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당 에피소드 12개, 전체 3시즌으로 구성된 (정확히는 다음 시즌이 무산된 ㅠㅜ) 시리즈이고 전 지금 2시즌 2화까지 봤네요. 기본 설정 이상의 스포일러는 없는 짧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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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가 더 맘에 듭니다만, 친절한 번역 제목이 아니었음 제가 관심을 안 줬을 테니 번역제도 비난할 수가 없네요 ㅋㅋ)



 - 시작이 흥미롭습니다. 네 명의 사람들의 죽음을 보여줘요. 각자의 일상이 조금씩 나오다가 갑자기 자막으로 '사망 몇 초 전'이라면서 시간이 흘러가고, 죽을 시간이 되면 갑자기 이 사람들이 머리를 감싸쥐고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다가... 뚝 멈추고는 눈빛과 표정이 확 바뀌어서 행동을 하죠. 그러고는 어색하게 자기들 집으로 가서는 딥웹에 접속을 해서 요상한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자기들끼리 만날 약속을 잡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열심히 일 하느라 그 메시지를 캐치한 FBI요원 아저씨가 그들이 모이기로한 시간과 장소를 알아내서 찾아가는데...


 그러니까 대략 이런 사연입니다. 미래의 지구는 시궁창. 그래도 과학 기술은 꾸준히 발전을 해서 사람의 의식을 과거의 사람에게 전송해서 덮어 씌우는 기술을 발명했대요. 그래서 이 기술을 이용해서 과거를 바꾸고 결과적으로 현재를 좀 살만한 환경으로 바꿔보자!! 라는 거죠.

 하지만 아무 사람에게나 막 씌워 버리면 결과적으로 그 사람을 죽이는 거나 다름 없어지니까 과거의 사고 사망 기록을 뒤져서 특정 사람이 죽기 직전의 상황으로 보내는 겁니다. 덮어씌우고 원본 삭제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윤리적 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겠죠. 어차피 그 순간에 죽을 사람이니까.

 이렇게해서 과거로 보내지는 영혼들의 목적은 지구 수호(...) 그러니까 역사상 미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보내지는 일종의 특수 요원들입니다. 각각 특화된 역할(전투, 정보, 의술 등등)을 하나씩 맡겨서 5인 1조로 같은 시대, 같은 지역으로 보내져서 함께 활동하죠.


 문제는 이 사람들의 정체는 당연히 비밀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양반들은 자신이 숙주로 삼은 사람들의 인생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지구도 지키랴, 사연 많고 팔자 기구한 숙주들의 인생도 건사하랴 참 이중으로 바쁘고 힘든 사람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입니다.



 - 일단 재밌는 건 이게 설정상으론 시간 여행물이고 계속해서 미래, 현재,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도 정작 벌어지는 사건들이 그다지 '시간여행'스럽지 않다는 겁니다. 일단 극중에서 '미래'의 모습이 전혀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설정상 미래와 현재의 의사소통이 그다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임무를 부여받고 그걸 완수해내도 미래가 어떻게 바뀌는지 알 수가 없어요. 시청자들이 보게 되는 건 결국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가족, 이웃,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며 비밀리에 첩보 임무를 수행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고. 이건 그냥 예전에 한창 유행하다 요즘엔 좀 시들해진 '비밀요원'류의 스파이물 이야기죠. 


 그리고 이 드라마는 임무 수행 보다도 주인공들의 일상과 이들이 맺어가는 인간 관계들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춥니다. 뭐 매 회 사건이 벌어지고 임무가 떨어지고 주인공들이 개고생하며 활약하는 모습은 계속해서 나옵니다만. 그래도 뭔가 미묘하게 일상 쪽의 비중이 더 크다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더더욱 시간여행물보단 스파이물 느낌이 나는 듯.



 - 그리고 다행히도 이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가 상당히 재밌습니다. 다섯명의 주인공들이 다 개성 있으면서 납득하고 감정 이입할만한 선량함을 갖춘 사람들이구요. 이들의 주변 인물들도 나름 정성들여 빚어진 느낌이 나요.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자체는 특별히 참신할 건 없는 느낌이지만 거기에 '정체를 숨긴 미래에서 온 자들'이라는 설정이 들어가니 재밌어지구요. 그게 또 다섯명의 이야기가 쪼개져서 돌아가니 지루할 틈도 없구요.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오랜만에 캐릭터의 매력이란 게 이야기의 재미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는 걸 깨닫고 있네요. 매번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마다 번뇌에 사로잡히는 리더 아저씨, 어쩌다 도착한 몸이 마약 중독자의 몸이라 개고생하는 선량한 젊은이, 미래에서도 최장수로 꼽히는 영혼이 사고뭉치 고딩 쿼터백의 몸으로 들어가버려서 애늙은이가 된 양반, 자기가 낳은 것도 아닌 아기에게 애착을 느끼며 자식 수호를 위해 한 몸 불사르는 전투요원님, 그리고 숙주의 팔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엮여 버린 귀여운 곰돌이 같은 사회복지사랑 썸타는 의사님까지 딱히 누구 하나 버리고픈 캐릭터가 없어요. ㅋㅋ 



 - 미드인 척하는 캐나다산 드라마이고 제작비가 그리 많지 않았는지 cg도 최대한 자제하면서 규모가 느껴지는 액션씬도 거의 없어요. 설정의 거대함에 비해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들의 규모도 아주 간소하구요. 종종 제작비 모자란 게 화면빨로 느껴지기도 하고... ㅋ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미 말 했듯이 '시간여행'이라는 소재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드러나질 않습니다. 말로는 계속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정작 벌어지는 일들은 그거랑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신기한 드라마네요.


 근데 어쨌거나 재밌습니다. 귀엽고 정 가는 캐릭터들과 적당히 공감하며 볼만한 일상 드라마들이 좋아서요. 미래고 임무고 다 됐으니 걍 주인공들 행복해졌으면... 이라는 맘으로 달리게 되는 시리즈네요. 얼른 집에 가서 마저 보고 싶습니다. ㅠㅜ



 + 이 말은 빼놓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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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데이빗 응원합니다!!! 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참 뭐라고. 되게 뻔한 패턴의 이야긴데 둘이 다 정이 가니 막 응원하고 싶어지네요.

 지구가 멸망해도, 임무 다 망해도 좋으니 이 둘만 행복해지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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