-그것도 모래놀이 치료같은 참 감성적인 치료를- 그런 분은 그렇게
심한 비난은 안하고 싶긴 해요. 그래도 막말을 하고 오만을 떨고 내담자를 깔아보면서 가르치려고 들지는 않았으니까요.
비상식적이고 도무지 일반인 기준에서도 저런 식으로 대화하면 자기 주변 사람들하고도 대인관계에 문제 많겠다 싶은
상담가를 지금 한둘 본 것도 아닌데요. 당신부터 정신상태를 좀 고치는게 어떨까요? 나보다 상태 안좋네, 왜 이 길로 와서
여러 사람 힘들게 할까? 나한테만 그럴거 같지않은데 하는 경우가 많다구요.
참 안타까운게 이렇게 좋은 상담가였다고 소개할 수 있는 분이 참 없어요.
내담자 입장에서는 병고치러 갔다가 돈버려 시간버려
더욱이 상담이라는걸 받으러 가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나이브하게 쓰시네요?
글쎄요, 그런 경험을 제공하려고 모두가 노력을 한다????? 모든 교사는 학생들을 위해서 헌신하고자 노력한다,
모든 경찰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모든 의사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한 직업군 성격을 그렇게 규정하시기는 어려울거 같아요. 상담사만 예외일 수 있나요? 제가 부적절한 예를 들었나요?
제가 한두명을 만나서 이상하면 이런 얘기 안써요. 상담사는 제가 쭉 열거를 안하려고 좋은 분들만 세 분 정도 소개하는게 낫지 않겠나 싶은데
도대체 상담사 양성과정에는 제가 책에서본 공감하는 비폭력 대화라든가 그런 기본조차 임상 경험을 안가르치거나 하나요?
인내심을 테스트할 정도로 사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군이라서 여러 실수는 할 수 있다구요.
그러나 본인들 자체가 정신과 치료를 먼저 받던가 다시 기본 대화라도 좀 어디서 강의라도 듣고 와라 싶으면
도대체 우울증을 비롯한 모든 정신과 내담자들에게 얼마나 피해인지는 생각도 못하고 저는 상담사에 대한 분노는
최대한 누르고 있는데 woxn3님은 의도는 아니시겠지만 솔직히 순간 열을 확 받네요.
상담사는 미숙할 수 있어요. 이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성격이 달라서 부딛힐 수 있어요.
제 글에는 그런 전제는 깔고 들어간 거에요.
지금 연락하고 만난다는 상담사분도 꽤 오랜 세월 알았는데 저와 아주 크게 2번이나 싸우다 싶이 부딪혔는데도 다시 상담을 하고
얼굴을 볼 수 있었던거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건 주관적인거 아니야? 아니요. 제가 여기다가 만난 모든 이상한 상담사들 얘기를
주루룩 다 써야 하나요?
제가 폭주해서 기분상하시겠지만 지금 woxn3님도 상담사 직업군의 입장을 훨씬 배려하느라 그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으로 들려서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네요. 저도 제 직업군이 비난당하는걸 정말 억울해하면서 산 세월이 장난이 아니지만 그건 안고 가야죠.
상담사의 길이 가시밭길이라는걸 아주 이해를 못하지는 않을거에요. 상담을 15살부터 받았으니까요. 연속은 아니더라도.
저 자신도 상담사를 꿈꾸었다가 아, 나같은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게 대학원에 가서 일정 과정을 거치고
논문 통과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내가 그만한 자격과 인내심과 이해심이 있는 인간인가?아니면 내담자에게
상처를 입히는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은 사람인가? 고민을 해본 결과 저는 감당할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꿈을 접었죠.
그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도와주려다가 어긋나는 사건들이 일어나는건 용서가 되죠.
상담사도 사람이고 쉬운 직업이 결코 아니죠. 막연히 나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라는 선한 의도만 있다고
본인들의 미숙한 인격이 용서가 되는건 아니죠. 저는 정신과 의사보다 상담사들에게 폭언을 들은 경험이나 어이도 없는 상황을
만난 경우가 꽤나 있어요.
상담사 중에 만난 말도 안되는 사람들까지
나열해야 하나 고민이 되네요.
2020.11.28 00:31
제가 실수했나보네요. 마음 상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습니다. 저는 다만 상담에 실망하는 경우는 그런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시면 조금이라도 속상하셨던 부분이 누그러지실까 싶었습니다. 이런 말이 오히려 면피처럼 받아들여지고 화를 돋울만큼 실망과 피해가 크셨나봐요. 다른 직업군과 비교하시는 부분은 특히 귀담아 들었습니다. 고객을 무시하며 막말이나 비난을 하는 상담사나 의사에 대해 변호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어요. 얕은 생각으로 화나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2020.11.28 00:39
네, 저도 폭주한건 사과드리고 싶어요. 쌓인 한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물론 저는 그 많은 상담과정에서 도움도 많이 받았죠.
지금도 In treatment를 보면서 상담자와 내담자 양쪽의 입장을 다 숙고하고 있어요.
저는 우울증이 완치되면 언젠가는 상담가가 되서 나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매우 이상적인 꿈에만 젖어있다가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것도 크지만 상담가의 길은 정말 신중하게 선택하고 임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최소 대학원 석사 이상 자격이라야 상담사로 활동할 수 있는 최소 자격인데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도
개업을 한다든가 상담을 할 시에 끊임없이 재평가하는 시스템이라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에 더해요.
이렇게 우울증 환자가 많고 나라에서 투자를 한다면서 20~30대 여성들 자살률이 높고 자살률 1위가 무슨 자랑도 아니고
심각한 사회문제인데 상담에 대해서 건강 보험처리도 해주고 상담사 자격 요건도 주관적이라 힘든 일이지만 강화했으면 합니다.
"요즘 약도 좋고 상담도 받으면 된다,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가라." 거의 20년은 이런 이야기들 많이 들었습니다.
막상 현실에서 왜 이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지 사실은 심각하게 고려하고 현실적인 조치를 해야죠.
2020.11.28 00:56
상담인력 관리 강화는 필요한 일이긴 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자살률 문제 외에도 기본적인 수요가 요즘은 늘고 있어서 더 그렇구요. 미국 연구 기준으로 상담사가 쓸모있으려면 평균적으로 7년의 수련을 거쳐야한다고 합니다. 훨씬 집중도가 있고 체계적인 수련을 받고 엄격한 평가를 받는 그쪽 기준으로 그러니 한국에서는 평균치를 좀 더 길게 잡아야 할겁니다. 물론 미국에서 받았던 상담이라고 다 좋았던 건 아니고 말씀하신 것과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구요. 암튼 그러니 좋은 상담사를 만나는 게 어려운 일이긴 할겁니다. 정말 진정성이라도 있는 사람을 만나면 다행한 일일 수 있겠구요. 권위의식 강한 의사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아서 좋은 병원 만나기도 쉽지 않은 것 같구요.
2020.11.28 15:35
말씀하셨듯이 성격의 차이를 비롯한 여러 요인으로도 상담사를 잘 맞아서 상담을 받기도 쉽지 않은데, 그리고 상담 자체가 상당한 의지력을 요하는 치료과정이죠.
내담자와 상담자 모두에게. 수련과정 뿐 아니라 중간 점검 재평가 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거 알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신과 의사는 그나마 상담가보다 기대치 자체가 대폭 낮기 때문에 지금 제가 게시판에 썼던 예처럼 그런 막장 행각만 안보이면
지극히 상식적인 조언 정도만 해줘도 만족합니다. 그 분들도 상담 잘하시는 분들 있겠지만 역시 찾기가 만만치 않고
워낙 약물치료 중심인 분들이라서, 앞에서 충분히 또 그 얘기는 했네요.
2020.11.28 05:15
2020.11.28 15:42
저도 특히 대학교 때 생활상담심리소에서 거의 4년 내내 저를 붙잡아주고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셨던 상담가 분 지금도 정말 하다못해
카톡으로라도 정말 그 때 감사했고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연락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끔 들어요.
참 아쉽고 안타깝게도 그 분 이제는 연락처가 전혀 없지만, 어디선가 상담가로서 그 분은 또 다른 내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계실거에요.
그리고 더구나 그 때는 어렸기 때문에 나의 우울의 원인을 찾는게 중요한데 그 중요한 통찰의 여행을 함께한거죠.
저도 훨씬 상담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수용력도 좋았을 때고 마음의 에너지 레벨이 지금보다 높기도 했어요.
'지금은 남자를 보면 정말 가로수를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만큼 감흥도 없고, 심지어 연애 장면들 지루해서 연애가 나오는 영화도 안 보고 굳이 연애 요소가 있으면 그 장면은 돌려서 생략합니다. 질투가 나서가 아니라 정말 지루하거든요.' -------
이거 정말 공감합니다. 제가 요즘 진짜 이렇거든요. 한 때는 사랑에 눈이 뒤집혀 진짜 미친짓도 하고 중요한 일정도 뒤엎어 버릴 정도로 열정적인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진짜 시들해 버렸어요. 흔히들 연애세포가 죽었네 어쩌네 하던데 그 말이 진짜인가 봅니다. 마흔 훌쩍 넘기고 중반에 이른 지금 정말 이 방면으로는 무감각해졌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 사랑도 젊어야 할 에너지가 있는 건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