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2 00:57
https://news.nate.com/view/20201108n03664
119 신고에서 침묵으로 일관하자 수상히 여긴 접수요원은
"남자가 있나요? 맞으면 버튼 두번 누르세요" 라고 했고,
결국 위기를 모면할 수 있어, 칭찬을 받은 사례이며,
저 또한 접수요원의 기지에 고마움을 제일 먼저 느꼈으나,
"누군가가 있나요?"라고 하면 되는 걸 대체 왜 저렇게 말해야 했는지,
가해자가 여성이었다면 어떻게 답변 해야하는지.
(희한하게 베플 3개에는 이것에 대한 지적은 없더라구요..)
관련 댓글을 달았더니, 어느 분이 대댓글로,
'오죽하면 남자라고 했겠냐며, 오히려 그 현실을 안타까워해야 하는거 아니냐'
라고 하는데, 제가 무엇이 잘못됐다 하는지를 못알아 먹으시더라구요..
고유정이 초반에 경찰 조사에서 너무 쉽게 풀려났던 이유도,
오히려 그 남편이 의심을 받아 남편만 조사 받았던 이유도, 여성이었기 때문이죠.
ps. 얼마전 흑인의 동양인 대상 범죄 글을 연관지으실 거 같은데,
그 글은 '흑인이 가해자로 밝혀진 사건'을 말한 것이고,
이 글은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남자로 추정/확신한 것'을 말한 차이라는 점은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2020.11.12 04:26
2020.11.12 07:21
그렇겠네요. 아주 효율적인 정보획득전략이 사용됐군요. 많이 배웠습니다.
2020.11.12 13:47
2020.11.12 09:13
2020.11.12 09:34
접수요원의 기지에 고마움을 느꼈으면 고마움만 느끼세요. 신고자가 여자라고 신호보냈고, 그럼에도 신고자가 말도 못하는 상황이면 위협을 당한다는 상황이라고 판단했을테고, 그 이후에는 위에 귤토피아님 말씀처럼 특정 유형의 범죄를 추론하기 위해 저렇게 물어봤겠죠. 그마저도 말을 통한 대답을 요구하는게 아니라 핸드폰 다이얼을 통한 소통이었고요. 긴박한 상황에서 어떤 대응을 원하시는지 모르겠군요. 가해자의 성별은 경찰의 현장도착시 상황판단을 위한 중요한 정보입니다. "누군가가 있나요?"라고 물어보면 "XX세로 보이는 남성이요"라고 대답하면 되는건가요? 쓰신거보니 오원춘 사건이 떠오르는군요. 명료하면서도 구체성을 가진 질문대신 "누가 그러는거에요?"하며 뻘소리하다가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몬 사건말입니다.
2020.11.12 10:22
이건 오바인데요
(1) 경찰관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2) 신고자분 여자분인가요, (3) 혹시 남자가 있나요가 112 상담원의 질문이었죠. (1)에 예스면 곧장 코드제로 지정을 하는 것이 매뉴얼인데 초기 응답이 늦어서 확인차 (2)의 질문을 다시 한 뒤 응답이 있자 코드제로 지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경찰관을 파견한 뒤 상황을 파악하여 현장에 전달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더 한 것 같고요.
전문 신고접수원에게는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질문을 통해 최선의 상황을 파악해내는 훈련습득된 프로파일링 체계, 혹은 적어도 훈련된 감각이 있을 겁니다. 상담원의 이런 프로파일링 능력이 짧은 시간 안에 사건의 대략적 윤곽을 그려내서 파견 규모나 우선순위를 정하고 119 동행 여부를 결정하는 등 출동 대응 방식을 결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가령 피해자가 여성 피해자에 남성 가해자인 경우라면 보다 일반적인 범죄 유형이 있을 거고(특히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남성 피해자에 남성 가해자라고 응답한다면 또 그러한 유형에 해당하는 범죄 유형과 특성이 있을 겁니다. 이런 정보는 현장 경찰관에게 중요하겠죠.
총체적 부실수사였던 고유정 건과 112 상담원의 정보획득전략 사이엔 별 관계가 없죠.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범인의 성별을 추정하는 일 자체는 80년대 이후로 확립되어 전 세계에서 쓰이는 수사기법이고요. 아무 문제 없어요.