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노력의 조건

2020.10.29 05:15

안유미 조회 수:476


 1.너무 재밌게 살아버리면 남은 재미라곤 불법을 저지르는 것밖에 없어요. 범죄를 저지르거나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불법적인 짓이 아니면 재미가 없게 되니까요. 그러니까...지나치게 재미있게 사는 것도 좋지는 않죠.


 

 2.야구를 예로 들면 어떨까요? 야구 해설자들은 때로 경기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홈런보다 나은 안타'라는 말을 하기도 해요. 물론 저건 99.9%의 경우 틀린 말이죠. 수학적인 부분이든 멘탈적인 부분이든, 사실 모든 상황에서 안타보다 홈런이 나으니까요.


 하지만 연애나...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은 글쎄요. 홈런보다 나은 안타가 분명히 많아요. 만난 지 하루이틀만에 관계의 기승전결을 다 끝내는 것보다는 시간을 들여 1루 1루씩 조금씩 전진하는 게 더 좋은 경우도 많으니까요. 똑같은 사람이 상대라도 말이죠.


 왜냐면 같은 1점을 따더라도 한 번에 쉽게 홈런을 쳐버리면 무가치하게 느껴지곤 하니까요. 공들여서 1점 따내면 똑같은 1점이라도 더 보람이 있는 거죠.



 3.어쨌든 요즘은 적절한 속도...적절한 결핍이 있는 것도 행복의 조건같다고 여겨져요. 행복의 조건이라기보다는, 일정한 수준의 행복과 안정을 진폭 없이 유지하는 조건이라고 해야겠네요. 



 4.휴.



 5.하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행복이 가장 중요하지는 않아요. 물론 행복한 게 반대의 경우보다는 낫겠지만 한 명의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이나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면 말이죠. 그런 노력이나 자원들은 더 중요한 것들을 위해 남겨놓을 수도 있죠. 


 위에 썼듯이 한 명의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점점 많이 자원이 들어가게 되거든요. 100을 써서 어제 행복했다면? 다음날인 오늘 비슷한 수준의 행복감을 느끼려면 110은 써야 하니까요.



 6.그야 위에 쓴 것들은 생활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그렇다는 거고 물질적인 부분에서는 숫자가 중요하죠. 똑같은 1000만원이라면 더 적은 노동력을 들여서 더 짧은 시간 내에 뽑아내는 1000만원이 좋은 거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1000만원을 얻어낸 뒤에 그걸 쓰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점이예요. 쉽게 천만원을 얻어내면 어렵게 얻어낸 천만원보다 아무렇게나 써버리는 법이거든요. 그러니까...어떻게 얻어냈든 냉정하게 돈의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어떻게 얻어낸 돈이든 알맞은 곳에 쓰고 여축할 수 있도록요.



 7.열심히 살아야죠. 자기자신을 위해서나 더 많은 돈을 위해 열심히 사는 건 힘들기 때문에...남자에게 중요한 건 기대감인 것 같아요. 누구에게 얼마나 기대받는가에 따라 그날그날 열심히 살 수 있게 되거든요. 


 혼자서 살 때는 아무래도 그렇거든요. '남에게 멋대로 기대하는 건 폭력이다'라는 사고방식으로 살죠. 어렸을 때는 자기자신을 위해서나 더 많은 수익을 위해서 얼마든지 열심히 노력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 다소 멋대로의 기대라도, 기대를 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열심히 살 수 있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35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64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096
114126 (어떤) 인간은 왜 동물의 고통에 대해서는 공감능력을 철저히 잃는가 [18] 귤토피아 2020.12.02 1084
114125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플레이 -1일차 [8] 예상수 2020.12.02 358
114124 3060ti가 399달러라니 [6] Lunagazer 2020.12.02 436
114123 확실히 음주문화가 많이 바뀌긴 바뀌었군요. [11] 귀장 2020.12.02 1043
114122 성범죄자 교사자격 원천+영구 차단법 그리고 민주당도 적폐? [7] ssoboo 2020.12.02 712
114121 [영화바낭] 토탈리콜과 토탈리콜을 보았습니다 [16] 로이배티 2020.12.02 796
114120 저는 "콜" 많이 별로였습니다.. "런"이나 "프리키 데스데이"는 (비교적) 만족.. [12] 폴라포 2020.12.02 871
114119 엘렌 페이지가 개명을 했습니다 [14] Lunagazer 2020.12.02 1383
114118 Life Goes On [6] 어디로갈까 2020.12.02 843
114117 [넷플릭스바낭]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 9, '1984'를 봤습니다 [10] 로이배티 2020.12.02 884
114116 죄인 1시즌 [5] daviddain 2020.12.01 380
114115 [넷플릭스] '콜' 대박이네요... [4] S.S.S. 2020.12.01 975
114114 얘 틀림없이 어른들이 써준거 같군요 [2] 가끔영화 2020.12.01 797
114113 김기태 전 KIA 감독, 요미우리 2군 수석 코치 부임 [5] daviddain 2020.12.01 349
114112 보수적 세상으로의 전향 [2] 예상수 2020.12.01 614
114111 여러분, A4용지를 손만 가지고 변형시켜서 자기만의 (미술적)표현을 한번 해보실래요? [24] 산호초2010 2020.12.01 658
114110 [정치바낭] 추 vs 윤... 캐삭빵의 끝은 서울/부산 재보궐.. [31] 가라 2020.12.01 1040
114109 서른 셋이면 삼십대 초반일까요? 중반일까요? [15] forritz 2020.12.01 1310
11410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4] 조성용 2020.12.01 678
114107 [회사바낭] 나는 이 회사를 왜 다니는 거지.. [9] 가라 2020.12.01 7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