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지옥 GV, 심은경

2010.11.14 23:25

Wolverine 조회 수:3126

 

 

다시 봐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출연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 해서... 거기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배우들을 캐스팅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특히 장영남과 문희경(무당역).

문희경이 남상미를 치는 장면은 시쳇말로 레알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때린다는 것의 충격과 공포를 그대로 느끼게

해주더라고요.

감독이 흥행이 안 된 것에 대한 책무를 느끼고 있는 듯 했고, 제목만 잘 지었으면 지금의 결과(전국 25만) 보다는

조금 더 낫지 않았을까, 불신지옥이라는 제목을 고집한 내 책임 아닐까(불신지옥이라는 제목이 좋다고 말해준 유일한

사람이 박찬욱이라고 합니다) 혹은 너무 관객들에게 불친절했던 것 아닐까, 이러 저러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고 스스로가

이번 상영이 <불신지옥>의 마지막 스크리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영화라면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기회가 여러 번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감독이 한 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신문에 보면 종교 갈등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고를 '지나친 신앙이 빚은

비극' 어쩌구 하고 사람들은 종교를 적당히 믿는 것을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듯 하지만 믿음이란 것에 적당한 것이 어디있을까, 다른 사람이

보기에 지나친 것처럼 보이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 말이 맞죠. 무엇을 믿는데 '적당히' 믿는다는 건

어폐가 있는 말이고(애인을 적당히 사랑한다는 말이 이상한 것처럼), 다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느냐 부딪치지 않느냐가 관건이 되겠죠.

감독이 건축학과 출신인데 차기작으로 멜로 영화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가제가 건축학개론인데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어요.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 지키고자 한 원칙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사다코는 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관습적이지

않은 공포영화가 나왔지만 오히려 그래서 싫다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 영화를 봤을 때 놓친 게 정말 많은 것 같은데

가령 남상미네 집의 방에 수북이 쌓여있던 나무줄기의 의미라든지, 기침이 신들림의 전조였다든지, 생각도 못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도 불가해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 가령 놀이터의 두루미라든지, 그런 것과 마주쳤을 때의 막막함에서

오는 공포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전 그냥 무섭고 소름끼쳤어요. 클라이막스에서 남상미가

류승룡과 마주쳤을 때의 장면 같은 것은 다시 봐도 몸에서 전기가 올라오더라고요.

 

 

심은경 예쁘죠. 정말 귀여워요. 임필성 감독이었던가, 헨젤과 그레텔 보면서도 정말 귀엽다고 생각은 했는데,

이상한 건 심은경이 남자 얼굴로 느껴진다는 거예요. 비슷한 얼굴을 가진 남자놈들을 몇 명 알거든요. 걔네들은

어디 가서 미남 소리 듣고살만한 얼굴도 아닌 평범한 애들인데, 이상하게 심은경 얼굴이 그 얼굴들과 닮아서...

그런데 심은경은 그렇게 예뻐보이니 신기한 일이죠. 아마 영화에서는 표정이 어두워서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96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92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238
114102 저는 광대(뼈)가 나온 사람이 좋아요. [15] 윙윙 2010.11.14 5044
114101 이영진의 엘르 액세서리 화보 [3] 행인1 2010.11.14 2748
114100 삼선교 시노다야 - 마파두부와 가라아게 그리고 생맥주 [7] 01410 2010.11.14 3297
» 불신지옥 GV, 심은경 [11] Wolverine 2010.11.14 3126
114098 [듀나 麟] 티스토리 접속 차단 [2] 가장 보통의 잉여 2010.11.14 1870
114097 윤상현 묘한 매력 [8] 가끔영화 2010.11.14 4849
114096 한겨레 나르샤 인터뷰 [2] khm220 2010.11.14 2881
114095 [유튜브 순례] 일본식 영어발음 [3] nishi 2010.11.14 1929
114094 한국의 뮤지컬 영화는 어떤 작품이 있나요 [11] mily 2010.11.14 1806
114093 개인적인 경험 - 전도의 나쁜 예 [2] 01410 2010.11.14 2261
114092 [듀나9]미용실에서 파는 샴푸랑 엣센스 스프레이같은 게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정말 효과가 더 좋을까요? [8] 라인하르트백작 2010.11.15 3519
114091 창피한 영화를 보고 퇴장 시 코멘트 [11] settler 2010.11.15 2885
114090 스트레잇 나이트 문화 체험 후기. 얼마 전 동성애 논란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49] 프레데릭 2010.11.15 6147
114089 굴잠봉 좋아하세요? [20] 아침엔 인간 2010.11.15 4656
114088 언스토퍼블 괜찮네요. [5] 폴라포 2010.11.15 2167
114087 근데 나이트 [10] august 2010.11.15 2944
114086 '로우킥녀.avi' 게시물이 소름돋는 건 저 뿐인가요? [32] civet 2010.11.15 5832
114085 또 다른 외계인 침공 영화 <배틀 로스엔젤레스> 예고편. [7] 부기우기 2010.11.15 1984
114084 아프리카판 생활의 달인 [24] 푸른새벽 2010.11.15 3120
114083 덕후 테스트. [17] nishi 2010.11.15 425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