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차와 겐지모노가타리의 고장 , 우지의 고양이

우지시 보됴인의 고양이입니다. 

저 자세로 미동도 안하고 누워서 관광객들을 응대합니다.


보됴인은 일본 10엔짜리에 나와있는 아름다운 절입니다.

헤이안시대 권세를 누리던 후지와라 가문이 돈XX해서 만든 절이라

물에 비친 풍경이 환상적이고, 마치 극락의 원형과도 같다고 하네요.


그래서 우지시까지 찾아갔습니다.


겐지모노가타리의 고장 우지시로 오세요~ 

한국 지자체에서 아주 좋아라하는 지역명물 대문이 있습니다.

저건 겐지개객기 겠죠?!


강변에는 세계 최초의 동인녀 무라사키 시키부의 동상이 있습니다.

겐지모노가타리 후반부가 교토의 외곽인 우지에서 펼쳐진다고 합니다. 강을 기준으로

한쪽은 여자들이 출가해서 고독한 삶을 보내고, 다른 쪽에선 귀족들이 화려한 삶을 누리고;

언젠간 완역본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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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망했어요...

폭우로 긴급수리에 들어간 보됴인 ㅠㅜ 으앙. 

그래도 바둑판 모양의 비계 덕분에 비례라던가 이런걸 잘 확인할 수 있고, 입장료도 일시적으로 내려가서 좋았...을리는 없고요;

그래도 판매소 직원이 한국말로 양해부탁드린다고 설명해줘서 입장 전에 속은 기분은 안들었습니다. 

박물관에 들어갔는데 화려한 보됴인 영상의 음악은 너무 비장미가 넘쳐서 당장 눈물 흘릴 것 같았습니다. 

이곳 박물관에 있는 각종 불교 비천상은 문외한이 봐도 예술성이 뛰어나보입니다.


2. 철학의 길 고양이


긴카쿠지(은각사)를 굉장히 좋아해서 또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철학자의 길을 걸어내려갔지요.

예전에 교토를 하루 당일치기왔다가 긴카쿠지와 기온 정도만 돌아보고

아쉽게 발걸음을 옮긴 적이 있거든요. 그 때 교토라는 도시에 굉장히 충격을 받아 반드시 다음에 다시 오기로 마음 먹었었습니다.

케이크, 녹차, 요지야의 화장품, 문화재, 거리 풍경 어느 것 하나 예쁘고 훌륭하지 않은게 없었죠. 

이번 여행에선 교토를 대충 훑는데는 그럭저럭

성공했습니다. 듀게에서 어느 분이 추천해준 '때때로 교토'라는 책이 좋아서 거기 나온 곳 위주로 다녔네요. 

여성작가의 취향이 다분해서, 술집 이런건 전혀 나와있지 않은게 함정; 


비가 주룩주룩 오는 철학자의 길 명물, 철학 고양이들입니다.

사실 가려져 있어서 그렇지 저기 쳐박혀 있는 고양이들 더 많고, 소문듣고 찾아온 고양이들이 계속 뛰어올라와 자리를 차지합니다. 아아...


교토 명물 요지야 카페 철학자의 길 지점입니다.

사진이 폰카라 좀 그런데 -_-; 하여간 녹차 카푸치노 맛있습니다. 

저기 앉아서 하염없이 정원 내려다보며 차마시는 컨셉이에요. 

가이드북에 따르면 교토 OL(직장인 여성)들의 잇플레이스라고.


철학자의 길이 끝나는 곳에 에이칸도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줗았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 다소 비싼 입장료(600엔)지만 단풍보기 가장 좋은 절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단풍이 절정일 때 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네요. 

특히 이날은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추룩추룩 왔는데 비오는 절을 양말만 신고 빗소리와 함께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나무바닥으로 동선이 전부 이어져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무료 자판기 녹차가 제공되는데, 엄청 맛있어서 당황함. 


이 곳에 왼쪽을 돌아보는 아미타부처 상도 굉장히 독특합니다. 

도다이지의 대불과 함께 가장 볼만했던 불상이었습니다.






기타노텐만구를 방문하였는데 그 앞에 마침 길고 긴 행렬이 시작되더군요. 10월부터 시작하는 무슨 행사인가봅니다. 

예쁜 아이 사진 한 컷

카메라 은근 의식 중인 아이.




기타노텐만구는 스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신 신사라고 합니다. 만화 음양사...에서 참 무섭고도 슬프게 그려진 분이었는데. 

워낙 문과출신의 인재인지라 지금도 학문의 신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미연시나 일본애니에 기요미즈데라 옆 사랑을 이루어주는 신사와 함께 

자주 나오는 것 같기도 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미연시는 대체 무슨 작품일까요)



사실 이 신사에 간 이유는 이 두부덮밥 때문입니다. 교토 두부가 정말 충격적으로 맛있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슨 푸딩 먹는 기분이었어요. 이 덮밥은 양념도 좀 짭쪼롬해서 대부분 한국분들도 잘 드실 것 같네요. 같이나온 즈케모노들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것이 교토의 맛! 


자연스레 음식사진으로 넘어가서~

 
교토에 도착하자먹은 교토역 근처의 중화풍 라면 집의 라면입니다. 간장베이스의 짭쪼롬한 국물에 면은 메밀로 되어 있어 독특한 느낌입니다. 

사람이 항상 많고, 가게 분위기는 깔끔한 교토 느낌이라기보다는 군산 복성루 같습니다. 우락부락한 남자점원들이 무조건 모르는 사람도

합석시켜버리는 곳입니다. 

아 또 먹고 싶네요. ㅠㅜ



최고의 오야꼬동. 비오는 날 헤매다 늦은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계란 노른자 색깔이 진한 주황색을 띈 게 인상적입니다. 

최고의 닭고기와 계란만을 사용하는 집이라고 합니다. 그저 열심히 감탄하며 먹을 따름이죠.



교토역 근처 갓포이이무라의 650엔 하루 50셋트 한정 점심 특선 메뉴입니다. 

그날그날의 특선밥과 후라이요리, 반찬 등이 함께 제공됩니다. 엔고만 아니면 정말 싼 가격이죠.
(엔고...ㅠㅜ 간사이 면세점에서 산거 나중에 한국와서 보니 훨씬 비싸더군요. 그것도 한국 백화점가격보다 더;)


예전에 학생 때 교토 왔을 땐 돈아끼느라 저렴하게 먹고 다녔습니다. 

교토에서 식도락을 빼놓는다는 건 좀 많이 그런 것 같습니다.  게다가 채식주의자들의 천국입니다.


교토에선 4박을 했는데 2일을 교토대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2일을 한인민박에서 묵었습니다.

둘다 장단점이 있는데 깨끗하고 동네 분위기가 좋은 한인민박집에 한표 주고 싶네요. 

하지만 민박 근처에 술집이 없어서 대로까지 십분간 내려가서 마지막날 저녁에 받은 주안상.


 


꼬치요리를 주로 파는 이자카야인데, 간단히 먹을게 없을까 하다 시킨 고로케. 

쥔장님이 즉석에서 반죽을 꺼내다가 갓 튀긴 그 맛은...아아... 한입 베어무니 천국이더군요.

자세히 보시면 명란 같은 것도 들어가있습니다. 
 





그 전에 묵은 숙소 근처의 이자카야도 무척 맛있었고 분위기가 좋았죠. 맥주와 함께라면 다 괜찮죠. 





이번 여행에서 나라도 방문하였는데요, 사슴...생각보다 많이 흉폭하더군요. 

센베 사자마자 와서 툭툭치며 내놓으라고 하고 계속 따라옵니다.

옷 물어뜯고 뿔로 치받고;;



"센베내놔 관광객아!"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두다다다다.



도다이지의 뒤로 올라가면 나오는 암자에서 바라본 나라 시내. 이 광경이 제일예쁘더군요. 



 물론 교토 기요미즈상(기요미즈데라)의 모습도 예쁘지요. 비가 와서 일부러 내내 미루다가 마지막에서야 찾았습니다. 



비교적 아침에 방문하여 둘러본 덕에 사람을 피했습니다. 저기서 내려오는데 수학여행 학생들이 꾸역꾸역 올라옵니다.



기요미즈데라와 기온, 네네노미치 근처는 산책하기 참 좋습니다. 전주한옥마을의 아주 일부 지역이 이 느낌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동네 치과의원의 모습. 
교토는 정말 세련된 미적 감각을 가진 도시입니다. 

교토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게 교토타워라고 하네요. 



다음엔 꼭 단풍철, 벚꽃철에 교토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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