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된장취향이라 그런지 팝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빌보드 1등을 먹고 있다는 노래도 듣다보면 뭐가 좋다는 건지 모를 때가 많아요. 그래서 1년에 새로 듣는 팝음악 자체가 몇 곡이 안될 정도이다보니, 솔직히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인기가 장난 아닐 때도 누군지 잘 몰랐고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언젠가 한 번 챙겨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제가 의식적으로 듣지 않았다 뿐이지 이런 저런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댄스 신고식 하면서 배경으로 깔았던 노래들이더군요.

 

여하튼, 그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 때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처녀성 마케팅을 했었다는 게 문득 생각났네요. 본인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했다고 봐야할지, 주변에서 괜히 설레발을 쳤다고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팝에 관심이 없는 저마저도 "섹시 여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이미지와는 달리 본인은 처녀로 결혼하기까지 순결을 지킬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덕분에 팬들도 더 늘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걔 옛날 옛적에 나랑 잤는데 뭔 헛소리냐'고 했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있습니다.

 

당시엔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왜 중요한걸까 하면서요. 이게 마케팅이라고 봤을 때, 이게 왜 매출에 도움이 되는걸까. 당최 이해가 안됐습니다. 브리트니가 처녀라고 해서 CD를 사고 뮤직비디오를 보는 일반인에게 뭐 달라질 게 있었을까요? CD 구입자 중에 한 명 추첨해서 같이 자주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다른 곳도 아닌 미국 문화에서 "처녀라니! 정신이 똑바로 박힌 아가씨로군. 팬이 되어주지."라고 하기도 하는 걸까요? 그와 동시에, 만약 브리트니의 저 말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녀가 처녀라는 이유로 좋아했던 사람들은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어야 하는걸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브리트니는 타블로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겠지만, 그래도 처녀라는 걸 증명하라(!)는 공세를 받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타블로 이야기가 어떻게 결론날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타블로가 방송에서 했던 각종 재미있는 인생사 중에 상당수는 뻥이거나 과장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정치인도 교수도 아닌 연예인이라면, 스탠포드 학위가 진짜이건 아니건 간에, 결국 세계적인 명문대 스탠포드의 졸업장을 위조 했냐 안했냐라는 범죄행위 수준보다는 "정치인이 아니라 연예인이라면, 토크쇼에서 웃기거나 감동을 줄 수만 있다면 거짓말로 에피소드를 만들어도 되는가"라는 비교적 초라한 논쟁이 오히려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수많은 연예인들이 기획사와 의논해 이야기를 만들어서 강심장 등의 토크쇼에 나갈 거라는 걸 생각하면, 타블로의 뻥이 심했다고 한들 지금은 너무 멀리 온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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