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5 19:25
여기까지만 쓸께요. 상담사까지 다 포함시키면 여기서 지금 우울증인데 상담치료와 약물치료가 필요한 분들이 가뜩이나 힘든 치료를 포기하실까봐요.
찾기 어렵지만 그래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신과 의사와 상담사가 분명히 있어요. 그 사람들을 가급적이면 추천을 받아서 가시고 영~아니다 싶으면 바꾸셔야죠.
이 사람은 책으로 정신과 에세이 부문의 90년대 당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했어요. 대중매체에도 얼굴을 몇 번 들이밀었지만 주 분야는 자기 책이었죠.
아마 힐링열풍으로 강연이 활성화되었을 때라면 이 사람도 강연으로 그 당시에 돈도 꽤 벌었을거에요.
제가 그 때가 고 3때였어요.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 이 선생님한테 치료받고 싶다고 엄마를 졸라서
우리집에서 한 시간이 넘는 먼 곳에 있는 병원에 1주일에 한번씩 한 몇 달을 치료를 받았어요.
상담치료 + 약물치료였구요. 상담료가 1시간에 10만원이었어요.
나중에 이 돈때문에 너때문에 빚진 돈도 상당하다고 욕을 또 얼마나 집에서 먹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환자나 내담자 입장이 되면 관계에서 뭐랄까 을이 된다고 할까요.
내가 돈을 냈어도 도움을 간절히 받고 싶은 입장이기 때문에 이 사람의 비위를 거슬리지 말고 공손하게 있거나 화를 참죠.
나중에는 안그랬지만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데 이 사람은 내 구원자역할이거든요. 특히 그 때 어린 나이의 고3 여학생한테는요.
약속한 날이 아닌데 너무 상태가 심각하니까 내 일기장을 잔뜩 싸들고 가서 죽고 싶다고 하소연을 했어요. 감당하기가 힘들었나봐요.
“죽으면 지옥에 갈 수도 있잖아.”(뭔 말이래????? 이게 정신과 의사가 할 소리인가 싶은데
진짜 해줄 말이 없었나봐요. 교회 선생님도 이런 말씀 안하시던요.)
내가 들고온 일기장부터 부담이 확 왔나봐요. “넌 무슨 일기장을 이렇게 많이 싸가지고 왔니?” 당황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하더라구요.
그러더니 간호사한테 “리튬” 1리터인가 신경안정제를 한 통을 링겔로 주사를 놓으라고 해놓고 자기는 휙 퇴근해버렸어요. 저를 주사를 놓고 자기는 가버린거에요.
링겔을 맞고 있는데 점점 현기증이 나면서 구토 증상이 나고 쓰러질거 같은거에요.
도저히 안되겠어서 간호사한테 주사 빼달라고 했어요.
간호사가 나를 부축해서 길거리까지 나오더니 팔짱을 딱끼고 나한테 이러더라구요.
“세상은 혼자서 정신차리고 일어나야 되는거야. 택시 잡아줄 테니까 집에 가렴”
그래서 택시타고 집에 와서 엄마한테 말하고 그 다음에 가서 상담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신경질을 막내면서 그럼 그만두라고 그러더군요.
저는 약속시간도 아닌데 갑자기 찾아온 환자한테 충분히 당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라도 그랬을거에요.
그렇지만 미성년자에다가 우울증인 저를 식사를 했는지도 확인도 안하고 상당히 많은 양의 정신과 약을 링겔로 주사를 놓으라고 하고 자기는 퇴근을 한다??????
내가 그 링겔맞다가 잘못되면 명백한 과실치사 아닌가요?
그리고도 사과 한마디도 없고 내 걱정도 없고 지 자존심 하나만 중요하더라구요.
아마 지금이라면 고소했을거에요. 지금이라면 인터넷에 다 알리고 그쪽에서 명예훼손을 걸든 말든 이 일은 죽어도 싸워요.
복수하고 싶은 사람 1호였어요. 오랜 세월동안.
그러다가 원래 그렇게 생긴 인간 그렇게 살다 죽겠지 뭐.
그렇게 시들해졌는데 글쓰다 보니 열받네요.
지금은 복수할 필요도 없이 정신과 학계에서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더라구요. 아닌가????
유학을 갔다가 와서 강연도 좀 하고 연구실도 차렸나, 그렇게 살더라구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상담내내 “니가 독일 문학을 좋아한다고? 독일문학이 뭔지나 똑바로 아니? 헤르만 헤세? 루이제 린저? 레마르크?
그런 대중적인 작가들은 우리나라에서 김수현이나 그런 사람이랑 비슷한거야” “너같은 애가 무슨 유학을 가니?” 등등
사람 깔아뭉개는 말투에 인간적인 존중도 없었는데 정신과 의사라는 권위에 눌렸던거 같아요.
제가 소식을 알게 된게 듀게에서였어요. 그 사람이 EBS에서 강연을 한다고 해서 정보를 찾아봤죠. 와~ 이렇게 이 사람 소식을 알게 되다니 신기하더라구요.
이나미 선생님, 잘 살아계시죠? 요즘은 주로 연구하면서 강의하고 지내시고 상담은 잘 안하시는거 같던데 상담은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연구하면서 오래오래 사세요.
그 사람 “이나미”에요.
네이버에 치니까 딱 나오네요.
이나미 :의사, 소설가
소속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원장)
학력: 유니언신학교 대학원 종교심리학 석사
경력: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 원장
한국 융 연구소 상임교수
서울대학교 외래 초빙교수
미국 뉴욕신학대학교 대학원 목회신학 강의교수
아, 역시 경력 화려하지 않나요? 학부는 이화여대 출신이던가, 서울대 출신이었나?
저서를 검색하면 20개가 훨씬 넘는데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때 그 베스트셀러
“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1993)
이 글을 읽어도 저한테 미안하기는커녕 아마도 화를 불같이 낼거 같은데요.
그리고 남들한테는 정신상태가 불안정한 여자가 하는 말을 믿냐고 하겠죠.
2020.11.25 19:47
2020.11.25 19:51
그러니까 목회자에게 일반인 기준의 도덕을 기대하지 말고 정신과 의사나 상담가에게 일반인 수준의 대화의 기술이나 배려를 기대하지 말아야겠다라는 것이
저의 결론이긴 합니다. 운이 좋고 좋은 인연이 닿으면 인격적으로 그래도 훌륭한 분들도 분명히 만나요.
2020.11.25 22:03
왠 미친 것들만 정신과 의사를 하나 싶으시겠지만 제가 만난 좋았던 상담가들에 대한 경험도 올릴께요. 그 분들이야말로 실명으로
하면 프라이버시 침해일거 같아서 할 수가 없는데 오늘 특집도 아니고 다 쓸 수가 없잖아요.
2020.11.25 23:52
그 참 훌륭한 간호사네요. “세상은 혼자서 정신 차리고 일어나야 되는 거야."
서울 대학교 백 번 나와도 못 깨달을 소리네. 그 간호사에게 늘 행운이 함께 하길!
2020.11.26 00:30
사실 어릴 때부터 제 인생의 모토이기도 하죠. 참교육이죠. 그래서 이렇게 우울증에 빠져있을 때일 수록
정신 바짝 차리자 자칫하면 휘청거리다가 더 안좋은 상황만 일어난다고 일단은 내가 정신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 간호사도 의사만큼은 아니지만 다 쓰러져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여학생을 아무리 자기 퇴근을 해야 해도
전 그냥 택시 휙 태워서 보내면서 이런 소리를 눈을 내리깔고 말한게 치가 떨려요.
2020.11.25 23:54
2020.11.26 00:36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부부상담에 대해서 시리즈물로 상담 내용이 나온적이 있거든요. 아마 지금도 찾으면 읽을 수 있을거에요.
그 상담사를 찾아가느니 결혼생활 오래하고 인격적으로 성숙한 분한테 조언듣는게 차라리 나을 뻔 했네요. 차라리 게시판에 올려도
남자든 여자든 그보다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얘기를 해줄걸요.
부부문제 전문으로 하는 상담사들 많고 왠지 그 사람들은 노련하게 숙달된 상담가 많을 줄 알았더니, 한쪽편말만 듣고 더구나 요즘에 집안 살림을
여자한테만 떠넘기는 남자가 어디있어요. 차라리 정말 듀게에 있는 사람들과 오프라인으로 상담을 받아도 그보다는 잘해줄 수도 있고
남편이 영판 고집부리면 상담사도 최선을 다하다가 포기하기도 하죠. 부부상담의 목적이 반드시 화해에 있는건 아니라더군요.
결과가 이혼일 수는 있어도 그 과정 내에서 그래도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이별의 과정이 비열해지는걸 막아주는 역할이 부부상담가인데
동네 꼰대 영감도 아니고 말이죠.
2020.11.25 23:59
2020.11.26 00:39
의사분들 중에도 상담 잘하신다는 분들이 몇 명은 있다고 들었어요. 그러나 대부분 약물치료를 선호해요. 그것도 어느정도는 상담을 기반으로 해서
약물을 주는 것이긴 하지만요. 상담에 대해서는 정신과에서 상담심리만큼 훈련이나 임상경험을 쌓는 과정 자체가 부실한게 아닌가 싶고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도 "상담 100번 해도 못고치는걸 약 1알로 고칠 수도 있다. 효율성 차이가 엄청나다" 이렇게 약을 신봉하는 의사도 있고
아니면 여기서 약을 받더라도 상담이랑 꼭 병행을 하면 좋겠다는 하는 경우도 있죠.
글쎄요, 쎄미나나 이런 것도 주로 약물의 효용과 부작용 위주의 연구에는 자신있어 하는데 상담을 본인들의 주된 역할로
안보는 사람도 있고 그래도 상담을 하는 분들이 꽤 많아요.
이나미씨는 상담을 아주 자신있어 하셨죠. 주로 상담, 보조제로 약이었는데 약도 지금 생각해도 계속 아침에는 취해있을 정도로
너무 쎈 약을 처음부터 처방한거에요. 이분도 까칠하게 내가 힐링을 해줄께, 객관적인 조언으로 너의 우울한 정신상태를 뜯어고쳐주겠어
이런 마음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난 이 사람이 누구를 돕겠다는 진정성은 생각을 다시 해봐도 못느꼈고 못느끼겠어요.
"난 우월하고 내 말이 옳아. 넌 내 말을 들어" 공감하고 들어주는게 상담의 기본이건만.
자기 만족에 흠뻑 빠져서 학문적으로 연구나 하면서 살고 강의하면 될 사람이에요. 이런 사람이 한 학문적 연구도 무슨 가치가 있나 싶지만요.
2020.11.26 11:40
그러게요…참 씁쓸한 현실이네요. 그런데 그런 얘기 들어본적 있으신지? "난 우월하고 내 말이 옳아. 넌 내 말을 들어" 이런 자세는 비단 정신과 의사 말고도 웬만한 의사들은 거의 기본값으로 장착하고 있다고들 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의사라는 사람들 자체가 타고나길 남보다 비상한 머리와 함께 아주 대단한 건강 체질을 겸비하고 있는 경우가 수두룩해서 말이지요.(사실 그렇지 않으면 그 힘든 공부를 어떻게 해내겠…) 다시 말해 이 양반들은 사람이 아프다는 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조금만 뭔가를 해도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본인이 강철 체력에 강철 마인드라 별로 아파본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데 그 얘기에 십분 공감합니다. 정작 자기는 아파본적이 없는데 아프다고 울먹이는 사람들 심정을 어떻게 헤아릴까 싶어요. 그래서 그냥 사무적으로라도 친절하게 대해주는 의사 만나면 감사합니다 하는 심정으로 병원에 갑니다.
2020.11.26 12:06
얘기가 아니라 경험 많이 해봤죠. 평생, 얼마나 다양한 의사들을 만나봤는데요. 어릴 때부터요.
다른 과 의사도 요즘에는 안 그런 의사도 많아요. 그리고 다른 과 의사들은 권위적이라도 상관없구요.
본인의 신체에 대한 병에 대한 지식으로 치료를 하는거지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치료를 하는게 아니잖아요.
이건 정신과잖아요. 정신과 의사가 정말 약만 처방할께,라는 주의라면 차라리 낫죠. 상담가 노릇까지 같이하면서 이렇게 하는건 폭력이에요.
아무리 권위적인 의사라도 이 사람처럼 사람 자존심을 짓밟고 링겔 꽂아놓고 확인도 없이 퇴근하는 인간 본 적이 없어요.
의사라서가 아니라 자기는 상담가라는 의식도 확고한 사람이었구요.
상담가 중에도 이나미와 비슷한 마인드로 굉장히 권위주의적으로 구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러니까 그게 정신과 의사든 상담가든 전 인격부터
제대로 갖춘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거 걸러낼 시스템이란건 있을 수가 없어요.
2020.11.26 13:23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참 답답한 현실이네요.
2020.11.26 14:58
ㅜㅜ 어쩌다 저런 개똥을 밟으셨는지...
2020.11.26 15:26
그래서 미친개들한테 물리지 말라고 대중매체 탄 인간들이라도 피하시라고 올리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