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에요. 폴란드 영화인 듯 싶구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3편까지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스포일러는 크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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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데서나 이미지 검색을 했다간 큰 일 나는 영화입니다. 제일 멀쩡한 걸로 골라봤어요)



 - 뭔가 되게 마피아스러운데 폴란드제 마피아인가봐요. 암튼 잘 생긴 우리 남자 주인공님은 조직 보스의 아들이고, 아버지와 함께 무슨 거래 장소에 나와 있습니다. 아빠랑 이러쿵저러쿵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예쁜 여자 모습이 스쳐 지나가구요. 난데 없이 날아든 총탄에 아빠는 직격으로 사망. 아들은 아빠를 관통한 총알에 함께 맞고 쓰러집니다. 하지만 죽지는 않아서 몇 년이 지난 후 불쌍한 은행 직원에게 행패를 부리는 장면이 별 의미 없이 지나가구요.


 여자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뭔가 능력 좋은 전문직 여성인 듯 한데 남자 친구랑 관계는 좀 허전하고, 홀로 성욕에 불타서 자위를 하는 모습이 쓸 데 없이 길게 나오고 그러다가... 납치 당합니다. 눈을 떠 보니 뭔가 되게 럭셔리한 대저택에 자기가 누워 있고 자기 사진이 벽에 초거대 사이즈로 막 붙어 있고... 아까 총 맞은 그 남자애가 등장하겠죠?


 그 남자의 설명인 즉 이렇습니다. 내가 몇 년 전에 스치듯 너를 보고 쭉 잊지 못 해서 우리 조직력을 총동원해서 널 찾다가 이제야 찾았다. 넌 나의 운명의 사랑이니 날 사랑해야 하지만 그걸 억지로 할 순 없는 노릇이니 널 여기 가둬 두고 1년간 나를 사랑하게 될 기회를 주겠다(!!?). 1년이 지난 후에도 니가 날 안 사랑하면 가도 되는데... 난 좀 성깔 있는 사람이라 그동안 니가 날 함부로 대하면 가만 안 둔다(!!!?????).


 그렇게 두 사람의 365일이 시작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 영화가 화제가 된 포인트가 두 가지였어요. 첫째, 야하다. 둘째, 스토리가 참 요즘 영화답지 않다.

 뭐 더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겠죠. ㅋㅋ 이 두 사람의 '사랑'이란 건 어디까지나 '섹스'를 의미하구요. 남자가 이 여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비교적 흔한 방식들을 동원하긴 하지만 그 와중에 '나랑 하고 싶게 만들어주마!!!'는 스피릿으로 오만가지 유치하고 저질로 야한 상황극들을 벌이구요. 그 상황극 쪽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이자 셀링 포인트겠죠. 


 꽤 야한 건 사실입니다. 보다보면 포르노 영화를 가져다가 심의를 통과 못 할 장면들만 편집해서 에로 영화로 만들어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하지만 상황이 워낙 바보 같다 보니 그게 참. ㅋㅋㅋ 야하다는 생각보단 그냥 웃기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구요.


 기본 설정부터 굉장히 시대 착오적인 것도 사실이죠. 저 둘의 관계가 결국 어디로 가겠어요? 어찌보면 정말 대단히 용감한 영화입니다. 그건 인정. ㅋㅋㅋ



 - 남녀 배우 모두 잘 생겼고 참 멋진 몸을 갖고 있습니다만. 애초에 캐릭터들이 근본적으로 바보 같다 보니 보면서 매력을 느끼긴 힘듭니다. '순정 마초' 코스프레를 하면서 섹스에만 안달이 나 있는 남자 주인공이나, 차가운 도시 여자... 라는 설정을 잊지 말아달라는 듯이 주기적으로 똑똑한 대사를 내뱉지만 행동은 시종일관 영 따로 노는 여자 주인공이나. 각본이 그 모양이니 배우들의 잘잘못을 따질 순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둘 다 바보 같아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 나오는 배경들이 계속해서 풍경 끝내주는 관광지, 럭셔리한 대저택, 갑부의 전용 비행기, 갑부의 호화 요트... 이런 식으로 매번 화려하구요. 비주얼 좋은 배우들이 간지나는 의상들을 두르고 그 배경을 활보하고 있으니 장면 장면만 놓고 보면 보기 좋은 장면은 많습니다. 화면빨도 그냥저냥 준수하게 잘 뽑았구요. 하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굴러가는 이야기가 워낙 바보 같아서...



 - 암튼 결론은 대충 이렇습니다.

 나름 신경써서 돈 많이 들여 만든 에로 영화입니다.

 럭셔리한 비주얼의 에로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해드려요.

 뭐 이야기의 재미라든가... 암튼 이런저런 멀쩡한 재미를 찾으신다면 그냥 안 보시면 됩니다. ㅋㅋㅋㅋ




 + 결말이 황당합니다. 스포일러 없이 설명하자면, 난데 없는 클리프행어로 끝나요. 당황해서 검색을 해 보니 원작이 3부작으로 나와 있는 소설이고 영화는 그 중 1부까지만 다룬 거라네요. 그리고 호평이든 악평이든 이게 워낙 화제가 되어서 속편은 만들어질 거라고. 내친김에 그 속편들 줄거리까지 찾아봤는데... 아 정말 끝내주네요. 만약 1, 2, 3편 이야기를 요약해서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으면 그 어처구니 없음에 감명을 받아서 '사실 재밌게 봤다!'는 글을 적게 되었을지도 몰라요. ㅋㅋㅋ



 ++ 이 황당한 소설을 쓴 사람은 도대체 뭐하는 누구야... 하고 검색해보니 뭐 당연히 모르는 작가입니다만. 여성이더라구요. 아니 뭐 그런 취향(?)인 여성도 있겠죠. 또 이 소설이 많이 팔렸으니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을 거고... 음. 암튼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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