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4 19:33
어렵고 복잡한 상념이 듭니다.
청소년 시절. 김기덕의 데뷔작이 나왔을 때일 거에요. 아버지가 거의 울부짖으면서 어머니를 때린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당시의 가정사와 김기덕의 영화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김기덕 영화는 그때 그 장면을 목격하던 저를 기억나게 해요.
소름이 끼칠만큼 마음이 써늘해지죠. 김기덕과 아버지는 제발 나를 구원해달라고 외치지만 누구도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무서울 정도로 황량하게 마음이 써늘해지는 그런 사람. 그런 영화.
그의 영화처럼 결국 그 자신도 구원받지 못했네요. 욕망과 열등감에 허덕이다가 결국 숨이 막혀버린 어린 아이. 비겁하게도.. 슬프게도...
왜 슬픈지.. 한참을 생각해야겠습니다.
2020.12.14 19:39
2020.12.14 19:45
그의 인성이나 작품 성향과는 별개로 성장과정 자체는 꽤 기구한 삶이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 해서 그가 했던 짓들이 정당화 되는건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2020.12.14 20:15
듀나님 말씀대로 살아서 재판을 받아 그 죄값을 치러야 했는데 말입니다. 어찌보면 김기덕 감독에게는 해피엔딩일 수도 있겠어요. 정성일 같은 분들이 애도도 해주시고....
결연하게 목숨을 끊은 어떤 분과는 다르게 이냥반은 민첩한 의지의 소유자가 아니라 질척한 원한의 소유자였지요.
머나먼 라트비아까지 이를갈며 도망을 쳤는데 바이러스 덕분에 "예술가"의 유산을 조금 지킬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불행히도.
2020.12.14 21:44
그 사람이 생각한 구원이란 게 궁금해지네요.국제 영화제에서 상 받고 떵떵거리며 여배우들 마음대로 휘두르는 걸 설마 구원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죠.
그가 자막도 없이 본 <양들의 침묵>을 어떻게 봤는지는 솔직히 많이 궁금합니다. 감수성이 다른 사람인 듯 해서요. 프랑스 살던 시절 일거리 구해 주고 통장 만드는 것 도와 줬다던 아랍 친구들이나 아랍 그림들 보고 놀랐다고 하죠.
2020.12.16 0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