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제는 잘 보내고 들어왔어요. 예전에는 잘 놀았다...잘 놀지 못했다...여자와 잘 됐다...여자와 잘 되지 못했다...로 나누어 생각했지만 요즘은 만족스러움의 기준이 달라진 것 같아요. 같이 있었던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그들에게 기쁨을 잘 선사했는가 그렇지 못했는가...로 하루의 점수를 매기죠. 


 물론 여자들에겐 다양한 게 필요해요. 여자들은 하나만 충족되어서는 기쁨을 못 느끼니까요. 여자에게 주는 기쁨이 입에서 나오든 좆에서 나오든 지갑에서 나오든, 어쨌든 여자에게 기쁨을 주어야 하죠. 


 

 2.하지만 이 점을 생각해 보곤 해요. 입이나 몸으로 기쁨을 주는 것...화술이나 방중술은 술(術)이라고 하지만 지갑을 열어서 기쁨을 주는 것은 재력에 관한 거니까요. 물론 상식적인 금액을 쓴다면 힘(力)이라고 할 필요 없겠지만 상대에게 상식적이지 않은 금액을 건네는 순간부터는 힘을 행사하고 과시하는것이 되어버리죠. 


 그리고 말로 기쁘게 하거나 정성으로 기쁨을 주거나 적당히 좋은 곳에 가는 건 인간 대 인간끼리의 일이지만, 결국 돈을 많이 건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인간적으로는 점점 멀어지는 일이 되어버려요. 금액이 크면 커질수록 위계 또한 위아래의 거리가 멀어지니까요.


 그러니까 돈은 상식적인 수준...상식적인 금액만 쓰는 게 좋아요. 정말로 친해지고 싶지는 않은 상대라면 돈을 많이 써도 되겠죠. 하지만 정말로 친해지고 싶은 상대라면, 상식적이지 않은 금액을 건네는 순간 서로 난처해져 버리니까요.



 3.오늘은 옷이나 좀 사볼까 하고 일찍 외출했어요. 잠을 많이 못잤지만 늦게 나가면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니까요. 평일 낮에 일찍 나가서 옷을 사고 일찍 들어오자...라는 마음으로 갔죠.


 문제는 삼성역에 가니까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제육도 먹고싶고 한식뷔페도 먹고 싶고 초계국수도 먹고 싶은 거였죠. 일단 한식뷔페 메뉴부터 알아보려고 한식뷔페로 갔어요.


 빈디체가 추천해준 한식뷔페에 가니 하필 오늘 메뉴는 생선이었어요. 어지간하면 그 가게는 제육이 꼭 메뉴에 있곤 했는데 오늘은 조리사가 변덕을 부린 건지 생선 메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건 그만두고 제육이랑 국수를 먹기로 했죠.



 4.휴.



 5.일단 초계국수부터 먹고 쇼핑을 한 뒤 배가 꺼지면 제육을 먹고 돌아가기로 했어요. 난 쇼핑을 하면 2~3시간은 하니까요. 한데 초계국수를 맛나게 먹고 현백으로 가니 영업이 끝났다며 모두 나가라고 하는 거예요. 아마 코로나 확진자가 왔다가서 영업을 하다 말고 부랴부랴 닫는 것 같았어요.


 쇼핑을 열심히 하느라 고생을 한 내게 제육을 선물로 주려 했는데...막 초계국수를 먹어버린 상태라 제육을 먹을 수도 없고. 이럴 줄 알았으면 제육을 먹을걸 하고 후회했어요. 일단 가볍게 초계국수로 준비운동을 하고 본 메뉴인 제육을 본격적으로 먹으려고 한 거거든요. 제기랄. 


 최근에 듀게글 몇개만 봐도 내겐 제육이 더 중요한 메뉴란 걸 다들 알겠죠. 가끔 이런 일이 있어요. 베스트 타이밍에 하려고 미뤄둔 것이, 무언가에 방해받아 흐지부지되는 결말 말이죠.



 6.그리고 현백이 닫으니 자연스럽게 밀탑에 갈 수도 없게 됐어요. 미친듯이 쇼핑으로 유산소운동한 뒤에 차가운 팥빙수로 열을 식히는 게 무역센터 현백에서의 루틴인데 말이죠. 


 빙수 하니 의식의 흐름대로 망고빙수가 먹고 싶네요. 하지만 신라에서 망빙은 끝났고 지금은 메론빙수를 팔고 있죠. 먹고 싶지만...신라는 공사중이기 때문에 가는 게 좀 꺼려져요. 누가 차로 언덕위까지 좀 태워다 주면 메론빙수랑 칵테일을 쏠텐데.



 7.휴...어쨌든 열심히 살아야죠. 오늘은 백종원 골목식당을 모처럼 본방사수해야겠어요. 오랜만에 꽤 강력한 빌런이 등장했더군요.


 히어로 영화가 성공하려면 빌런이 좋아야 하는 것처럼 골목식당도 그래요. 백종원의 숨겨진 파워를 한껏 끌어내줄 수 있는 맞수가 나타나야 골목식당이 흥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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