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0 00:34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결혼은 의무가 아니고
누구에게로부터도 어떤 상황에서도 강요되어선 안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어떻든, 성별이 어떻든,
혼인한 상태에 있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그냥 그대로 자연스러운 상태로 보는 게 맞다는 생각도 합니다.
근데, '비혼'이라는 말에는 거부감이 느껴집니다.
'독신'이라는 말이 있는데 굳이 왜 '비혼'이라는 말이 쓰이는 건지 전 잘 모르겠네요.
물론 한 가지 측면은 생각해 볼만 한 것 같습니다.
오래 사용된 말에는 그 말이 사용된 문화의 역사성이 담기게 마련이고,
가부장적인 색채가 강했던 문화 속에서,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비정상적으로 보아온 시선의 역사성이
'독신'이라는 말에 묻어있다고 느낄 수 있다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말이라는 게 상용되는 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라서,
지시하는 대상에 대한 문화적 인식이 낮은 경우엔
말을 바꾸어도 다시 그 바꾼 말마저 기피하게 되곤 하죠.
그래서 [식모-가정부-가사도우미 / 문둥병-나병-한센병] 등등의 경우처럼
순화한 말을 다시 순화하기도 하고요.
'독신'이란 말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기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구나 정도는 이해할만 합니다.
근데, 뜬금없이 '비혼'이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고,
말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어법적으로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비(非)'라는 한자는 술어적인 표현이어서,
명사 앞에 붙이는 건 일반적이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비논리', '비합리' 등의 경우에 종종 쓰이긴 하지만,
제가 알기론 이런 식의 조어는 일본에서 유래한 겁니다.
중국어에는 '비(非)-'로 시작하는 단어는 거의 없고,
예외적으로 근대에 일본을 통해 중국에 소개된
전문분야, 학문분야에 국한된 소수의 어휘만 그런 식으로 된 게 몇 개 있죠.
그러니까, '비혼(非婚)'이란 말은 말 자체가 이상하다는 겁니다.
한자어 그대로 뜻풀이를 하면
'혼인을 하지 않다'라는 문장으로 보는 게
그나마 가장 자연스운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요?
어쨌든 많이 쓰고 계시고,
저는 좀 이상하게 느껴지고,
근데 요즘엔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는 듯 신문기사에까지 그냥 실려나오고,
뭐...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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